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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부꾸미]주식 계좌에 노는 돈, 이자 5배 더 받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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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김윤희 PD]


요즘 같이 투자하기 불안한 시기에는 그냥 안전하게 현금을 들고 있는게 더 나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쉬는 것도 투자의 한 과정이지만 주식은 쉬어도 돈은 쉬게 할 수 없습니다. 주식 계좌에 놀고 있는 돈, 조금이라도 더 불리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주식 계좌에 노는 돈 60조…이자는 연 0.1%뿐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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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에 투자하려면 먼저 주식 계좌에 돈을 넣어놔야 하죠. 이걸 주식 예탁금 혹은 예수금이라고 하는데요.

이 예탁금에도 이자가 조금 붙습니다. '투자자 예탁금 이용료'라고 하는데, 은행이 고객한테 이자를 주는 것처럼 증권사도 이자를 주는 거죠.

그런데 이렇게 증권사도 이자를 준다는 사실을 아마 대부분 모르셨을 겁니다. 그도 그럴것이 이 이자라는 게 정말 거의 없다시피 할 정도로 조금밖에 안되거든요.

금융투자협회 사이트를 찾아가보시면 증권사별로 예탁금 이용료를 얼마씩 주는지 확인해볼 수 있는데요. 증권사마다 좀 차이는 있지만 보통 연 0.2~0.3%정도입니다. 0.1%밖에 안주는 곳도 수두룩하고요. 증권계좌에 1억원 넣고 있어봤자 1년에 이자로 20만~30만원밖엔 안 준다는 얘깁니다.

이렇게 이자도 거의 받지 못하고 방치된 예탁금이 60조원이나 됩니다. 요즘은 금리도 많이 올랐으니까 이 돈을 은행 예적금에 넣으면 1년에 2~3% 정도 이자를 받을 수 있는데 왠지 손해 보는 느낌이죠?

그렇다고 증권 계좌에 있는 돈을 빼서 은행 계좌에 넣자니 좀 귀찮은 생각도 듭니다. 또 주식이란 건 언제 어떻게 오를지 모르니 바로바로 투자할 수 있는 대기자금을 항상 준비해 놔야 하는데 돈이 은행 예적금에 묶여 있으면 그렇게 하기 힘들겠죠.

예탁금 이용료보다 이자를 5~6배 더 많이 받으면서 필요할 때 언제든 주식에도 바로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RP(환매조건부채권), 발행어음, MMF(머니마켓펀드), 단기채 ETF(상장지수펀드) 그리고 CMA(종합자산관리계좌)입니다.


안전 채권에 투자하는 RP


우선 RP(repurchase agreement)입니다. 환매조건부채권이라고 하는데요. 증권사가 갖고 있는 채권을 고객에게 팔고 난 다음에, 일정 기간이 지나면 증권사가 원금과 이자를 주고 이 채권을 다시 사주는 겁니다.

말이 좀 어려운데 쉽게 말하면 일정 기간 동안 원금과 이자를 받을 수 있는 금융상품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RP는 국공채, 통안채(통화안정채), 금융채, 우량회사채 등 안정적인 채권에 투자하기 때문에 원금손실 우려가 거의 없고요. 단 하루를 맡겨도 하루치 이자가 지급되기 때문에 단기 자금을 운용하기에 유리합니다.

RP는 약정 기간에 따라 수시형과 약정형 2가지가 있는데요. 약정형은, 1개월, 3개월, 1년 이런 식으로 일정 기간 동안 맡겨야 하는 방식이고요. 수시형은 기간 상관없이 내가 마음대로 넣다 뺐다 할 수 있는 방식입니다.

금리는 증권사마다 다른데요. 현재 주요 증권사의 수시형 RP는 연 1.3% 정도 되고요. 약정형은 맡기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금리도 높아지는데, 1년을 맡기면 1.5~1.75%까지 주는 곳도 있습니다. 단, 주의해야 할 것은 약정형은 약정 기간을 다 채우지 않고 중간에 해지하면 해지 수수료가 있어서 수시형보다 수익률이 낮을 수 있다는 겁니다.

주식에 수시로 투자해야 하는 분이라면 수시형이 유리하고요. 당분간 투자할 생각이 없다면 수시형보다 금리가 조금 더 높은 약정형을 선택하시면 됩니다.

