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1 (일)

이슈 스포츠계 사건·사고 소식

‘학폭→도피 이적→봄배구 진출’ 미소 되찾은 이다영 “저 너무 행복해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OSEN

PAOK 이다영 / PAOK 공식 SNS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OSEN=이후광 기자] “저 너무 행복해요.”

과거 학교폭력 논란으로 도피 이적을 택한 이다영(26·PAOK 테살로니키)이 그리스에서 잃어버린 미소를 완벽히 되찾았다.

이다영은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그리스 테살로니키 PAOK 스포츠아레나에서 열린 2021-2022 그리스 여자프로배구 A1리그 AEK 아테네와의 8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 세터로 나서 팀의 4강 진출을 견인했다. 세트 스코어 3-1 승리로 1차전 1-3 패배를 만회한 뒤 골든 세트에 돌입해 듀스 끝 20-18 역전극을 완성시켰다.

이다영은 과거 현대건설에서 호흡을 맞췄던 밀라그로스 콜라(V리그 등록명 마야)와 찰떡호흡을 자랑했다. 여기에 허를 찌르는 패스 페인팅과 큰 키를 이용한 블로킹 등으로 직접 득점에도 가담했다. 15점에 먼저 도달하면 끝나는 골든 세트에서는 속공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4강행 티켓 획득을 이끌었다.

PAOK 구단 공식 유튜브인 ‘PAOK TV’는 2차전 승리 후 이다영과 진행한 짧은 인터뷰 영상을 공개했다. 이다영은 장내 아나운서의 인터뷰 요청에 일단 “NO, NO”라고 말하며 손을 저었다. 아직 외국어가 익숙하지 않은지 수줍은 미소를 보이며 이를 사양했다. 그러자 미들 블로커인 안나 칼란타체가 “네가 한국어로 말하면 내가 통역을 하겠다”고 이다영을 설득했고, 아나운서도 곧바로 “한국어로 한마디만 해 달라”고 부탁했다.

동료와 진행자의 설득에 결국 마이크를 잡은 이다영. 그는 한국어로 “저 너무 행복해요”라며 깔깔 웃은 뒤 팬들을 향해 “사랑해요. I Love You”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PAOK 구단은 이 부분만 편집해 “이다영이 PAOK 팬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라는 제목과 함께 SNS 영상을 게재했는데 18일 저녁 기준 8000뷰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그리스 팬들은 한글로 “우리도 널 사랑해”, “love you too” 등의 댓글을 통해 이다영의 인사에 화답했다.

V리그 여자부의 간판 세터였던 이다영은 쌍둥이 언니 이재영과 함께 작년 2월 학교폭력 가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로 인해 전 소속팀 흥국생명의 무기한 출전정지와 대한민국배구협회의 국가대표 영구 박탈 징계를 나란히 받았고, 국내에서 뛸 길이 막히자 FIVB(국제배구연맹)를 통해 국제이적동의서를 발급받은 뒤 6월 그리스 PAOK 도피 이적을 택했다.

이다영은 국내의 차가운 시선을 뒤로 하고 빠르게 PAOK의 간판스타로 자리매김했다. V리그와 국제대회에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PAOK에서도 주전 세터로 도약해 데뷔 첫해 정규리그 3위(20승 6패)에 공헌했고, 봄 배구에서도 특유의 역동적인 토스가 통하고 있다.

이다영은 지난해 10월 그리스 출국 때만 하더라도 어두운 표정과 함께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인천국제공항에 동행한 어머니 김경희 씨는 “고개 숙이지 마, 정신 차려”라고 외치며 딸의 기를 살리려 했다.

결국 각종 논란을 뒤로 하고 그리스에서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치르며 V리그 시절 팬들을 매료시켰던 특유의 미소를 되찾았다. 이다영에게 그야말로 '신의 한 수'가 된 그리스 이적이다.

/backlight@osen.co.kr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