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낮은 합계출산율.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출생·사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26만500명으로, 전년도(27만2300명)보다 4.3% 감소했다. 20년 전인 2001년(55만9934명)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10년 전보다는 21만명이 넘게 줄었다. 출생아 수는 2017년 처음으로 30만명대로 떨어졌는데 2020년 30만명 선이 무너진 데 이어 지난해 또 감소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81명으로 전년도(0.84명)보다 0.03명 감소했다. 합계출산율 감소는 2016년부터 6년째 이어지고 있다. 합계출산율은 가임여성 1명이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출생아 수다. 2018년 처음 0.9명대로 감소했는데 이제 0.7명대가 바로 앞에 닥쳤다.
평균 출산연령은 올라갔다. 결혼 연령이 늦어지고, 결혼 이후 자녀를 갖기까지 걸리는 기간까지 늘어난 탓이다. 지난해 자녀를 낳은 어머니의 평균 연령은 33.4세로, 전년도보다 0.2세 올랐다. 나잇대별로 보면 40세 이상 출산만 전년보다 소폭 상승했다.
통계적으로는 35세 이상을 고령 산모로 치는데, 고령 산모 비중이 35%로 역대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10년 전만 해도 이 비중은 18%였다. 그러다 보니 둘째아 이상의 감소 추세는 더 빨랐다. 둘째 출생아 수는 1년 전보다 4.5% 줄었고, 셋째아 이상은 5.9% 감소했다. 하나도 잘 안 낳고, 낳더라도 하나까지만 낳았다는 의미다.
최저 출산율에 커지는 ‘데드 크로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
UN 인구통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198개국 중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가장 낮았다. 합계출산율이 1명도 안 되는 나라는 한국 외엔 없었다. 선진국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말할 것도 없다. 최근 통계인 2019년으로 보면 OECD 평균 합계출산율이 1.61명이다. 한국 다음으로 출산율이 낮은 스페인도 합계출산율이 1.2명이 넘는다. 첫째 출산 연령도 한국이 가장 높다.
노형준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수년간 혼인 건수가 감소한 것이 누적되면서 출생아 수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혼인 감소는 지난해에도 계속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젠 인구 감소를 걱정해야 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지난해 사망자 수(31만7800명)는 출생아 수보다 5만7300명 더 많았다. 2020년 처음으로 사망자가 출생아보다 많아지는 인구 자연감소가 나타난 이후 2년째다. 감소 폭은 전년도보다 더 커졌다.
출생아 수는 역대 최저인데 코로나19와 고령화 영향으로 사망자 수는 역대 최대여서다. 심지어는 서울도 인구 감소세로 돌아섰다. 서울의 사망자 수가 출생아보다 3400명 많았는데, 1981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처음이다.
전망은 암울하다. 대부분의 아이가 결혼한 부부 사이에서 태어나는 만큼 출생아 수의 선행지표로 볼 수 있는 혼인 건수도 역대 최저다. 지난해 18만2509쌍이 결혼해 처음으로 20만쌍 아래로 떨어졌다. 전년도보다 9.8% 줄어든 것으로, 출생아 감소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통계청은 지난해 12월 ‘2020~2070년 장래인구추계’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혼인 감소 추세가 2025년까지 계속되면 합계출산율이 0.52명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했다. 코로나19 영향 특별추계인데,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는 저위 추계(2025년 0.61명)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세종=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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