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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단독]'35억 횡령' 아모레퍼시픽 직원 중 1명은 前 대표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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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前 대표 아들, 횡령 사건 가담

횡령 직원들, 해고 이어 결국 경찰 수사

아시아경제

아모레 신본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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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이민우 기자, 공병선 기자]회삿돈을 빼돌려 불법 도박과 가상 자산 투자 등에 쓴 아모레퍼시픽 직원 3명(아시아경제 5월 17일자 1면 ‘아모레도…화장품업계까지 얼룩진 횡령’기사 참조) 중 1명이 지난 2014년 사임한 A 전 대표이사의 아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횡령 사건으로 해고 조치된 아모레퍼시픽 직원 3명 가운데는 A 전 대표의 아들 B씨가 포함됐다. 그는 이번 횡령 사건에서 가장 가담 정도가 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전 대표는 1983년 아모레퍼시픽(당시 태평양)에 입사한 뒤 마케팅 부문 부사장과 대표이사 등을 거쳤고 지난 2014년 사임했다. 이후 교원 구몬사업본부와 에듀사업본부 사장을 역임했으며 2018년부터 한솔교육 신성장 부문 사장, 지난해부턴 한솔어린이보육재단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앞서 B씨 등 아모레퍼시픽의 영업담당 직원 3명은 수년간 회삿돈 35억원을 횡령해 주식과 가상 자산 투자, 불법 도박 자금 등으로 사용했다가 내부 정기 감사를 통해 적발됐다. 이들은 거래처에 상품을 공급하고 대금을 착복하거나 허위 견적서 또는 세금 계산서를 발행하는 식으로 회사 자산을 빼돌렸다. 상품권 현금화 등의 편법도 활용했다. 이 과정에서 다른 직원들과 함께 재택 근무지나 사내에 모여 불법 도박을 일삼기도 한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

아모레퍼시픽은 인사위원회를 열어 이들을 해고 조치했으며 횡령금액 대부분을 환수했다. 또 이사회 산하 감사위원회에 재발방지책을 보고하고 사내에도 이 같은 사실을 공지했다. 다만 본지 취재 전까진 별도로 수사기관에 고소장을 접수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아 논란이 일었다. 횡령 규모가 자기자본 대비 1% 미만이라는 이유로 공시조차 하지 않아 상장기업으로서의 책임감이 결여됐다는 비판도 쏟아졌다.

회사 측은 전날에서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이들을 서울 용산경찰서에 고소했다. 경찰은 아모레퍼시픽 측에 고소장 내용 보충을 요청했으며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대로 관련자들을 순차적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은 공식 입장을 통해 "앞으로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영업 활동 전반의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내부 통제를 강화할 예정"이라며 "불미스러운 일로 아모레퍼시픽을 사랑해주신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밝힌 바 있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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