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꺼져가던 불씨 되살린 롯데 스파크맨 데뷔 첫 QS 비결은 '단순함'[SS 스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서울

롯데 외국인 투수 글렌 스파크맨(왼쪽)이 1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전에서 QS를 달성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제공 | 롯데자이언츠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포츠서울 | 사직=장강훈기자] 롯데 외국인 투수 글렌 스파크맨(30)이 생명 연장의 꿈을 실현했다.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은 “이제 잘 던질 때가 됐다”며 신뢰를 드러냈다.

스파크맨은 1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와 정규시즌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KBO리그 데뷔 첫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시즌 일곱 번째 선발등판 만에 6이닝을 채웠고 안타와 볼넷 4개씩 내줬지만, 병살타 3개를 곁들여 1실점 역투했다. 1회 선두타자 류지혁을 3루수 실책으로 내보냈고, 무사 1, 3루에서 나성범의 병살타로 실점해 스파크맨의 자책점은 0이다. 투구 수 90개로 삼진 2개를 곁들여 인상적인 투구를 했다.

서튼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스파크맨은 팀 내에서 가장 열심히 훈련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경쟁력있는 투구를 할 때도 있었고, 그만한 능력을 갖고 있다”며 “자기만의 투구 감각을 찾아 이를 유지할 수만 있다면 충분히 좋은 투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상 이력 탓에 뒤늦게 출발했으니, 다른 투수보다 KBO리그 적응 기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는 뉘앙스였다.
스포츠서울

롯데 새 외국인투수 글렌 스파크맨이 상동구장 불펜에서 코치진이 지켜보는 앞에서 투구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파크맨은 스프링캠프 막판이던 지난 2월28일 옆구리 통증으로 훈련을 중단했다. 한 번 다쳤던 부위라 세심한 관리가 필요했다. 재활을 거쳐 3월30일에서야 실전 투구(시뮬레이션 게임)를 시작했고, 개막 일주일이 지난 뒤에야 1군 무대에 이름을 올렸다. 리그 데뷔전이던 지난달 10일 사직 두산전에서 4이닝 4안타 무실점으로 인상적인 투구를 할 때까지만 해도 연착륙이 가능해 보였다.

그러나 이후 두 경기에서 9.1이닝 7실점(6자책점)으로 불안감을 노출하더니 4월 29일 LG전부터 세 차례 선발등판에서 6.2이닝 11실점으로 퇴출후보로 거론됐다. 국내 선발진의 안정감이 떨어지는 롯데로서는 외국인 투수까지 흔들리면 시즌 초반 기세를 이어갈 수 없다. 롯데 성민규 단장이 곧 미국으로 떠난다는 얘기가 외부로 나오면서 스파크맨의 퇴출이 확정된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왔다. 참고로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기 위해 단장이 시즌 도중 현지로 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스포츠서울

롯데 외국인 투수 스파크맨이 17일 사직 KIA전에서 위기를 넘긴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사진제공 | 롯데자이언츠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어쨌든 퇴출설이 불거진 상태로 나서는 등판이라 이날 투구가 매우 중요했다. 최고 시속 155㎞짜리 강속구를 앞세워 KIA 타선을 압박했다. 몸쪽 깊숙이 속구를 찔러 넣은 뒤 바깥쪽 슬라이더(최고구속 138㎞)로 배트 중심을 비껴갔다. 포심-슬라이더를 홈플레이트 근처로 던져 넣기만 해도, 좋은 구위 덕에 타자를 손쉽게 요리했다. 동점 상황에 강판해 승패를 기록하지 않았지만, 눈길을 끌기 충분한 투구였다.

서튼 감독은 “스파크맨은 마운드 위에서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려고 한다. 그럴 필요 없다. 완벽한 투구를 하기 위해 애쓰는 것보다 자신의 강점에 집중하는 단순한 볼배합이 훨씬 효과적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서튼 감독의 조언은 마치 스파크맨의 이날 투구를 미리 본 것처럼 정확했다.
zzang@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