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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사론' 나온 순간 美 등돌렸다…文·바이든 회동 불발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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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20~22일)에 맞춰 추진되던 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별도 회동이 방한을 하루 앞둔 19일 최종 무산됐다.

중앙일보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3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누볼라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기념촬영전 정상 라운지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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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기간 중 문 전 대통령과의 면담을 하지 못하게 됐다는 결정을 이날 오전 미국 측에서 전달받았다”며 “미국 정상이 처음으로 한국의 퇴임 대통령까지 만나는 것은 양국의 굳건한 동맹 관계를 확인하는 차원에서도 좋은 전례가 될 수 있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 측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회동 관련 논의는 3ㆍ9 대선 이전인 2월부터 진행돼 왔다.

논의 과정에 관여해온 전직 고위 당국자는 이날 중앙일보에 “바이든 대통령측이 쿼드(미국ㆍ일본ㆍ호주ㆍ인도의 안보 협의체) 정상회의 때 방한해 이미 퇴임한 문 전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해왔다”며 “당시 청와대가 '현직 대통령 간의 회담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새 당선인과의 공식 일정이 끝난뒤 추가 일정 조율이 가능하다면 서울로 올라가 만나겠다'고 화답하면서 회동이 추진돼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했던 만남은 지난해 합의한 한ㆍ미 공동선언의 연속성을 재확인하고, 서로에게 감사를 표하는 차원이었다”며 “최근 일각에서 나왔던 대북특사 논의를 비롯해, 바이든 대통령이 양산으로 찾아와 문 전 대통령을 만날 거라는 등의 주장은 전혀 사실관계와 맞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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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5월 21일 정상회담 뒤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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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등 일부 구(舊) 여권 인사들은 최근 “바이든 대통령이 문 전 대통령을 만나 대북특사와 유사한 역할을 요청할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외교가에선 “양측이 추진했던 회동의 배경이나 취지와는 전혀 다른 주장들이 나온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백악관에서 문 전 대통령과의 회동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커진 것으로 안다”는 말이 나온다.

결국 문 전 대통령과의 회동을 먼저 제안했던 백악관은 방한 바로 직전인 18일(현지시간)에서야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통해 “현시점에 문 전 대통령을 만나는 일정은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대북 특사설 등 문 전 대통령의 ‘역할론’에 대해 “관련한 어떤 논의도 잘 알지 못한다”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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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방문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해 5월 21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한국전쟁 명예 훈장 수여식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랠프 퍼켓 주니어 예비역 대령 가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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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보자고 연락이 온 건 분명한 사실이고, 문 전 대통령은 가만히 계셨다”고 말했다. 이번 회동을 제안한 것도, 취소한 것도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미국 측은 결국 방한을 하루 앞둔 이날 빡빡한 공식 방한 일정 등을 이유로 문 전 대통령에게 양해를 구해왔다. 문 전 대통령측도 “현직 간 정상회담이 가장 중요하다”며 회동 취소에 대한 추가 설명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한다.

'문재인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전직 고위 인사는 “미국의 입장 변화 배경 등에 구체적으로 알기 힘들지만, 문 전 대통령과의 회동에 과도한 정치적 의미가 부여되면서 만남 자체가 현직인 윤석열 대통령에게 실례가 될 수 있는 정치적 상황이 펼쳐졌고, 또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민감한 시기라는 점 등을 미국 측이 고려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최종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문 전 대통령측이 성급하게 일정을 공개했다가 논란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과의 면담 추진 사실은 지난달 16일 중앙일보 보도(바이든, 방일전 尹부터 만난다…‘퇴임’한 文 만남도 추진)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 때 청와대는 본지 보도에 대해 공식 확인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달 28일 청와대는 두 사람의 만남이 추진된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또 이달초 당시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라디오 방송에서 두 사람의 회동 추진 사실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후 대북 특사설이 거론되는 등 회동의 의미가 부풀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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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해 5월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크랩케이크로 오찬을 하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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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전직 국가안보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최고 정상간의 일정은 최종 확정 때까지는 발표하지 않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라며 “비록 청와대가 공식 브리핑을 통한 발표는 하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청와대 관계자를 통해 해당 사실이 먼저 공개된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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