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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1 (일)

尹정부 국정과제 발표한 날…'인수위' 검색량 폭발했다 [나기자의 데이터로 세상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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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기자의 데이터로 세상읽기-8]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49일 만에 지난 6일 대장정을 마무리했습니다. 윤석열정부가 향후 5년간 어떻게 운영될지에 관한 밑그림(국정과제)을 그린 건데요. 2주 전 데이터로 세상읽기 코너서 '과기정통부'와 '산업부'가 국정과제를 많이 맡으며 향후 윤석열정부서 핵심 역할을 할 것이란 점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렇다면 국민은 이번 인수위에 관해 어떤 분야에 가장 관심이 많았을까요? 그리고 국정과제 핵심 키워드는 무엇이었고, 앞으로 어떻게 운영될까요? 마지막으로 언론 보도는 제대로 이뤄졌을까요? 인수위 결산 기사를 데이터를 통해 낱낱이 말씀드려보겠습니다.

① 국민은 '국정과제'가 무엇인지 관심이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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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인수위를 가장 많이 검색한 날짜를 계산해보기 위해, 국내 제1포털인 네이버가 제공하는 검색량 통계인 '네이버 트렌드'에 가봤습니다. 5월 3일, 즉 국정과제 발표날에 인수위를 검색한 건이 가장 많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국민 상당수는 평소엔 인수위 활동에 관심이 많지 않지만 (국정과제 발표날이 100이라고 한다면, 그 절반도 안 되는 50 이하인 날도 꽤나 많음을 위 그래프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국정과제 발표날만큼은 '윤석열정부가 뭘 할지 궁금해서' 검색을 많이 해본 것입니다.

국정과제 발표날(5월 3일) 전에 가장 많이 인수위를 검색한 날은 다름 아닌 인수위 현판식이 있었던 3월 18일이었습니다.

중간에 4월 29일, 그리고 4월 11일에 인수위 검색량이 많을 때가 있었습니다. 인수위 홈페이지에 들어가 찾아보니 4월 29일은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윤석열정부 복지국가 정책 방향을 브리핑한 날이었고요. 4월 11일은 인수위서 '만 나이'로 나이를 통일하겠다고 발표한 날입니다. 복지·만 나이 등 일상생활과 관련된 발표가 있을 때 국민은 인수위를 검색해본 것입니다.

② 국정과제 키워드는? 주택 공급·투자 확대

이번 인수위가 발표한 국정과제(정부 운영 5년 로드맵)가 대략 어떤 내용인지는 이미 공개됐습니다. 한미동맹 강화·산업 안보망 구축·부동산 세제 정상화·원전 산업 재육성·디지털인재 양성 등이 포함됐죠.

182쪽에 달하는 국정과제를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인 텍스톰(TEXTTOM)을 통해 형태소(단어)로 분석해봤습니다. 분석 결과, 국정목표가 351건으로 가장 많이 쓰였고 강화(184건) 확대(165건) 과제(141건) 산업(120건) 등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상위 200개 단어로 연장해보면, 디지털(83건·16위), 글로벌(65건·23위), 청년(40건·46위) 등이 언급됐습니다. 강화·확대 등 전반적으로 뭔가를 더 잘해보겠다는 뉘앙스의 단어가 많이 포함됐네요.

키워드를 클릭해보면 어떤 단어와 연관되는지가 나오는데요. 윤석열정부 국정목표를 잘 보여주는 단어인 '확대'(3위)라는 단어를 클릭해보면 다음과 같이 나왔습니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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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와 관련해서 연관된 단어를 살펴보면, 윤석열정부의 핵심 2개 축은 바로 주택 공급 확대와 투자입니다.

주택 공급 확대는 윤석열정부가 250만호 공급을 내건 상태부터 이미 기정사실로 됐었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6일 "정부 출범 100일 안에 250만호 플러스 알파(+α)의 주택 공급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원 장관은 청문회 답변서를 통해 집값 하향 안정이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청년층 내 집 마련 꿈을 위해 열심히 주택 공급에 나서겠다고 덧붙였었죠.

투자 확대도 윤석열정부의 가장 큰 핵심 중 하나입니다.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가 6대 국정목표 중 하나이기도 하죠. 민관합동위원회 설치, 기회발전특구(파격적 세제 지원) 지정, 반도체·보안 인력 양성 등이 모두 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조치이죠.

③ 인수위의 꽃은 안철수 아닌 '윤석열' … 尹 대통령, 5개 회의 직접 챙긴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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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란 글자가 들어간 기사는 지난 3월 18일(현판식)부터 5월 6일(해단식)까지 총 2만4949건(언론 빅데이터 시스템 빅카인즈에 등록된 54개 매체 기준)이다. 이를 기반으로 관계도를 그려보면, 인수위원장인 안철수보다 당시 대통령 당선인 신분이었던 윤석열 대통령이 더 핵심에 닿아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명목상 위원장은 안철수 전 인수위원장이었지만, 인수위의 실질 주인공은 윤 대통령이었던 셈이다.

이번 국정과제를 보면 총 5개가 대통령 주재 혹은 직속으로 관련된 위원회는 다음과 같다.

규제혁신 전략회의, 산업혁신 전략회의, 국가사이버보안위원회,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국방혁신 4.0 민관합동위원회가 그것이다. 규제·산업은 경제 분야고, 사이버보안·국방혁신은 안보 분야다. 2030 부산박람회 유치는 외교 분야다. 고물가·저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경제 성장을 하면서 동시에 북핵·해킹 등 외부 위협에 대응하는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과연 윤 대통령이 이 같은 목표를 다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재로선 경기 침체 장기화 조짐이 있기 때문에 윤 대통령에게 주어진 대내외적 환경이 호락호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관가선 "믿는 사람은 끝까지 믿어주는 호탕한 사람이니 책임장관제 등을 실현하면서 전문가 위주로 잘 국정을 운영할 거다"와 "준비가 안 된 상태서 대통령이 됐기에 생각 외로 많은 암초가 있어서 그다지 크게 변화를 못 이끌어낼 것"이라는 상반된 평이 나오고 있다. 후자보다 전자가 되기 위해서, 지금 이 시점서 가장 윤 대통령에게 필요한 건은 명확한 비전 제시, 그리고 끊임없는 소통을 통한 상대방에 대한 설득일 것이다.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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