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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우크라 법정에 선 러 군인, 민간인 사살 첫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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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우크라 男 소총으로 살해 혐의

향후 비슷한 전범 재판 영향 끼칠 듯

당국, 전범 관련 증거 1만건 이상 수집

러군의 잔혹한 실상 속속 드러날 듯

러 국방부 “제철소 투항군인 1730명”

세계일보

우크라이나 민간인 사살 혐의로 구속기소 된 러시아군 바딤 쉬시마린(21)이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키예프) 솔로미안노스키 지방법원에서 열린 전쟁범죄 재판에 출석해 유리로 차단된 피고인석에 서 있다. 키이우=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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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 병사가 처음으로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전쟁범죄를 인정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이 러시아의 전쟁범죄 증거를 대량으로 수집하고 있어, 러시아군의 잔혹한 실상이 속속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영국 BBC방송 등은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열린 재판에서 러시아군 육군 소속 바딤 시시마린(21)이 62세 우크라이나 민간인 남성을 사살한 혐의를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검찰에 따르면 시시마린은 침공 초기인 2월28일 우크라이나 동부 수미 지역에서 다른 러시아군 병사 네 명과 차를 훔쳐 이동하던 도중 민간인과 맞닥뜨렸다. 시시마린은 상관의 사살 명령에 소총을 쏴 민간인을 즉사시켰다. 시시마린은 재판에서 “당신의 죄를 인정하는가”라는 판사의 질문에 짧게 “네”라고 답했다.

러시아군 병사가 민간인 살해를 시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향후 비슷한 재판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리나 베네딕토와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이번 재판에 대해 “(모든 전쟁범죄 가해자가) 책임을 피해서는 안 된다는 분명한 신호”라고 말했다.

세계일보

키이우 美대사관, 3개월 만에 업무 복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미국대사관 직원들이 18일(현지시간) 성조기를 게양하고 있다. 미국대사관은 러시아 침공 열흘 전인 지난 2월14일 폴란드로 철수한 지 3개월여 만인 이날 키이우에 복귀해 업무를 재개했다. 키이우=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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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가 저지른 1만건 이상의 전쟁범죄 의혹에 대한 증거를 수집 중이다. 국제형사재판소(ICC)도 지난 17일 수사관, 법의학 전문가 등 지원팀 42명을 우크라이나에 파견하면서 러시아의 전쟁범죄 조사에 착수했다.

한편 이고리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16일부터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투항한 우크라이나 장병이 총 1730명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군 포로와 교환을 추진 중이나, 러시아 측이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는 이들을 상대로 돈바스 지역의 민간인 대상 범죄에 가담했는지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러시아 내에서도 이들이 전쟁범죄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 국제정치 연구기관인 카네기 모스크바 센터의 안드레이 콜레스니코프는 “결국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들에게 일어날 일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병훈·이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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