만약 이자 1.3%짜리 수시형 RP 상품에 1000만원을 넣었다면 하루 이자로 얼마가 나올까요? 1000만원에 1.3%면 연 이자는 13만원이겠죠. 이걸 365일로 나누면 356원이 되고요. 여기에 이자에 대한 세금 15.4%를 원천징수하면 약 300원이 됩니다. 단 하루를 맡겨도 이정도 이자가 나온다는 얘기죠. 이 금액이 적어보일 순 있지만 0%대 이자 받으면서 현금을 그냥 놀리는 것보단 훨씬 쏠쏠한 수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요즘엔 시중 금리가 많이 올라서 증권사들도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RP상품 금리를 많이 올렸습니다.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르면 이에 따라서 RP 금리도 더 오를 가능성이 있죠.

RP 역시 주식처럼 HTS나 MTS를 통해 간단하게 주문할 수 있습니다. RP 주문창에서 수시형이나 약정형 중 하나를 선택하고 주문금액만 입력하면 간단하게 투자할 수 있죠.


발행어음 연 2%대 이자 '쏠쏠'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기 신용으로 발행하는 일종의 약속어음입니다. 증권사 신용으로 발행하기 때문에 신용도가 높은 대형 증권사만 발행할 수 있고요. 현재는 미래에셋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4곳에서만 발행어음을 취급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방식은 RP랑 거의 비슷합니다. 증권사가 발행한 발행어음을 사면 단 하루 동안만 갖고 있더라도 이자가 지급됩니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수시형과 약정형 2가지가 있습니다. 이자는 증권사마다 좀 다른데요. 수시형이 약 1.5% 정도, 약정형은 1년 기준으로 약 2.5%입니다.

RP보다 이자를 더 많이 주는 이유는 신용위험 때문입니다. RP는 국채 등 안전자산에 투자하지만 발행어음은 증권사의 신용으로만 발행하거든요. 극단적인 예로 증권사가 망하면 원금을 돌려받을 수 없는 상품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발행어음을 취급하는 증권사는 신용등급이 매우 높기 때문에 사실상 이 발행어음도 원금손실 우려는 거의 없습니다.

발행어음도 HTS나 MTS에서 주문할 수 있습니다. 수시형 혹은 약정형 중에 선택한 뒤 주문금액을 쓰고 매수 버튼만 누르면 됩니다.


금리 더 오른다면? MMF


MMF는 머니마켓펀드(Money Market Fund)의 약자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RP나 발행어음과는 다르게 이건 '펀드' 상품입니다. CP(기업어음), CD(양도성예금증서), 콜 같은 만기 1년 이하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하는 펀드인데요.

채권은 시중 금리가 오르면 가격이 떨어지기 때문에 채권 투자 상품도 손실 우려가 있습니다. 하지만 MMF는 만기가 짧은 채권에 투자하기 때문에 금리 인상에 따른 가격 하락 우려는 덜 한 편이고요. 1년 수익률은 보통 0.5~1% 정도입니다.

MMF의 장점은 시중 금리와 수익률이 연동한다는 건데요. 금리가 오르면 채권의 평가금액은 떨어지지만 채권이란건 만기때까지 갖고만 있으면 결국 원금과 이자를 받을 수 있거든요. 만기가 짧은 채권에 투자하는 MMF는 금리 인상에 따른 채권 가격 하락보다 이자수익 상승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납니다. 이에 따라서 MMF의 기준가격도 오르게 되고요. 그래서 MMF를 금리 상승기에 유리한 상품이라고 합니다.

지금 미국 연준(연방준비제도이사회)은 앞으로 기준금리를 2~3% 정도로 올릴 수 있다고 예고하고 있잖아요.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금리를 올리는 중이고요. 이런 측면에서 당분간 MMF가 RP나 발행어음보다 수익률이 더 좋다고 예상하기도 합니다.

