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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사설] 인플레로 출렁이는 금융시장, 자산가치 폭락 등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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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국내외 인플레이션 공포가 확산하면서 19일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쳤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3.64포인트(1.28%) 내린 2592.34로, 원·달러 환율은 11.1원 오른 1277.7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사진은 이날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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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공포가 확산하면서 국내외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였다. 19일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33.64포인트(1.28%) 떨어진 2592.34에 마감했다. 사흘 만에 2600선이 무너졌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1원 폭등한 1277.7원이었다. 경기가 둔화해 안전자산인 달러화 수요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원화가치를 떨어뜨렸다. 일본 닛케이지수가 1.89% 떨어졌고, 인도 선섹스지수와 홍콩 항셍지수도 각각 2% 넘게 급락하는 등 아시아 증시가 동반 하락했다.

전날 미국 증시가 2년 만에 가장 큰 폭인 4% 안팎 하락한 충격이 영향을 미쳤다. 월마트와 타깃 등 대형 유통업체의 1분기 실적이 ‘어닝 쇼크’ 수준으로 저조했고 2분기에도 암울하다는 전망이 투자자들에게 경기둔화 우려를 증폭시켰다. 고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고 있는 미국이 경기 둔화 또는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유통업체의 실적 부진으로 현실화한 것이다. 소비 부진이 유통업체와 제조업체의 경영악화로 이어져 실물경제가 침체하고 자산가치마저 하락하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

미국과 일본은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했고, 중국과 유럽은 성장률이 둔화했다. 10주 연속 배럴당 100달러를 웃도는 국제유가를 비롯해 유연탄, 니켈, 리튬 등 원자재와 곡물 가격은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해 인플레이션 지속을 예고하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조차 “식품·에너지 가격 상승은 스태그플레이션 효과가 있다”며 고물가와 경기침체가 동시에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언급했다.

코스피는 3월 말에 비해 6% 가까이 하락했다. 미국 나스닥 낙폭이 같은 기간 24%가량인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가상통화 대표 격인 비트코인 가격은 두 달 반 만에 50% 넘게 폭락했다. 주식이나 가상통화에 투자했던 자금을 부동산으로 돌리기도 어렵다. 수년 새 막대한 돈이 풀리면서 급등했던 자산가치에 끼었던 거품이 붕괴하는 상황이 닥칠 수 있다.

정부는 인플레이션이 실물경제에 주는 충격을 최소화하고, 자산가치 폭락을 막아 연착륙시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환율은 이달 들어 두 차례 10원 넘게 폭등했다. 환율 급등락은 수출입 기업에 치명적인 만큼 변동성을 줄이는 대책도 시급하다. 금리 인상 시기에 고물가와 경기침체까지 겹친다면 서민 가계와 영세한 소상공인, 중소기업은 버티기 힘들다. 재정정책을 통해 서민과 한계기업 등 경제약자를 지원할 대책이 필요하다. 가계와 기업도 엄혹한 경제환경에 대비해 스스로 헤쳐나갈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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