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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재수 이어 삼수까지”…코스닥 입성 간보는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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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부터 코스닥시장 상장 예비심사 청구 기업들이 눈에 띄게 늘면서, 상장 승인 기업들도 조금씩 늘고 있다. 이 가운데 1년여 만에 다시 상장 청구에 나서며 코스닥 입성 재도전에 나서는 기업들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증시 상황과 공모가 산정 등을 고려해 시기적으로 더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다. 반면 상장예심을 청구하고 몇개월간 대기하다 아예 상장을 철회하는 바이오기업들도 여전히 줄을 잇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에만 코스닥 시장에는 10개 기업이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4월에도 19개 기업이 청구해, 1분기 18곳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늘었다.

조선비즈

지난 1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사옥에서 열린 하이딥 코스닥 시장 상장 기념식에서 강왕락 코스닥협회 부회장(왼쪽부터)과 홍순욱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 고범규 하이딥 대표이사, 윤병운 NH투자증권 부사장, 라성채 한국IR협의회 부회장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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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펫푸드 전문업체인 오에스피는 최근 1년 만에 다시 코스닥 시장 상장에 재도전했다. 오에스피는 지난달 26일 상장 상장예심 청구에 나섰는데 지난해 3월 예심 청구에 첫 도전했다 거래소의 문턱을 넘지 못한 채 같은 해 6월에 자진 철회한 바 있다.

회사 측은 “지난해 5월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이를 복구하고 몇달간 영업을 못했으나, 이번에 실적을 회복해 상장을 다시 신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오에스피는 최근 국내에서 ‘펫코노미(Pet+Economy)’에 대한 관심도가 한층 높아진 만큼, 우호적인 시장 환경을 노려 증시 입성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2004년에 설립된 이 회사는 상장예정주식수는 934만6160주로, 205만6000주를 공모할 예정이다. 상장주관사는 대신증권이 맡았다.

엑셀러레이터(AC)인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역시 지난달 28일에 코스닥 입성 재도전에 나섰다. 이 회사는 앞서 지난 2020년 7월 처음 코스닥 상장예심을 청구했다 같은 해 12월에 이를 철회한 바 있다. 거의 2년 만에 다시 증시 입성 문을 두드리는 셈이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창업 초기 스타트업을 상대로 투자와 경영지원서비스 제공을 전문으로 한다. 보통 초기 창업 기업의 ‘시드 투자’를 집행한 후 시리즈 A~B 단계에서 벤처캐피탈이나 기관 투자자에게 지분을 팔아 수익을 낸다.

첫 상장 철회 당시 이 회사는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팅이라는 생소한 업종과 이로 인해 기업가치 산정 과정에서 객관성을 확보하기 어려웠다는 점에서 적정 시점에 상장에 재도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14년에 설립된 블루포인트파트너스의 상장예정주식수는 총 1297만9770주로, 이중 16%인 210만주를 공모할 계획이다. 상장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부 기관투자자들이 투자 자금 회수에 혈안이 돼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한다는 지적도 나온다”면서 “덩치가 큰 회사의 경우 상장 시점을 여유있게 가져갈 수 있지만, 규모가 작은 회사는 자금 조달이 급해 상장에 속도를 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바이오기업 중에서 올해 상장예심 청구한 곳은 6개사로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해 ‘신라젠’ 상장폐지 위기 사태로 신뢰가 악화되고 나서 거래소의 문턱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총 9곳의 바이오기업이 상장됐지만, 올해에는 바이오에프디엔씨, 노을 두 곳만 상장에 성공했다.

지난해부터 상장예심을 청구해 몇개월간 대기하다 아예 상장을 철회한 바이오기업은 파이메딕스, 한국의약연구소, 퓨쳐메디신 등 십여 곳에 달한다. 거래소가 시장성과 기술 진행 정도, 기술 이전 이력 등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심사 자료에 대한 평가 기준도 복합적이고 깐깐해졌기 때문이다. 상장예심 승인을 받은 기업은 2곳(루닛, 알피바이오)에 불과하다.

바이오 기업들에 대한 인기가 저조해지면서 ‘유니콘 특례상장 1호’로 기대를 모았던 보로노이는 상장 예심을 통과하고도, 지난 3월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시장 상황이 크게 악화된 데다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 예측에도 실패했기 때문이다. 최근 공모가를 30% 낮춰 지난 13일 증시 입성 재도전에 나섰다. 이 회사는 지난해 8월에 처음으로 예비심사를 청구해 거의 1년째 상장 문턱을 두드리고 있다.

유경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바이오기업의 경우 기술 수출금액을 구체화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거래소 심사 기준 자체보다는 바이오업종이 그동안 일으킨 신뢰 문제가 단기간 내 회복하기 어렵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지난해 말 이후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도 여전히 문턱을 넘지 못한 바이오 테크 기업들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디앤디파마텍, 선바이오, 에이프릴바이오, 넥스트바이오메디컬 등이 지난해 10~11월에, 샤페론이 올 1월에 상장예심 청구에 나섰다.

이 외에도 바이오 테크, 진단 관련 종목으로는 아벨리노, 지아이이노베이션, 쓰리빌리언, 플라즈맵, 인벤티지랩 등이 올 3~5월 상장예심을 청구해 심사를 대기 중이다.

우고운 기자(w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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