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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아시안게임 예정대로 열리나? 커지는 혼란과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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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4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소개된 차기 개최지 항저우의 문화 행사. 대회가 정상적으로 열릴지 여부에 대해 안팎의 우려가 커지는 모양새다. 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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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월 중국 항저우에서 개막하는 아시안게임 정상 개최 여부가 아시아권 국가들의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미리 정한 일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실무 준비 과정은 사실상 멈춤 상태라 안팎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시안게임이 취소 또는 연기될 수 있다’는 전망이 최근 들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지난 23일 AFP통신이 후세인 알 무살람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사무총장의 말을 인용해 “공식적인 결정은 아니지만, 항저우 아시안게임 일정을 연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게 시발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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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권을 확보한 한국 여자양궁 간판 안산. [사진 대한양궁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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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일정의 핵심 변수는 중국 내 코로나19 상황이다. 집단 면역과 맞물려 ‘위드 코로나’ 시대를 준비 중인 한국 등 주변 국가들과 달리 중국은 여전히 봉쇄 위주의 ‘제로 코로나’를 고수 중이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오는 9월10일 개막해 25일까지 진행하는데, 항저우와 200㎞ 떨어진 상하이를 비롯해 베이징, 선전 등 중국 내 대도시에 코로나19가 확산돼 봉쇄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은 상반기 중 자국에서 치를 예정이던 각 종목별 주요 국제대회를 줄줄이 취소하며 코로나19 추가 확산 가능성을 차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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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남자 높이뛰기 금메달 후보로 주목 받는 우상혁.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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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이 방역에 행정력을 집중하다보니 아시안게임 준비 작업은 뒷전으로 밀린 모양새다. 조직위원회는 “각 종목별 경기장을 포함해 대회를 치를 56개 관련 시설이 모두 준비됐다. 베이징올림픽 노하우를 활용해 또 한 번 성공적인 대회로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아직까지도 참가국에 대회 관련 구체적인 지침을 주지 않고 있다. 심지어 백신 접종 필요성 여부, 코로나19 검사 시기 및 횟수 등 방역 관련 규범조차 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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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2500만명에 달하는 상하이 시민에 대해 PCR 전수 조사를 진행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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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를 비롯해 대회 준비에 나서야 할 OCA 산하 45개 국가올림픽위원회(NOC)는 손을 놓고 대기 중이다. 항저우 조직위가 방역 규정, 동선, 출입국 일정 등 대회 참가 관련 핵심 내용을 정리한 플레이북(play-book)을 제공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집단 면역 기반 시스템으로 전환한 타국 선수들을 대거 받아들일 경우 자국 내 방역 상황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해 중국 당국의 심사숙고가 길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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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도쿄올림픽에 앞서 참가국에 미리 제공된 플레이북.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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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회 관계자는 “지난해 도쿄여름올림픽과 올해 초 베이징겨울올림픽의 경우 미리 제공 받은 플레이북을 기반으로 각 종목별 항공권, 숙박, 교통 등 세부적인 일정을 수립했다”면서 “아시안게임은 대회 진행 원칙 자체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 참가국 입장에서 미리 움직일 수가 없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의 방역 규정대로라면 항저우 현지 적응을 위해 사전에 입국하는 각 종목별 선수 및 관계자는 도착 직후 3주간 격리를 진행해야한다.

OCA도 아시안게임 정상 개최 여부를 검증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일 모양새다. 다음달 6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리는 집행위원회에서 아시안게임을 의제로 삼아 준비 과정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OCA측은 월드컵·겨울올림픽 등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와 겹치지 않도록 아시안게임 개최주기를 조정하는 게 낫다는 입장이라 대회 연기에 무게를 싣고 중국 측을 설득 또는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체육회 관계자는 “일단 대회 개최 여부와 관련해 명확히 드러난 상황 변화가 없는 만큼 ‘정상 개최’를 우선순위에 두고 준비하고 있지만, 중요한 결정 사항들 앞에 발이 묶여 있어 여러모로 난감하다”면서 “무엇보다도 이 대회를 목표로 꾸준히 훈련한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동요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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