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와 함께 구글 인앱 결제 수수료를 핑계로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들이 가격 꼼수 인상을 시도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구글과 스포티파이는 23일(현지시간) 구글플레이 앱 장터에서 스포티파이 결제 시스템을 허용하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공개했다. 양사 합의가 이뤄지면 스포티파이 고객은 구글플레이를 통해 결제할 때 구글 또는 스포티파이가 제공하는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구글은 이를 시작으로 외부 결제에 대한 문호를 서서히 연다고 밝혔다. 이미 구글은 작년 11월 한국 시장을 상대로 구글플레이 결제 시스템과 함께 개발사가 제공하는 결제 시스템을 추가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는 독점 사업자인 구글과 애플(iOS 앱 장터)을 상대로 제3자 결제 문호를 열도록 의무화한 한국 정부의 새 규제(전기통신사업법 개정)가 입법화하자 내놓은 개선책이다. 하지만 구글이 앱 장터 내에서 제3자 결제를 허용하더라도 해당 개발사를 상대로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어 외부 결제 허용에 따른 소비자 후생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구글이 다음달 1일부터 구글플레이에서 앱을 유통하는 게임·웹툰·OTT 등 판매 업체들에 '구글플레이 인앱 결제' 시스템을 탑재하도록 하자, 해당 업체들의 가격 인상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
구글이 앱 장터 내 해당 업체들 결제 시스템을 허용하는 대신 일정 비율의 수수료(구독서비스는 15%)를 부과하는 탓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당장 티빙이나 웨이브 같은 국내 OTT 업체가 구글에 부담해야 하는 15% 수수료율만큼 다음달부터 구독 요금을 15%씩 인상하겠다는 움직임이다.
그런데 OTT 업체들의 이 같은 가격 인상 논리도 다양한 결제 방식을 고려할 때 꼼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예컨대 안드로이드 앱 장터가 아닌 웨이브, 티빙 웹사이트에서 결제하면 해당 OTT 업체는 구글에 15%의 앱 결제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다양한 결제 방식이 있음에도 OTT 업체들이 다음달부터 마치 입을 맞춘 듯이 동일한 15%로 가격을 올린다면 구글 수수료를 핑계로 '호갱'을 만드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실리콘밸리 = 이상덕 기자 / 서울 =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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