유의하셔야 하는 건 MMF는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이기 때문에 언제든 손실 가능성이 있다는 건데요. 보통은 국공채 등 우량 채권에 투자해서 원금 손실 우려는 거의 없긴 하지만 만에 하나 투자한 채권 중에 어딘가에 이상이 생긴다면 MMF에서도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MMF는 환매 신청을 하면 돈이 바로 들어오는 게 아니라 그 다음날 들어온다는 점도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당장 급하게 투자할 데가 있는데 돈은 내일 들어오면 좀 곤란하겠죠. 평소에 수시로 투자하시는 분이라면 MMF보다는 RP나 발행어음이 더 편하실 수 있습니다.


쉽고 간편한 단기채 ETF


지금까지 설명한 RP 등의 상품은 생소해서 어렵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런 분들을 위해 기존 주식처럼 쉽고 편하게 거래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요. 단기채 ETF에 투자하는 겁니다.

현재 주식시장에 상장한 단기채 ETF에는 △KODEX 단기채권 △KODEX 단기채권PLUS △TIGER 단기채권액티브 △ARIRANG 단기채권액티브 △HANARO 단기채권액티브 등이 있습니다.

만기 1년 미만의 국고채, 통안채 등에 투자하는 펀드라는 점에서 MMF와 원리가 같습니다. 수익률도 MMF와 비슷한 연 0.5~1% 수준입니다.

ETF의 장점이라면 매매의 편리성이겠죠. 일반적인 주식처럼 쉽게 매매할 수 있고 가격이 실시간으로 표시되기 때문에 RP나 발행어음보다는 투자하기 한결 편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장기 차트를 보면 꾸준히 우상향 하긴 하지만 금리가 급격히 올라 채권 가격이 떨어질 때는 일시적으로 단기채 ETF 가격도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하셔야 합니다.


신경쓰기 귀찮아 ㅠㅠ 알아서 굴려주는 CMA


이것저것 하기 다 귀찮다고 하면 또 방법이 있습니다. CMA를 이용하는 건데요. 고객의 예탁금을 증권사가 '알아서' 굴려주는 종합자산관리계좌입니다.

CMA 어떤 자산에 투자하느냐에 따라 RP형, 발행어음형, MMF형, MMW형 등으로 나뉩니다. RP형, 발행어음형, MMF형은 이름따라 각 상품에 투자하고요.

MMW는 머니마켓랩(Money Market Wrap)이라는 랩어카운트 상품입니다. 랩어카운트는 증권사가 고객의 기호에 맞게 여러 투자 자산을 묶어서(wrap) 자산을 운용해 주는 건데요. MMW는 보통 한국증권금융의 예금이나 콜론 같은 금리가 높은 상품에 투자합니다.

CMA 역시 증권사마다 금리가 조금씩 다릅니다. RP형 CMA나 발행어음형 CMA를 보면 그냥 RP나 발행어음을 사는 것보다 금리가 조금 낮습니다. 하지만 내가 직접 매매하지 않아도 증권사가 알아서 투자해준다는 편리함이 있기 때문에 이것저것 신경 쓰기 싫은 분이라면 CMA를 이용하시는 게 훨씬 간편할 겁니다.

CMA 중에 RP형, 발행어음형, MMW형은 사전에 증권사가 공지한 약정수익률을 지급합니다. 현재는 약 1% 중반~2% 초반대 금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증권사 홈페이지에 상품별 수익률이 다 공지돼 있기 때문에 보시고 가장 금리를 많이 주는 상품에 가입하시면 됩니다. MMF형은 실적배당형 상품이라 약정수익률이 아닌 시장수익률대로 이자를 지급합니다.

투자의 편리성이나 약정수익률이 좋다고 하면 RP형, 발행어음형, MMW형 등을 선택하시면 되고요. 환매의 다소 불편함이 있더라도 MMF 수익률이 앞으로 더 높을 것 같다고 예상되신다면 MMF형을 선택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예금자 보호 불가 유의


지금까지 증권계좌에 놀고 있는 내 돈 조금이라도 불리는 방법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마무리하기 전에 한 가지만 더 말씀 드리자면 앞서 말씀드린 이 모든 방법들은 예금자보호가 되지 않는 상품이라는 겁니다.

증권계좌의 예수금은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증권사가 망하더라도 5000만원까지는 원금을 지킬 수 있는데요. 이걸 RP, 발행어음 등에 투자하거나 CMA에 가입하는 순간 예금자보호는 일절 되지 않는다는 점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김윤희 PD realkim1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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