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 구단주인 러시아 석유재벌 아브라모비치. [AFP=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잉글랜드 프로축구 첼시는 2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2021~22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릴(프랑스)를 2-0으로 완파했다. 전반 8분 하킴 지예흐의 코너킥을 카이 하베르츠가 헤딩 선제골로 연결했고, 후반 18분 은골로 캉테의 패스를 받은 크리스티안 풀리시치가 추가골을 뽑아냈다.
유럽 챔피언스리그 릴전에서 쐐기골을 뽑아낸 첼시 풀리시치. [AP=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첼시는 8강 진출에 성큼 다가섰지만, 첼시 일부 팬들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가운데, 첼시 구단주인 러시아 출신 로만 아브라모비치(56) 구단주가 신문 정치 헤드라인에 올랐기 때문이다.
영국은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 은행 5곳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측근인 재벌 3명을 제재하기로 했다. 영국 내 자산동결, 거래 금지, 입국 금지 등의 제재다.
미국 스포르팅 뉴스는 23일 “축구계와 그 너머 세계에서 ‘억만장자’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도 제재를 받을지 여부에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인 것으로 알려진 아브라모비치 구단주 제재 여부, 더 나아가 첼시 구단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앞서 보리슨 존슨 영국 총리가 “아브라모비치가 제재를 받았다”고 잘못 말했다가 정정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 구단주인 러시아 석유재벌 아브라모비치. [로이터=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소련 출신 아브라모비치는 러시아와 이스라엘, 포르투갈 국적을 갖고 있다. 석유재벌인 그의 재산은 100억 파운드(16조2000억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아브라모비치는 2003년 첼시를 인수해 3조원 이상을 투자했다. 덕분에 첼시는 프리미어리그 5회, 유럽 챔피언스리그 2회 우승을 차지하며 강팀으로 거듭났다. 아브라모비치에게 반감을 갖고 있는 첼시 팬들도 있지만, ‘첼버지(첼시+아버지)’라 부르며 지지하는 팬들도 있다.
‘디스 이즈 머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긴장이 잠재적으로 아브라모비치에 막대한 재정적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아브라히모비치가 지분을 갖고 있는 런던에 상장된 철강회사 에브라즈의 가치는 최근 5억 파운드(8100억원) 하락했다. (하루 아침에 1조원이 급락했지만 우크라이나 사태가 아닌 사업 분할 때문이라는 현지 보도도 있다.)
유럽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 릴을 완파한 첼시 선수단. [EPA=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앞서 아브라모비치는 2018년 영국 제재를 받은 적이 있다. 영국 비자 갱신이 지연돼 첼시 홈구장 재개발을 보류했고 그해 첼시의 FA(축구협회)컵 우승도 못 봤다. 당시 영국 솔즈베리에서 발생한 러시아 출신 이중간첩 세르게이 스크리팔 부녀 독살 시도를 둘러싸고 영국과 러시아 관계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아브라모비치는 작년에야 영국으로 돌아왔다.
스포르팅 뉴스는 “만약 아브라모비치가 제재를 받으면 첼시에 투자할 수 있는 금액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도 “첼시는 최근 몇 년간 아브라모비치의 투자에서 벗어나 자생력을 갖춘 클럽이 됐다”고도 전했다.
첼시는 지난 여름 공격수 로멜로 루카쿠 영입을 위해 1500억원을 썼고, 작년에 하베르츠, 티모 베르너, 벤 칠웰, 에두아르도 멘디 영입을 위해 약 3000억원을 지불했다. 한편으로는 첼시는 스포츠업체 나이키로부터 시즌당 1억3000만 달러를 받고, 선수 이적료 수입도 챙기고 있다. 2000년대 중반처럼 러시아 자본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지는 않다.
첼시 팬들이 당장 걱정해야 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만약 제재를 받더라도 첼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불투명하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크레스톱스키 스타디움(가즈프롬 아레나). [AFP=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한편 러시아의 침공으로 유럽축구계도 혼돈에 빠졌다. 올해 5월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크레스톱스키 스타디움(가즈프롬 아레나)에서 열릴 예정인데, 러시아 침공으로 인해 장소가 바뀔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러시아 국영기업 가즈프롬 후원을 받고 있는 UEFA는 장소 변경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영국의 존슨 총리 등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대체 후보지로 영국의 웸블리 스타디움이 고려되고 있다. 이밖에 유럽 챔피언스리그를 위해 스페인으로 향한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스폰서인 러시아 아에로플로트 대신 영국 항공기를 이용했다.
맨시티 전천후 선수 진첸코가 조국을 지지하며 SNS에 올린 사진. [사진 진첸코 인스타그램]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시티의 전천후 선수인 올렉산드르 진첸코는 조국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고 나섰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우크라이나 지도와 함께 “내 조국은 우크라이나인의 것이다. 세계가 우크라이나를 걱정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다. 국경이 유지되어야 한다”고 적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