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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단독]“웃돈 줘도 사겠다더니”…‘가격 뚝’ 쏘렌토·싼타페 중고차, 푸틴 나비효과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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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수출 자료 사진 [사진 출처 = 오토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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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K카 한류'를 이끌던 국내 중고차 수출 시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일으킨 '우크라이나 침공 나비효과'에 위기를 맞이했다.

해외 바이어들이 웃돈을 줘서라도 사갔던 중고 디젤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는 최대 수출국가 중 하나였던 우크라이나가 전쟁터가 되면서 갈 곳을 잃었다. 덩달아 중고차 가격도 하락 위기에 처했다.

중고차 수출대수 10%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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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용 중고차 [사진 출처 = 오토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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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중고차 수출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수출대수는 총 10만135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1만2632대보다 10% 감소했다.

매경닷컴이 중고차 수출 플랫폼 오토위니에 의뢰해 대륙별 수출대수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올들어 수출대수 하락세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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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로 수출된 대우 윈스톰 [사진 출처 = 오토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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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분기 대륙별 수출대수는 중동이 6만3418대, 중남미가 1만2736대, CIS(옛 소련 독립국가연합)가 8195대, 아시아가 7303대, 아프리카가 5583대로 집계됐다. 모든 지역에서 중고차 수출대수가 감소세를 기록했다.

수출 부진은 고유가와 강달러에다 항만 적체와 같은 물류난과 운임 인상 등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한국 및 중국발 신차 수출물량이 증가하면서 선복(선박의 화물 적재공간) 상당수가 신차 제조사에게 할당된 영향도 컸다.

우크라이나, 디젤 SUV 수요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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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로 수출된 싼타페 [사진 출처 = 오토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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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지난 2월 침공하면서 CIS 지역 수출이 직격탄을 맞았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2020년부터 국내 중고차 수출대수가 급증한 나라다.

오토위니 수출통계를 분석한 결과 우크라이나 수출대수는 2019년 2341대에서 2020년 9351대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1만6345대로 2년 전보다 7배 이상 증가했다. CIS 국가 중 유일하게 중고차 수출 톱10에도 포함됐다.

전쟁이 터지기 전인 지난 1월에도 776대가 수출됐다. 러시아를 포함한 CIS 국가 중에서 한국산 중고차가 가장 많이 수출된 나라다.

전쟁위기가 고조됐다가 마침내 발발한 2월엔 566대로 줄었다. 전쟁터로 변한 3월에는 3대로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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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을 앞두고 있는 중고차 [사진 출처 = 오토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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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800여대를 싣고 마산항을 떠나 우크라이나 오데사 항구로 가던 선박이 전쟁으로 미처 접안하지 못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추가로 오데사로 가기 위해 대기 중이던 중고차 1000여대도 수출계약이 철회됐다.

수출 부진→중고차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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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수출 사이트 [사진 출처 = 오토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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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수출 부진으로 중고차 가격도 타격을 입게 됐다. 수출이 잘 되면 가격도 올라가지만 수출이 부진하면 매물이 많아져 가격도 떨어진다.

친환경과 경윳값 인상으로 천대받다가 수출 호조에 힘입어 대접받았던 디젤 SUV와 노후 차량이 수출 부진 직격탄을 맞기 시작했다.

현대차 싼테페와 투싼, 기아 쏘렌토와 스포티지의 경우 2004~2012년식 디젤 모델은 지난해까지 해외 바이어들이 웃돈을 줄테니 구해달라고 요구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힘이 좋고 연비도 괜찮은데다 한국차의 장점인 우수한 편의사양까지 갖춰 CIS 지역과 중남미에서 수요가 급증했다. 덩달아 중고차 가격도 오름세를 보였다.

수출 물량이 줄어들면서 이제는 중고차 가격이 떨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들어 경윳값이 휘발윳값보다 비싸진 상황에선 설상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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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수출 상담 자료 사진 [사진 출처 = 오토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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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영 오토위니 대표는 "수출 효자 상품으로 가치가 상승했던 디젤 중고 SUV 인기가 국제 경유가격 인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타격을 입었다"며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면 중고차 수출이 더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한 대표는 "다만, 국내에서 반도체 품귀가 일으킨 신차 출고적체로 중고차 가격이 크게 올랐다 최근들어 떨어지는 추세여서 수출가격 경쟁력이 다시 생기고 있다"며 "한국산 중고차를 선호하는 중동과 중남미 국가에서 다시 생존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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