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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요직 복귀한 특수통들… ‘대장동 의혹’ 다시 칼 대나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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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사단’ 檢 전진 배치

다음주 취임 송경호 중앙지검장

대장동 윗선·50억클럽 규명 숙제

계류 중 靑 기획사정 의혹도 관심

남부지검 양석조, 라임 사건 남아

수원지검 홍승욱, 이재명 의혹 수사

“인사 정상화” vs “다시 정치검찰”

檢 내부선 간부 인선 엇갈린 평가

세계일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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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 취임 하루 만에 전 정권에서 밀려났던 ‘윤석열 사단’의 특수통 검사들이 대거 요직을 차지하면서 전 정권을 겨냥한 수사가 대대적으로 벌어질지 주목된다. 검찰 내부에선 ‘인사 정상화’라는 반응과 함께 ‘또 다른 정치 검찰의 시작’이라는 상반된 반응이 나온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오는 23일 송경호 신임 서울중앙지검장 취임과 함께 대장동 의혹 수사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의 특수수사를 총괄하며 대장동 의혹 수사를 이끌어 갈 4차장 검사엔 고형곤 대구지검 포항지청장이 발탁됐다. 송 지검장과 고 차장검사는 각각 2019년 서울중앙지검 3차장과 특수2부장을 지내며 ‘조국 전 장관 수사’를 주도하다가 좌천됐다.

앞서 지난해 9월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이 제기되자 검찰은 전담수사팀을 꾸려 수사에 나섰다. 두 달 후 ‘대장동 4인방’ 등 핵심 인물들이 재판에 넘겨졌지만 대장동 개발 사업의 ‘윗선’ 규명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민간 사업자에게 막대한 이익이 돌아가는 사업구조를 승인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당시 성남시장)과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의 로비 대상으로 지목된 ‘50억 클럽’ 등 풀리지 않은 의혹이 남아 있다. 이에 대장동 사건 특검이 꾸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송 지검장을 필두로 특수통들이 결집한 새 수사팀이 사건을 이어받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에는 이광철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이 연루된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과 ‘여성가족부의 민주당 대선 공약 개발 관여 의혹’ 사건이 계류 중이다. 전 정권 인사들이 연루돼 있는 만큼 ‘윗선’ 규명이 수사 성패를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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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청와대 행정관 등이 관련된 ‘옵티머스 뇌물 의혹’ 사건과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사건에 대한 재수사 가능성도 제기된다. 각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사는 전 정권 인사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

삼성그룹의 급식 계열사인 ‘삼성웰스토리 부당 지원’ 의혹 사건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6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삼성SDI가 삼성웰스토리에 계열사 급식 물량을 몰아주는 식으로 부당 지원했다”며 삼성전자 법인과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이다. 대기업에 대한 대대적인 사정 작업이 시작되는 건 아닌지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2년 넘게 이어져 온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여 의혹, 코바나컨텐츠 대기업 협찬 의혹 수사는 조만간 마무리될 전망이다.

현재 이 사건들에 대한 최종 처분 권한은 서울중앙지검장에게 있다. 2020년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이던 윤 대통령의 수사지휘권을 박탈했다.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복원 여부에 따라 최종 처분 권한이 복원될 수 있지만 수사팀이 새로운 단서나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송 지검장의 무혐의 처분이 유력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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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취임 만 하루 만인 지난 18일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윤석열 특수통 사단의 화려한 복귀'로 요약할 수 있다. 사진은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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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검찰에 이첩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공익신고 사건 수사를 서울중앙지검이 맡게 될지도 관심이다. 지난 18일 공수처는 국민권익위원회가 수사 의뢰한 이 사건을 대검찰청에 이첩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 대검 반부패부 선임연구관을 지낸 양석조 신임 지검장이 임명된 서울남부지검에는 여권 인사들의 ‘라임 로비 의혹’ 사건이 남아 있다. 홍승욱 신임 지검장을 맞은 수원지검은 이재명 위원장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과 성남지청의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 인사에 대한 검찰 내부 반응은 엇갈린다. 한 부장검사는 “그동안 망가진 검찰 인사시스템이 정상화로 가는 수순”이라며 “이번에 중용된 인사들이 능력 면에 있어서는 누구도 부정하기 어려운 만큼 조직 내에서의 역할을 기대한다”고 했다. 반면 다른 검사는 “지난 정권에서 정치 검사들로 인해 검찰이 너무 많이 망가졌는데 능력주의라는 이름으로 또다시 ‘편 가르기’가 시작됐다”며 “결국 특수수사로 인한 폐해가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이든 검찰이든 누군가는 정치 보복의 고리를 끊는 결단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박미영 기자 my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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