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더러운 전쟁을 일으킬 구실을 만들고 있다는 느낌"
20일 (현지시간) 러시아의 참공 우려 고조 속 키예프의 강가에서 민병대들이 주민들에게 무기 조작 등 훈련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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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병진 기자 = 러시아의 침공이 임박하면서 그동안 비교적 일상적인 생활을 유지한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도 패닉이 찾아오기 시작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뉴욕포스트는 '사랑과 함께 오데사로부터'(From Odessa with Love)의 저자이자 미국 뉴욕 출신으로 키예프에 머물고 있는 블라디슬라브 다비드존의 기고문을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기고문에서 다비드존은 러시아의 전면적인 전쟁 준비에도 불구하고 많은 우크라이나인들이 "아무 일도 없을 것" "지난 8년 동안 질질 끈 전쟁이랑 같이 사는 법을 배웠다"며 위험을 경시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난 며칠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을 독립 국가로 승인하고 병력 투입을 지시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을 우려해 국가 전역에 비상사태 선포를 결정했다.
다비드존은 "오늘 밤 키예프에서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아주 더러운 전쟁을 일으킬 구실을 만들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며 "그동안 실감이 나지 않던 우크라이나 도시들을 대규모로 겨냥할 가능성에 대한 경고가 갑자기 불길하게 다가왔다"고 적었다.
다비드존은 오후가 되면서 키예프가 특히 불길한 예감에 휩싸였다고 전했다.
다비드존에 따르면 키예프에 있는 고급 술집과 식당들은 지난 몇 주 동안 손님이 아주 조금밖에 줄지 않았다.
일부 우크라이나인들은 마치 이것이 애국적 의무인 것처럼 계속 외출을 했다. 이제 그들은 모두 초조하게 주위를 둘러보면서 이곳을 떠나야 하는지 궁금해하고 있다고 다비드존은 전했다.
다비드존은 이날 일 때문에 키예프로 돌아온 미국인 은행원과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자리에 앉자마자 키예프를 떠나라고 재촉하는 전화를 받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한 유명 방송사의 기자도 다비드존에게 "오늘 밤은 조심하라"는 문자메시지를 남겼다.
다비드존은 그간 위험을 경시했던 우크라이나인들의 태도는 아마 자기방어 기제였을 것이라면서 지난 몇 주 간 미국 정보기관의 경고가 마침내 우크라이나인들에게 경종을 울리기 시작했는지는 아직 말하기 어렵다며 기고문을 마쳤다.
pb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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