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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슈 초중고 개학·등교 이모저모

'9시 등교제’ 놓고 경기도교육감 보수·진보 후보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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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청 남부청사. 사진 경기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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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청은 2014년 9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9시 등교제’를 도입했다. 촉박한 등교 시간으로 우왕좌왕하는 학생들에게 “푹 자고, 아침밥 먹고 등교하라”는 취지였다. 9시 등교제는 이듬해 경기도 내 초·중·고교 97%가 도입했다. 서울과 인천, 강원, 충남 등 다른 지역에서도 잇달아 도입하는 등 전국으로 퍼졌다.

이런 9시 등교제가 경기도에서 다시 논쟁이 되고 있다. 경기도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보수 진영 후보가 ‘획일적인 9시 등교제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면서다. 진보 진영은 “학교 현장을 이해하지 못한 공약”이라며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보수 임태희 “9시 등교제 대신 학교 자율성에 맡겨야”



중도·보수 계열인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후보는 최근 “획일적인 9시 등교제를 폐지하고 학교 자율에 맡기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일방적인 9시 등교제 시행은 일선 학교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불통 행정의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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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보수 계열인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후보.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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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등 다른 지자체는 9시 등교제를 도입하면서 학교 상황에 맞게 시행하도록 했지만, 경기도교육청은 ‘지침’으로 묶어 일괄 시행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도내 모든 초등학교(1334개교)가 9시 등교제를 도입했고 중학교는 99.7%(647개교 중 645개교), 고등학교는 94.2%(485개 중 457개교)가 시행 중이다.



맞벌이 가정 등에서 불만 제기



임 후보는 “9시 등교제가 지역 현황이나 가족 현실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경기도 여러 지역에서 교육 관련 의견을 청취한 결과 학부모들의 반발이 컸다고 한다. 맞벌이 가정에선 “부모가 출근하면 아이 혼자 9시까지 집에 있어야 한다” “아이의 원활한 등교를 위해 등원·등교 도우미를 구했다”는 등의 불만이 쏟아졌다고 한다.

경기도 외곽지역에선 교통 등 환경을 언급하며 하소연했다. 한 학부모는 “집에서 학교로 가는 버스가 2시간에 한 대라 아이가 어쩔 수 없이 일찍 등교해야 한다”며 “등교 시간 조절이 어려우면 일찍 등교한 아이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라도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임 후보 측 관계자는 “도내 초중고 재학생 가정 중 절반 정도가 맞벌이 가정”이라며 “획일적인 9시 등교제보다는 학교가 지역 상황 등에 맞게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보 성기선 “제도 취지, 학교 현실 모르는 공약”



전날 진보 진영 단일 후보로 선출된 성기선 후보는 즉각 반대 의견을 냈다. “제도의 취지와 학교 현실을 모르는 단견적 공약”이라고 비난했다. 보수 진영 교육감 후보와 진보 진영 교육감 후보의 첫 정책 마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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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단일 후보인 성기선 경기도교육감 후보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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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후보 측은 “9시 등교제는 이른 1교시 시작과 조기 등교로 인한 학생 건강 문제와 인권 보호를 위해 도입한 정책으로 학생들이 직접 제안했다”며 “대다수의 학교가 1교시 시작을 9시 이후로 조정한 것은 이 제도가 학교 현장에 필요한 정책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임 후보의 9시 등교제 폐지는 제도의 취지와 근본적 사실관계도 파악하지 못한 헛공약”이라며 “모르면 학교 현장에 물어보라”고 덧붙였다.

최모란 기자 choi.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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