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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정재원, 전국겨울체전 4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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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베이징올림픽 남자 매스스타트 은메달리스트 정재원이 지난달 28일 끝난 전국겨울체전 4관왕에 올라 대회 MVP로 뽑혔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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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회 전국겨울체육대회(이하 겨울체전) 4관왕에 오른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간판 정재원(21·의정부시청)이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베이징 겨울올림픽 매스스타트 은메달에 이어 또 한 번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여 국내 겨울스포츠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정재원은 지난달 28일 기자단 투표에서 총 유효투표수 53표 중 32표(득표율 60.4%)를 받아 MVP로 선정됐다. 나란히 3관왕에 오른 스피드스케이팅대표팀 동료 김보름(12표·22.6%)과 김민석(4표·7.5%)을 여유 있게 제쳤다. 정재원은 베이징올림픽 폐회 직후 곧바로 열린 겨울체전에서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일반부에 참가해 5000m와 1만m, 매스스타트, 팀 추월 등 4개 종목을 석권했다.

당초 정재원의 베이징올림픽 전망은 밝지 못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훈련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이다. 국내 스케이트장이 문을 닫거나 운영 시간을 단축한 탓에 훈련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다. 해외 이동도 자유롭지 않아 외국에서 훈련하기도 어려웠다. 정재원은 “스케이트는 많이 탈수록 선수에게 유리한데 올림픽을 앞두고 하루 40분 이상 훈련한 날이 드물었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사실상 훈련을 쉬어야 했다”고 털어놓았다.

어려운 여건을 딛고 베이징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던 건 집중력과 팀워크의 힘이었다. 매스스타트 결승에 함께 출전한 베테랑 이승훈(34·IHQ)과 때론 협력하고 때론 경쟁하면서 나란히 은메달과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금메달리스트 조이 만티아(미국)와 기록 차는 불과 0.02초. 정재원은 “개인전인 매스스타트 종목에서 메달을 따내 더욱 의미 있고 기쁘다”고 말했다.

평창올림픽(팀 추월)과 베이징올림픽(매스스타트)에서 두 대회 연속 은메달을 거머쥔 정재원에게 국내 무대는 좁았다. 평창에서 ‘뽀시래기’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대표팀 막내 고교생은 4년 만에 명실상부한 ‘에이스’로 거듭났다. 수준급 경기력에 경험과 자신감을 추가한 그는 겨울체전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종목을 휩쓸었다. 정재원은 “4년 뒤엔 더 나은 선수가 될 자신이 있다. 색깔에 상관없이 더 많은 메달을 따고 싶다”며 2026년 겨울올림픽이 열리는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이탈리아)에서의 활약을 예고했다.

한편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정재원을 비롯한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의 국제대회 출전 기회가 가로막혔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지난달 28일 “3월 3일부터 6일까지 노르웨이 하마르에서 열리는 스피드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에 대표팀을 파견할 예정이었지만, 항공편이 결항해 대회에 참가할 수 없게 됐다. 주최 측에 불참을 최종 통보했다”고 밝혔다.

대표팀이 이용할 예정이던 KLM 항공(네덜란드)을 비롯해 유럽 여러 항공사는 러시아 경제 제재에 동참하기 위해 지난달 27일부터 러시아 영공을 지나는 항공편을 긴급 결항 조치한 바 있다. 빙상연맹은 3월 12~13일 네덜란드 헤이렌베인에서 열리는 ISU 월드컵 파이널에 선수단을 파견할 예정이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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