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매치플레이 10연승 내달린 박민지 “머리 쓰는 게 재밌어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디펜딩 챔피언 박민지, 두산 매치플레이 2연승

2019년부터 올해까지 10연승 행진

"상대방 플레이 따라 전략 바꿔"

이데일리

박민지가 19일 열린 KLPGA 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조별리그 둘째 날 경기에서 카리스마 있는 모습으로 이동하고 있다.(사진=KLPGA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춘천(강원)=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매치플레이를 좋아해서 상황에 따라 전략을 바꾸며 머리 쓰는 게 재미있어요.”

박민지(24·2번 시드)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총상금 8억원) 조별리그에서 2연승을 달리며 톱 시드의 자존심을 지켰다.

박민지는 19일 강원도 춘천시의 라데나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둘째날 경기에서 최은우(27·34번)를 2홀 차로 제압하고 두 경기 연속 승리를 거뒀다.

9번홀까지 최은우와 무승부로 팽팽한 승부를 이어가던 박민지는 10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핀 1m 거리에 붙인 뒤 컨시드를 받아 이 홀을 가져갔고, 이후 리드를 한 번도 뺏기지 않고 승리를 차지했다.

10번홀을 승부처로 꼽은 박민지는 “샷과 퍼트 모두 전날보다 좋지 않았다”고 아쉬워하며 “16강 진출이 결정되는 조별리그 3라운드에는 비장한 마음으로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민지는 다음날 서연정(27·31번)과 맞붙는다. 서연정은 이날 전우리(25·63번)를 5홀 차로 따돌려 박민지와 나란히 2승을 거뒀다. 조별리그 셋째 날 경기에서 박민지, 서연정 중 16강 진출자가 결정된다.

지난주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박민지는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이번 대회 2연패와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박민지는 2019년 조별리그 3차전 승리 이후 지난해 7연승으로 우승을 차지했고 올해 대회에서도 2연승을 달리며 10연승을 거뒀다.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최다 연승 기록인 김자영(31)의 11연승 경신을 사정권에 뒀다.

박민지는 매치플레이에서는 스트로크 플레이와 달리 상대방의 플레이에 맞춰 전략을 바꾼다고 귀띔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2단 그린에 공을 올리지 못했다면 박민지는 안전하게 2단 그린에 공을 올리는 전략을 택한다. 반대로 상대방이 핀에 가깝게 볼을 붙였다면 박민지도 클럽을 타이트하게 잡고 핀을 보고 과감하게 쏜다.

박민지는 “스트로크 플레이를 할 때는 내 경기에만 집중하는데 매치플레이 때는 상대방의 경기 방식을 유심히 지켜보는 편”이라며 “나는 공부도, 수학도 못하는데 매치플레이 때 계산하는 건 너무 재미있다”며 즐거워했다.

1번 시드의 안선주(35)는 강예린(28·33번)을 5홀 차로 제압했지만, 다른 상위 시드 선수들은 이날 하위 시드에 차례로 덜미를 잡혔다. 특히 임희정(22·3번)이 김소이(28·35번)에게 2홀 차로 졌고, 박현경(22·4번)도 배소현(29·36번)에게 2홀 차로 패했다. 유해란(21·5번)도 한진선(25·37번)에게 1홀 차로 패했다.

이데일리

이예원(사진=KLPGA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날 경기에서는 루키들의 활약도 눈에 띄었다. 매치플레이 출전 선수는 전년도 상금 순위 60위까지와 지난해 우승자 중 상금 순위 60위 이내에 들지 못한 선수, 스폰서 추천 선수로 구성되며 64명을 채우지 못하면 2022시즌 상금 순위 상위 순으로 출전 기회가 주어진다. 따라서 루키는 시즌 초반부터 좋은 성적을 내 상금 랭킹 상위권에 올라야 출전할 수 있다. 올해는 상금 순위 9위의 이예원(19·53번)과 12위의 권서연(21), 23위 마다솜(23)이 마지막으로 출전권을 획득했다.

그중 가장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가 이예원이다. 이예원은 올 시즌 6개 대회에서 톱10에 3번 이름을 올리며 신인들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전날 김지영(26·12번)에 2홀 차 승리를 거둔 데 이어 이날 정윤지(22·21번)도 3홀 차로 제압하며 2연승을 달렸고 12조 1위로 올라섰다.

국가대표 시절 일본에서 한 차례 매치플레이 경험을 해봤지만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는 이예원은 “매치플레이는 상대방을 신경쓰지 않으려고 해도 신경이 쓰이는 경기”라며 “최대한 내 플레이에만 집중한 게 2연승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하위 시드의 반란’을 펼치고 있는 이예원은 “부담없이 출전한 것이어서 자신있게 내 플레이를 다 보여주자는 마음가짐”이라고 당차게 말했다.

권서연(55번)은 장수연(28·23번)을 4홀 차로 꺾고 매치플레이 첫 승리를 거뒀다. 권서연은 “아마추어 때 호주에서 두 차례 매치플레이에 나선 적이 있고 8강까지 간 게 최고 성적이었다. 역시 KLPGA 투어 매치플레이가 훨씬 어렵다”며 혀를 내둘렀다.

20일 열리는 조별리그 셋째날 김재희(21·42번)를 만나는 권서연은 “마지막 날 꼭 승리해 16강까지 올라가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마다솜(62번)은 이소영(25·30번)에 2홀 차 승리를 거두고 16강 진출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신인이 우승한 사례는 2010년 이정민(30)이 유일하다. 이예원과 권서연, 마다솜이 12년 만의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신인 우승과 올 시즌 루키의 첫 우승 물꼬를 틀 수 있을지도 지켜볼 일이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