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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1차지명은 사라졌지만, 롯데 사랑은 그대로”…2004년생 경남고 배터리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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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목동, 고봉준 기자] 고향팀을 향한 애정이 흘러넘쳤다. 롤모델 역시 약속이나 한 듯, 학교 선배이자 롯데 자이언츠의 주축 선수들을 함께 꼽았다. 2004년생 경남고 배터리 신영우(18)와 김범석(18) 이야기다.

경남고의 핵심 전력을 이루는 둘은 20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6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덕수고와 1회전에서 4-3 승리를 합작했다. 우완투수 신영우는 2-0으로 앞선 3회말 1사 1·2루에서 구원등판해 연속 탈삼진을 솎아내며 위기를 넘긴 뒤 4⅔이닝 4피안타 9탈삼진 2실점 역투하고 승리투수가 됐다. 또, 4번 포수로 나온 김범석은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 1도루로 활약하고 수훈을 올렸다.

둘의 존재감이 함께 빛난 하루였다. 먼저 신영우는 최고시속 153㎞의 직구와 너클커브, 슬라이더를 효과적으로 섞어 던지며 덕수고 타선을 봉쇄했다. 4회와 7회 1점씩 내주기는 했지만,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면서 4-3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무엇보다 직구와 너클커브의 조합이 인상적이었다. 등판 시작부터 150㎞대의 강속구를 뿌린 신영우는 7회까지 묵직한 직구를 던지며 프로 스카우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또, 위기마다 낙차 큰 너클커브를 섞어 결정적인 삼진을 솎아내기도 했다.

김범석의 방망이와 투수 리드도 빼놓을 수 없었다. 1-0으로 앞선 3회 1사 1·3루에서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기록해 도망가는 점수를 만들어냈다. 이어 덕수고가 2-1로 따라붙은 5회 2사 2루에선 귀중한 좌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이와 더불어 투수들의 기를 살리는 힘찬 리드도 빛을 발했다.

경기 후 함께 만난 신영우와 김범석은 “지난해 청룡기와 올해 3월 전국명문고야구열전에서 덕수고를 상대로 모두 패했다. 그래서 오늘만큼은 꼭 이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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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우와 김범석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는 유망주들이다. 지난해 11월 봉황대기를 통해 뒤늦은 고교 무대 데뷔전을 치른 신영우는 올 시즌 150㎞대의 강속구를 뿌리며 이름을 알렸고,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제구력을 보완해 가치를 높였다.

신장 178㎝·체중 95㎏의 육중한 체구를 지닌 김범석은 파워를 갖춘 공격형 포수로 잘 알려져 있다. 강한 어깨와 안정적인 볼 배합 역시 장점으로 꼽힌다.

신영우와 김범석은 경남고에서 만나기 전까지는 서로를 잘 알지 못했다. 경남중 시절 주전 안방마님으로 유명했던 김범석의 이름을 신영우가 아는 정도였다.

신영우는 “(김)범석이는 중학교 때부터 워낙 유명해서 잘 알고 있었다”며 웃고는 “범석이가 포수 마스크를 끼고 앉아있으면 투수에게 큰 안정감을 준다. 쉽게 드러나지 않는 최대 장점이다. 또, 주장으로서 선수들을 이끄는 리더십도 있다”고 친구를 치켜세웠다.

그러자 김범석은 “(신)영우의 장점은 역시 공 빠르기다. 150㎞대 직구를 안정적으로 뿌릴 수 있는 투수다. 이와 더불어 변화구 제구 역시 뛰어나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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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태생의 신영우와 부산 출신의 김범석은 서로 다른 방식을 통해 야구를 시작하게 됐다. 신영우는 어릴 적부터 야구를 좋아해서 직접 동네야구 클럽을 꾸릴 정도였다. 비록 부모님의 반대로 초등학교 때는 엘리트야구를 하지 못했지만, 초등학교 6학년 시절 친구들과 연식야구 대회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비로소 부모님의 허락을 받을 수 있었다. 남들보다 늦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엘리트야구를 시작하게 된 배경이다.

김범석은 정반대 케이스다. 야구를 좋아하는 아버지를 따라 자연스럽게 방망이를 잡게 됐고,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김해삼성베이스볼클럽에서 엘리트야구의 길을 걸었다.

이렇게 시작은 달랐지만, 둘이 함께 공유하는 공통점도 있다. 바로 고향팀 롯데를 향한 사랑이다. 신영우와 김범석 모두 “어렸을 적부터 자연스럽게 롯데를 응원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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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선수 역시 통한다. 신영우는 롯데 우완투수 최준용을, 김범석 역시 롯데 내야수 한동희를 롤모델로 꼽았다. 최준용과 한동희 모두 경남고 출신이라고 되묻자 열여덟 소년들은 말없이 웃음으로 선배들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다만 둘이 프로 무대에서 어떤 유니폼을 입고 뛸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사실 예년 같으면 둘이 2023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 1차지명을 놓고 선의의 경쟁을 벌였겠지만, 올해부터 전면 드래프트로 방식이 바뀌면서 전망은 안갯속으로 빠졌다.

신영우는 “비록 1차지명은 사라졌지만, 롯데에서 뛰고 싶은 마음은 나와 범석이 모두 같다”면서도 “어차피 어떤 유니폼을 입을지는 모른다. 그저 남은 기간 좋은 성적을 내서 높은 순번으로 이름이 불리길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 덕수고를 1회전에서 제압한 경남고는 23일 목동구장에서 장안고와 만난다. 신영우와 김범석은 모두 “가장 강하다고 평가받은 덕수고를 어렵게 이겼다. 큰 고비를 넘긴 만큼 이제 우승을 향해 달려가겠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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