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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석유 소비 대국 中 코로나 점진적 해제…정유업계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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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공급 빠듯한데 유가 급등 요인 잇따라
기름값 뛰어도 코로나 엔데믹에 수요 탄탄
정유사 2분기도 호실적 예고…공장 풀가동
한국일보

중국 '경제수도' 상하이 거리에서 16일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코로나19 이동 검사소를 운영하고 있다. 상하이시는 코로나19가 재확산하지 않으면 내달 1일부터 중하순까지 도시 봉쇄를 전면 해제할 예정이다. 상하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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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분기(1~3월) 전례 없는 호실적을 거둔 국내 정유회사들이 2분기에도 무난히 실적 잔치를 이어갈 전망이다. 국제 정세 불안으로 고유가가 계속되는 가운데 석유 소비 대국인 중국이 코로나19 봉쇄 정책을 단계적으로 풀기로 해 글로벌 원유 공급이 더 빠듯해질 거란 이유 때문이다. 경유를 비롯해 최근 사상 최고치를 찍은 석유제품 가격 역시 당분간 초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中 코로나 봉쇄 해제에 다시 뛰는 유가


1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제유가(WTI)는 배럴당 112.40달러로 일주일 전보다 12.6% 뛰었다. 중국 상하이시는 지난 16일 단계적으로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완화해 내달 1일부터 도시 봉쇄를 전면 해제한다는 방침을 밝혔는데, 세계 2위 석유 소비국인 중국 경제가 정상화되면 원유 수요가 급증할 거란 기대감이 유가를 크게 끌어올렸다.
한국일보

지난 14일 코로나19 확산으로 48일째 봉쇄 중인 중국 상하이시 창닝구의 한 상점 창문에 '봉인' 스티커가 부착돼 있다. 상하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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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이후 널뛰는 국제유가를 잡기 위해 미국을 비롯한 서방이 비축유(비상 원유)를 대거 방출하는 등 여러 조치를 내놓아도 고유가 행진은 멈추지 않고 있다. 오히려 미국이 사상 최대 규모로 비축유를 시장에 푼 여파로 비축유 비축량이 1987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자 시장에선 공급 위기 요인이 하나 더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국제에너지기구(IEA)를 비롯한 국제기관들은 중국의 코로나 봉쇄를 근거로 올해 글로벌 석유 수요가 줄어들 걸로 봤는데, 이 역시 중국의 이른 봉쇄 해제 조치로 재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처럼 원유 공급은 제자리인데, 국제유가를 자극하는 요인들만 잇따라 유가가 다시 배럴당 120달러선에 오를 거란 전망도 나온다.

정유사 "물 들어올 때 노 젓자"


국내 정유업계를 비롯해 글로벌 메이저 정유사들은 1분기 러시아 사태에서 비롯된 '에너지 대란' 덕을 톡톡히 보며 사상 최고 실적을 거뒀다. 2분기 역시 무난히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올릴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증권가는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이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0%와 26% 증가한 9,130억 원, 7,198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걸로 추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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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서울의 한 주유소에 유가정보가 게시돼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기준 L당 전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일 대비 2.31원 오른 1,958.73원, 경유 가격은 4.03원 오른 1,970.51원을 기록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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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만 해도 기름값이 최고 수준으로 뛰면 수요가 확 줄었는데, 최근엔 반대다. 정유업계는 정제마진(제품가격-원가)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간주하는데, 이달 셋째 주 정제마진은 배럴당 20달러 수준으로 초강세다.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전환으로 경제 활동이 본격 재개됐지만, 석유를 대체할 에너지원이 없다 보니 비싼 값에도 제품을 사려는 수요가 많아진 이유에서다. 이에 국내 정유사들은 정제설비 가동률을 100%에 육박하는 풀가동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정유업계는 석유업 호황이 연말까지 이어질 걸로 예상한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각국이 탄소중립을 위해 정제시설을 줄이거나 관련 투자를 줄였는데 당장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세계 톱5 안에 드는 정제시설을 3곳이나 보유한 국내 정유업계가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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