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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한동훈 견제? 잘못 지적? "공무원 검증은 법무부 아닌 인사혁신처 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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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정부 마지막 공직기강비서관 이병군 변호사
"공무원 인사검증은 인사혁신처장 권한...
법무부가 맡으려면 법률 개정 있어야"
"전 정부 인사검증 한계 있지만 성비위 수준은 아냐"
한국일보

장제원(왼쪽)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이 1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에서 '2실·5수석' 체제로 개편된 대통령실 인선 발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내정자. 인수위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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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가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을 없애고 고위공직자 인사검증 기능을 법무부에 맡긴 것을 두고 문재인 정부 마지막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낸 이병군 변호사"지금 법무부나 (대통령 비서실 외에) 다른 기관에서 인사검증을 하고 있자면 위법"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임명한 이시원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에 대해서는 "비서관이 아니라 행정관으로도 임명되기 어려운 사례"라고 비판했다.

이 전 비서관은 1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공무원법상 공직후보자 인사검증은 인사혁신처장의 권한"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다만 대통령이 임명하는 고위공직자는 "인사혁신처장이 '법령으로'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위탁"했는데, "법령 개정 없이 법무부에서 그냥 하겠다는 건 위법에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 전 비서관은 "법무부에서 후보자 동의를 받더라고 구체적인 근거 규정 없이 주민번호를 받아 납세 정보나 전과 정보 전체를 다 수집하면 이것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의 소지도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6일 박범계 전 장관이 법무부를 떠나며 "법무부가 나머지 정부 부처의 국무위원을 검증하는 건 헌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한 발언도 다시 강조했다. 그는 "헌법적으로 국무위원 행정 각부는 동등한 지위인데 법무부가 상위기관의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며 "전 부처의 주요 직위를 어느 부처에서 한해서 담당하는 건 적절치 않은, 헌법 정신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게 된다"고 말했다.

"성비위·간첩조작 당사자... 행정관 임명도 어려워"

한국일보

이시원(왼쪽) 대통령비서실 공직기강비서관, 윤재순 총무비서관.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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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가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을 임명한 건 적절한 인사였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 전 비서관은 "직전 정부 비서관이 새 정부 비서관이 적절한지의 부분까지 직접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된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공안사건 조작으로 중징계를 받았다거나 성 비위로 경고를 받았다거나 등의 사안은 저희 검증 기준으로 비서관이 아니라 행정관으로도 임명되기 어려운 사례라고 판단된다"고 비판했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에 연루된 이 비서관은 물론, 검찰 재직 시절 성 비위로 징계성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윤재순 총무비서관을 함께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비서관은 "경고가 정식 징계는 아니지만, 가벼운 것도 아니고 주의보다는 높은 단계인 것"이라며 "주의·경고의 내용도 봐야 되는 건데 성비위로 주의 경고를 받았다면 제 기준으로 임명되기 어려운 사례라고 본다"고 말했다.

새 정부 인사검증 부실 문제가 도마에 오르는 만큼 검증 시스템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이 전 비서관은 "같은 기관 출신이 인사 추천하고 인사검증을 모두 담당하다 보니까 추천권자의 의지가 검증팀에 전달되지 않을 수 없는 구조"라며 "기본적으로 인사 추천하고 인사 검증이 엄격히 분리되지 않아서 발생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인사 부실 검증이 논란이 됐다'는 지적에는 "부실 검증 비판은 항상 있었지만 적어도 지금처럼 성비위·공안사건 간첩조작 이런 수준의 논란이었던 적은 없다"고 맞받았다.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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