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월 2주에 걸쳐 구덩이 300개 만들어져…민간인 시신 매장 추정
"주민들이 직접 시신 담긴 비닐 백 수거·이송"
이달 3일 마리우폴 인근 마을 만후시의 집단매장지 촬영본 |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러시아군의 포위공격을 당한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외곽에서 대규모 집단 매장지가 포착됐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미국 위성업체 맥사 테크놀로지가 공개한 위성사진에서는 마리우폴 서쪽으로 약 14㎞ 떨어진 마을 만후시의 공동묘지 근처에서 300여개의 구덩이가 확인됐다.
NYT는 이 구덩이들이 러시아군이 마을을 점령하던 지난달과 이달 사이 2주에 걸쳐 만들어졌다고 분석했다.
일부는 지난달 23일과 26일 촬영된 사진에 포착됐고, 그로부터 약 보름 뒤인 이달 6일자 촬영본에서는 구덩이 200개가 늘었다. 각 구덩이는 가로 180㎝·세로 3m 크기로 파악됐다.
표트르 안드류셴코 마리우폴 시장 보좌관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이같은 사진을 공개하고 "이 대형 무덤은 숨진 마리우폴 민간인들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군이 주민들에게 검은 비닐 백을 거리에서 수거해 만후시의 구덩이까지 옮기도록 했다"며 "일부 주민들이 그 안에 시신이 담긴 것을 봤다"고 전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은 전사한 동료의 시신을 수습하기에 그 백에는 숨진 민간인이 담겨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안드류셴코 보좌관은 "사진을 보면 이 구역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며 "이 무덤들은 만후시처럼 작은 마을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장지는 시신 약 3천구를 묻을 수 있는 규모라고 추정했다.
마리우폴 시신 수거 현장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계 없음) |
마리우폴 시의회도 같은 날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군이 만후시 매장지에 적게는 3천명, 많게는 9천명을 묻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리우폴은 크림반도와 돈바스 지역을 잇는 요충지로 개전 이후 러시아군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았다.
러시아군의 맹공으로 지금까지 마리우폴 주민 수만명이 숨진 것으로 우크라이나 정부는 보고 있다.
이곳을 방어하는 아조우 연대와 우크라이나 해병대는 50일 넘게 결사 항전을 펼쳐왔으나 아조우스탈 제철소에 고립돼 한계에 달한 상황이다.
이날 러시아 국방부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아조우스탈에 약 2천 명의 우크라이나군이 남아있지만 사실상 마리우폴을 점령했다고 보고했고, 푸틴 대통령은 아조우스탈을 공격하는 대신 봉쇄하도록 했다.
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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