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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원전, 세계 1위 러 빈자리 노린다…한·미정상 협력 강화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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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가 첫 한미 정상회담에서 원자력 발전소 수출을 위한 공동 협력방안을 미국과 논의한다. 원전 수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주춤하는 만큼, 한미 양국이 적극적 수주를 위한 공급망 구축에 나설 예정이다.



"원전 수출 주요 의제로 준비"



중앙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이던 지난해 경북 울진군 신한울 3·4호기 건설중단 현장을 방문, 탈원전 정책 전면 재검토와 신한울 3·4호기 건설 즉각 재개 등 원자력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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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오는 21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원전 수출과 관련한 논의가 주요 회담 의제로 다뤄진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에서 밝힌 해외 원전 시장 협력 강화와 관련한 내용이 더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이라며 “세부 내용은 조율 중”이라고 했다.

앞서 한미 양국은 지난해 정상회담에서 ▶원전 수출 공급망 공조 ▶수입국에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조치협정 추가의정서 수용 요구 ▶한미 원자력 고위급위원회 개최 3가지를 골자로 한 원전 수출 협력 방안을 발표했다. 탈원전 정책 폐기를 내 건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만큼 원전 협력을 놓고 보다 진전된 방안이 도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퇴출 분위기…동유럽 시장 열린다



이번 회담에서는 세계 원전 시장 선두 주자였던 러시아의 빈자리를 노리는 보다 공격적인 공조 방안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2000년대 들어 러시아는 국영기업 로사톰을 발판으로 막대한 차관까지 제공하며 중국·인도·터키·방글라데시·핀란드 등 12국에서 원전 36기 건설 계약을 따냈다. 하지만 최근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실제 핀란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러시아 로사톰과 맺은 원전 사업 계약을 최근 종료했다. 체코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있기 전부터 안보상의 이유로 러시아와 중국 업체를 원전 입찰에서 제외했다. 폴란드·헝가리 등 다른 동유럽 국가도 러시아 원전을 입찰에서 배제할 분위기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탄소 중립을 위한 원전의 필요성에 러시아의 빈자리까지 더해 동유럽 원전 수출 시장이 확대될 예정”이라며 “수주 경쟁을 벌이는 나라가 한국과 미국·프랑스 정도밖에 없기 때문에 미국과 협력하면 수주 가능성이 더 커진다”고 설명했다.



美, 韓 앞세워 원전 공급망 재구축하나



중앙일보

2018년 3월 건설이 완료된 한국 최초 수출 원전 아랍에미레이트(UAE) 바라카 1호기(오른쪽) 모습. 왼쪽은 2호기. 한국은 가장 최근 원전 수출 경험이 있을 정도로 원전 건설 능력이 앞서 있다는 평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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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양국은 이번 회담에서 새로운 원전 공급망 구축을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원전과 앞선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1979년 스리마일 원전 사고 이후 원전 건설을 중단해 원전을 지을 산업 생태계가 사실상 붕괴한 상태다.

미국이 경쟁력을 잃으면서, 2000년대 원전 수출 시장은 러시아와 중국이 빠르게 장악했다. 원전 시장 복귀를 노리는 미국에 믿을 수 있는 동맹국이면서, 부족한 원전 건설 기술을 보완해 줄 나라는 한국뿐이다. 한국도 미국과 공조를 통해 원전 원천 기술의 지적 재산권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고, 수출을 위한 외교적 입지도 강화할 수 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미국의 원천기술과 한국의 건설·시공 능력이 협력하면, 러시아 중국에 대항하는 새로운 원전 공급망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협력하되, 주도권 놓지 말아야



다만, 미국과의 협력이 실제 국익으로 연결되려면 좀 더 면밀한 관계 설정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한국은 미국과 협력 없이도 독자적으로 원전을 수주하고 이를 건설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 때문에 한미 공조가 미국의 원전 건설 능력을 보완하는 역할에 그친다면 오히려 수출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수출뿐 아니라 미국이 앞서 있는 미래 원전 기술에 대해서도 공조를 통해 확보에 나설 필요가 있다. 특히 상업화를 목전에 둔 소형모듈원전(SMR)은 미국 업체 기술이 가장 앞서 있는 만큼, 미국과 적극적 공조로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한국이 2011년부터 미국과 공동으로 연구해온 사용후핵연료 처리기술인 파이로프로세싱도 이번 회담을 통해 추가 협력 방안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는 “SMR은 오히려 미국이 한국 시장에 진출하려고 있어서 한국과 협력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회담에서 미국과 논의 통해 이런 부분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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