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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北 확진자 발표치보다 4∼5배 많을 것…한달 내 전체 감염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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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미 연구원 “모내기·밀보리 수확차질…내년까지 식량 악영향”

세계일보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가 비상사태에 돌입한 가운데 18일 평양 선교구역 내 선교편직공장에서 방호복을 입은 직원이 공장 내부를 소독하고 있다. 평양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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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지금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도가 지속한다면 한두 달 안에 전 주민이 감염될 가능성이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김신곤 통일보건의료학회 이사장 겸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19일 통일연구원이 ‘북한 코로나19 확산 사태와 국제적 협력방안’ 주제로 개최한 긴급현안 토론회에서 이같이 예상했다.

김 교수는 남한 사례에 비춰볼 때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증상이 없는 사람이 전체의 25%였고 유증상자 중에서도 발열 환자는 30%였다”며 “북한이 밝힌 발열 환자 대부분이 오미크론 감염자라고 했을 때 전체 확진자 규모는 이보다 4∼5배는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전날 오후까지 발생한 발열 환자 수는 전국적으로 197만8230여명으로 200만명에 육박했다.

김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북한 내 실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최대 1000만명인 셈이다.

그는 “실제로는 현재 1000만명까지 코로나19에 감염된 상황일 수 있고 이런 추세라면 한 달 안에 전인구가 감염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시점에서 북한에 코로나19 백신을 지원하는 것이 효과가 있는지를 놓고는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갈렸다.

김 교수는 만일 북한이 봉쇄와 격폐를 골자로 한 ‘최대 비상방역체계’를 성공적으로 이행할 경우 전 주민이 감염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2∼3개월로 늦출 수도 있으며 이 경우 대북 백신 제공이 효과가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특히 북한은 100∼150가구 당 주치의 개념인 ‘호 담당 의사’가 있어 열흘 내 전주민 접종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반면 차지호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는 “백신이 지금 당장 공급돼도 접종에 걸리는 시간과 접종 후 면역이 생길 때까지 시간이 꽤 걸린다”며 “그사이 많은 사람이 코로나19에 걸려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북한이 발표하는 발열 환자 통계치에 장티푸스 등 수인성 전염병 숫자도 상당수포함돼 있다는 이날 국가정보원의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 회의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김 교수는 “최근 북한 매체가 주민들에게 자가치료 권고를 할 때 수인성 전염병의 주요 증상인 설사에 대한 언급은 없고 호흡기 감염 위주”라며 “또 전체 유증상자의 40%가 평양에서 발생했는데 평양은 상수도가 비교적 잘 갖춰졌다”고 반박했다.

북한이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내년까지 식량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정은미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코로나19로 지역 간 이동을 제약하는 상황에서 모내기 일정과 통상 5월 말∼6월에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밀보리 수확에 차질이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올해 곡물생산량 감소는 내년까지도 식량문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지호 교수는 “당장 백신 공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가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건 식량 지원과 일시적인 대북제재 완화”라며 “북한이 자체적으로 보건 역량을 회복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신곤 교수는 “할 수 있는 모든 통로와 방법을 동원해 급한 불을 꺼야 한다”며 “콜드체인이 필요 없는 노바백스 등 백신과 치료제인 팍스로비드, 중환자용 의료장비 등이 패키지로 지원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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