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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韓 도착 바이든, 삼성부터 찾았다…한미 반도체 기술동맹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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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한국을 방문했다. 경기도 오산 미국 공군기지에 도착한 바이든 대통령이 처음으로 찾은 곳은 삼성전자 반도체 평택캠퍼스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만남도 이 곳에서 이뤄졌다. 현장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함께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에서의 첫 일정으로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을 택한 건 한미 경제안보 동맹에서 반도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주도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崛起) 견제하는 동시에 동맹간 경제안보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1위 반도체 업체다.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 D램 시장에서 42%를 점유하고 있다.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으로 떠오른 파운드리(위탁생산) 산업에서는 18.3% 점유율로, 대만 TSMC에 이어 2위를 기록 중이다. 삼성전자가 미국의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 계획에서 가장 중요한 업체로 꼽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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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소개 영상. /삼성전자 제공



바이든 대통령이 찾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는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선 메모리 반도체와 파운드리 기술이 집약된 장소다. 미국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반도체 부족 현상을 겪으면서 반도체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바꿔나가고 있다.

메모리와 파운드리는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기술 동맹에서 핵심 기술이다. 업계는 평택캠퍼스에 있는 삼성전자의 최첨단 파운드리 생산라인에 주목한다. 삼성전자는 이곳에서 퀄컴, 엔비디아 등 세계 일류 반도체 업체들의 최첨단 칩을 생산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견제하는 데 삼성전자의 적극적인 동참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TSMC와의 기술 동맹을 강화해 중국의 반도체 산업 성장을 제한하겠다는 게 미국의 전략이다. 이날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의 크리스티아노 아몬 최고경영자(CEO)이 바이든 대통령과 동행한 것도 이런 계획을 보여준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의 삼성전자 방문은 미국과 한국의 반도체 신기술 동맹을 강화하는 동시에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함께 나서달라는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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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4월 12일(현지 시각)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반도체 업계 대표들과 화상 회의를 진행하는 도중 실리콘 웨이퍼를 꺼내들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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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도 적극 동참을 약속하는 분위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나섰다. 이 부회장은 이날 평택캠퍼스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한 3㎚(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을 바이든 대통령에게 처음으로 소개했다. 3㎚ 공정은 파운드리 분야에서 가장 앞선 기술로, 삼성전자가 TSMC에 앞서 있는 기술이다.

이 부회장이 비공개로 평택캠퍼스에 4공장(P4)을 증설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 계획에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반도체 공급을 늘려 전 세계 반도체 부족 현상을 빠르게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의지다. 이에 대한 화답으로 미국은 다른 국가로 수출이 제한되는 미국의 반도체 핵심 장비 공급을 허가할 수 있다. 반도체 장비 부족 현상을 최우선으로 해결하겠다는 약속이다.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미간 반도체 협력이 강화되면서 기업간 투자 확대도 활발해질 수 있다. 이는 결국 일자리 확대로 이어지면서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 대통령과 경제 회복에 집중하는 윤석열 대통령에게도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두 대통령의 첫 만남이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이뤄졌다는 건 한미 반도체 동맹과 우리 정부의 반도체 초강대국 건설의 초석이 될 것이다”라며 “앞으로도 한미 경제안보 동맹에서 반도체의 역할은 더욱 커질 수 있다”라고 했다.

윤진우 기자(jiinw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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