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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1 (일)

[사설] "한국을 전기차 허브로" 현대車그룹 통큰투자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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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와 기아가 국내 전기차 사업에 2030년까지 총 21조원을 투자해 국내 생산 규모를 144만대로 늘리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생산량(23만대)의 6배가 넘는 규모다. 현대차·기아가 2030년 계획한 글로벌 전기차 생산량(323만대)의 45%를 '메이드 인 코리아'로 채우겠다는 야심 찬 선언이다. '통 큰 투자'를 통해 향후 자동차산업의 중심축을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옮겨가고, 한국을 '전기차 글로벌 허브'로 키우겠다는 것이니 환영할 만한다.

21조원은 전기차 생산능력 확충과 라인업 확대, 기술 개발 등에 사용된다. 내연기관차와 전기차를 교차로 생산하는 '혼류 생산'을 확대하는 한편 기아는 화성 오토랜드에 연간 최대 15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춘 '목적기반모빌리티(PBV)' 공장을 짓기로 했다. 기아의 국내 공장 신설은 1997년 화성 3공장 이후 25년 만이니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중심이 미국과 유럽임에도 한국을 중심 생산기지로 만들기로 한 것은 "해외 공장 확대보다 국내 공장에 투자해 달라"는 노조의 요청을 수용한 조치로 풀이된다. 지난해 5월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74억달러(약 9조5000억원) 전기차 투자를 결정하자 노조 측의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 자동차산업의 일자리 비중이 크고,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점을 감안해 해외와 국내 투자의 균형을 맞추기로 결단한 것은 의미가 크다.

주목을 끄는 것은 내연기관 부품 협력사의 사업 전환을 지원하고, 충전 인프라스트럭처 확대, 폐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 활용 등 전기차 생태계 고도화에 나섰다는 점이다. 이번의 통 큰 투자가 차산업 생태계를 재편하고 전기차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출발점이 되어야 할 것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내연기관차 시대에는 우리가 '패스트 폴로어'였지만 전기차 시대에는 모든 업체가 똑같은 출발선상에 있다"며 "경쟁 업체를 뛰어넘는 압도적 성능으로 세계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투자가 전기차 시장 '퍼스트 무버'로 도약하는 디딤돌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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