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이 쿠팡이츠를 따라 수수료를 인상하며 자영업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배민 홈페이지 캡처) |
쿠팡이츠에 이어 배달의민족도 단건 배달 수수료 인상에 나서며 자영업자와 소비자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오미크론 여파로 배달 수요가 급증했을 때 일제히 요금을 인상, 독과점의 횡포라는 비판이 잇따른다.
쿠팡이츠는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던 지난 2월 초 배달 수수료를 인상했다. 주문 건당 주문 중개 수수료 1000원, 배달비 5000원(점주와 소비자 분담)으로 고정됐던 기존 요금제에서, 주문 중개 수수료와 배달비를 점주가 선택할 수 있도록 4가지 요금제로 바꾸면서다.
문제는 어떤 요금제를 선택해도 기존 요금제보다 1000원 안팎의 점주 부담이 높아진다는 것. 실제 한 점주는 1월에 배달앱에 내는 수수료와 배달비가 건당 평균 5374원이었다. 요금제가 바뀐 2월에는 6487원으로 1000원 이상 올랐다. 소비자가 부담하는 배달팁을 높이면 상단 노출이 안 돼 주문이 감소하니 그것도 쉽지 않다고 전했다.
쿠팡이츠는 주문금액에 따라 맞춤형 요금제를 선택하면 점주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문금액 2만원 이하에서는 4가지 요금제 모두 별다른 비용 차이가 없다는 분석이다. 또한,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배달앱 이용이 가장 많은 20~30대의 평균 주문금액은 건당 2만원대 초반이다. 즉, 소비자들의 일반적인 배달앱 이용 행태를 감안하면, 어떤 요금제를 선택해도 배달비 인상을 피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더욱 문제는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도 오는 3월 21일부터 배민1 수수료를 인상한다는 것. 게다가 요금제가 쿠팡이츠와 ‘판박이’라고 할 만큼 대동소이하다. 기본형 요금제만 중개 이용료가 6.8%로 쿠팡이츠(7.5%)보다 0.7%포인트 낮을 뿐이다. 그러나 이는 1만원 주문 시 70원 차이에 불과해 의미 있는 차이로 보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배달앱 주문 건수는 성수기 기준 월 3억건 안팎에 달한다. 이 중 단건 배달 비중은 약 30%로 추산된다. 건당 1000원씩 배달비가 인상되면 배달앱 수익이 월 1000억원가량 늘어나는 셈이다. 배달 수요가 지속 늘어나는 추세를 감안하면 연간 1조원 이상 수익이 늘어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배달 영업에 대한 자영업자의 수익성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6년째 배달 전문 식당을 운영해온 한 점주는 “인건비, 임대료에 배달비까지 오르니 자영업으로 생존할 수 있는 구조가 완전히 무너지고 있다. 나도 곧 배달 전문 식당을 접을 생각이다”라고 토로했다.
[노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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