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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애플·아마존 모두 팔자"…월가 큰손들, 잇단 손절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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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글로벌, 범블·에어비앤비·디디 등 주식 매도

써드포인트, 알파벳 지분 정리…아마존도 90% 팔아

마이클 버리, 애플 주가하락 베팅…20만6000주 풋옵션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미국 IT(정보기술) 업체들의 주가가 연일 추락하는 가운데 큰 손들이 앞다퉈 비중을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인플레이션에 따른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공격적으로 이뤄지는 가운데 향후 기술주에 대한 전망을 더 어둡게 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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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뉴욕 헤지펀드 타이거 글로벌이 보유한 주식 포지션 규모는 지난해 말 460억달러에서 올 1분기 말 260억달러로 대폭 줄어든 것으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주식보유현황자료에서 확인됐다. 타이거 글로벌은 세계적인 투자자 체이스 콜먼이 2001년 설립한 헤지펀드로, 그동안 기술주에 대대적으로 투자해왔다.

타이거 글로벌의 주식 포지션 규모 축소는 주가 하락 외에도 보유 주식 매도가 영향을 크게 미쳤다. 자료에서 타이거 글로벌은 데이팅앱 범블과 숙소 공유 앱 에어비앤비, 중국판 우버인 디디 등 소비자 친화적인 IT기업 주식을 매도했으며 주식거래 앱 로빈후드 지분도 80% 이상 팔아치웠다. 미국의 홈 트레이닝 플랫폼업체 펠로톤 익스포저도 대폭 줄였다.

타이거 글로벌은 이번 달 투자자들에게 자사 주식펀드가 큰 손실을 입었으며, 이전 고점에서 한참 낮은 수준에 머물러있다고 밝혔다. 타이거 글로벌의 메인 헤지펀드 수익률은 올들어 4월 말까지 마이너스(-)43.7%를 기록했다. ‘매수(long)’ 주식 포지션으로만 구성된 다른 펀드의 수익률은 4월 말 기준 -51.7%에 이른다.

타이거 글로벌은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실적이 “매우 실망스럽다”며 “거시경제적 배경을 고려할 때 시장이 협조적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기간 고공행진을 이어왔던 기술주는 최근 급속한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 등으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 영향으로 대장주인 애플의 시가총액은 2조3710억달러로 줄어들면서 사우디 아람코(2조4240억달러)에 1위 자리를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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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만장자 투자자 다니엘 로브. 사진 써드포인트 홈페이지


억만장자 투자자 다니엘 로브가 이끄는 이끄는 써드포인트 역시 1분기에 대규모 기술 투자 중 일부를 축소했다. 써드포인트는 이 기간 구글 모기업 알파벳 지분 전체를 매도했으며 아마존 지분도 90% 이상 팔았다. 핀테크 기업 업스타트 지분도 6억달러 이상 매도했다.

이번 달 투자자 서한에서 로브는 현재 금리 환경의 밸류에이션과 지정학적 불확실성, 주요 글로벌 경제국들의 약점 부상 등에 대한 우려로 올 1분기 훨씬 더 방어적인 자세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영화 ‘빅쇼트’ 주인공으로 알려진 마이클 버리는 최근 애플 주가 하락에 베팅했다. SEC 자료에서 그가 이끄는 자산운용사 사이언애셋은 애플 주식 20만6000주에 대한 풋옵션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풋옵션은 주가가 앞으로 더 내려갈 것으로 예상할 때 유리하다.

한편 JP모건은 이날 중국 IT주에 대한 투자의견을 상향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JP모건은 지난 3월 ‘투자불가’ 의견을 냈던 중국 IT주에 대한 의견을 ‘비중확대’ 또는 ‘중립’으로 상향했다. 알렉스 야오 등 JP모건 리서치팀은 넷이즈와 텐센트, 알리바바, 메이퇀, 아이치이, 딩동, 핀둬둬 등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축소’에서 ‘비중확대’로 상향했다. 넷이즈 주가는 올들어 3월15일까지 30% 이상 급락했으나 이후 손실을 일부 만회해 올해 손실폭을 10%로 줄였다.

의견 상향 배경과 관련해 JP모건은 미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이 상장폐지되는 일을 막기 위한 정부의 조치가 예상보다 빨랐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위)는 ‘증권의 해외 발행 및 상장에 관한 보안 강화 및 기록물 관리 업무에 관한 규정’을 일부 개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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