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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토트넘 손흥민 아시안 첫 EPL 득점왕, 축구사를 새로 썼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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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EPL 최종 38라운드 노리치 시티전 리그 22,23호골 폭발...살라와 개인 득점 공동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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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손흥민이 23일 노리치 시티와 2021~2022 EPL 최종전에서 22,23호골을 연달아 넣으며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 EPL 득점왕에 올라 세계축구사를 새로 썼다. 22호골을 넣고 기뻐하는 손흥민(오른쪽)./노리치(영국)=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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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박순규 기자] 드디어 22호골, 그리고 5분 뒤 또 23호골! 마침내 꿈이 이뤄졌다. '슈퍼 소니' 손흥민(30·토트넘)이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극적으로 대반전의 시나리오를 완성하며 아시안 첫 유럽 빅리그 득점왕에 오르는 새역사를 썼다. 한국 선수는 물론 아시아 국적의 선수로는 처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에 오르는 쾌거를 이룩했다. 비록 모하메드 살라(30·리버풀)가 골을 추가하면서 극적으로 공동 득점왕을 허용했지만 아시아 선수로서는 유럽 5대 빅리그(잉글랜드,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1호 득점왕이라는 점에서 아시아 축구의 자존심을 세운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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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밖으로 뛰쳐나갈 만큼 22호골을 넣고 기뻐하는 손흥민(위)./노리치=AP.뉴시스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 23일 오전 0시(한국시간) 영국 노리치의 캐로 로드에서 열린 ‘꼴찌’ 노리치 시티와 2021~2022시즌 EPL 최종 3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선발 윙포워드로 나서 3-0으로 앞서던 후반 25분 추가골로 리그 22호골을 성공시킨 데 이어 후반 30분 또 다시 23호골을 연달아 폭발, 22골의 모하메드 살라를 제치고 개인 득점 랭킹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살라가 후반 교체 멤버로 투입된 뒤 후반 39분 역전골을 넣으며 리그 23호골을 기록, 살라와 함께 공동 1위로 시즌을 마감하며 아시아 선수로서는 처음 '골든 부트'의 주인공이 됐다.

시즌 막판까지 '톱4' 경쟁을 펼친 토트넘은 데얀 쿨루셉스키의 2골과 손흥민의 2골, 해리 케인의 1골을 앞세워 노리치 시티에 5-0으로 완승, 자력으로 4위를 확정하며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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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노리치 시티전이 끝난 뒤 득점왕에게 주어지는 '골든 부트'를 수상한 손흥민./노리치=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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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살라와 공동 득점왕에 올랐지만 골의 순도에선 손흥민이 앞섰다. 손흥민은 리그 23골 모두를 필드골로 기록한 반면 살라는 23골 가운데 5골을 페널티킥 골로 기록했다. 최근 10경기에서 10골(2도움)을 터뜨리며 살라를 1골 차로 무섭게 추격한 손흥민은 이날 노리치 시티와 최종전에서 3-4-3포메이션의 왼쪽 윙포워드로 나서 22호골을 터뜨리기 전까지 모두 3차례의 결정적 찬스를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어려움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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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종료된 EPL 개인 득점-도움 순위. 살라와 손흥민이 23골로 나란히 득점 공동 1위를 차지했다./EP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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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손흥민은 데얀 쿨루셉스키의 2골과 해리 케인의 1골로 앞서가던 후반 기어코 물오른 득점 감각을 유감없이 펼쳐 보였다. 후반 23분 루카스 모우라가 교체 투입되면서 꽉 막혔던 득점포가 가동되기 시작했다. 후반 25분 해리 케인의 전진 패스를 이어받은 모우라가 왼발 원터치 패스로 재치있게 볼을 밀어주자 손흥민이 지체없이 페널티박스 중앙에서 오른발 슛으로 오른쪽 골문을 뚫어 22호골을 성공시켰다. 후반 30분 손흥민의 리그 23호골도 모우라의 프리킥으로부터 시작됐다. 손흥민은 모우라의 오른쪽 프리킥이 문전 경합 도중 페널티 박스 왼쪽으로 흘러나오자 이를 잡아서 상대 수비수의 집요한 견제를 뚫고 오른발 감아차기 중거리슛으로 연결, 오른쪽 골망을 흔들었다.

페널티 박스 왼쪽 외곽의 골문 22m 지점 '손흥민 존'에서 정확한 오른발 슛으로 골문을 뚫은 손흥민은 23호골로 마침내 살라를 제치고 개인 득점 단독 1위에 올라섰으나 후반 디오구 조타와 교체돼 투입된 살라가 리그 23호골에 성공하면서 '골든 부트'를 나눠가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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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짝' 해리 케인(오른쪽)과 득점왕의 감격을 나누는 손흥민./노리치=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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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골의 순도면에서 살라를 능가한 손흥민은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유럽 5대 빅리그 득점왕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그동안 유럽의 마이너리그격인 군소리그에서는 아시아 선수가 득점왕에 오른 적으로 있으나 유럽 메이저 리그에서는 아직 유럽과 남미, 아프리카의 벽을 넘지 못 했다. 이란의 알리레자 자한바크시(페예노르트)는 AZ알크마르에서 뛰던 2017~18시즌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33경기에 출전해 21골을 넣고 아시아 선수 최초로 유럽 1부리그 득점왕에 오른 적이 있다.

이란 공격수 사르다르 아즈문은 지난 2019~20시즌 러시아리그에서 17골을 기록, 득점왕을 차지한 바 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통산 121골을 기록한 ‘차붐’ 차범근조차 득점왕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손흥민의 EPL 득점왕은 이처럼 아시아 축구와 세계 축구 역사를 새롭게 썼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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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말다툼을 벌이기도 했던 주전 센터백 에릭 다이어(오른쪽)도 손흥민의 골을 축하하고 있다./노리치=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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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페널티킥 하나 없이 왼발과 오른발을 골고루 사용한 100% 필드골이란 점도 득점왕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손흥민은 리그 35경기에 출전, 오른발로 11골, 왼발로 12골을 기록했다. 원래 오른발잡이지만 양발을 모두 잘 쓰기 위해 어린 시절부터 부단하게 왼발을 훈련한 결과 이제는 왼발 사용이 더 편할 정도로 양발 사용에 능수능란하다. 아버지 손웅정 씨는 손흥민의 왼발 사용을 위해 일상의 모든 행동을 왼발부터 사용하도록 한 것이 결국 아시안 첫 유럽 빅리그 득점왕이란 결실을 거뒀다.

손흠민은 스타킹을 신을 때도 왼발 먼저, 축구화를 신을 때도 왼발 먼저, 경기장에 들어설 때도 왼발 먼저, 슈팅 훈련을 할 때도 왼발과 오른발 모두 500번씩 하며 언제 어느 때든 자연스럽게 왼발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훈련으로 손흥민은 토트넘의 전담 키커로 활약하고 있으며 왼쪽 코너킥이든 오른쪽 코너킥이든, 페널티 에어리어 외곽의 어느 쪽이든 상대 수비수를 위협하는 킥으로 공격 포인트를 쌓았다.

손흥민의 득점왕 활약은 또한 토트넘의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에도 큰 기여를 해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막판 득점 퍼레이드와 함께 상승세를 타며 4위 아스널을 결국 끌어내리고 '톱4'를 확정, UCL 진출권을 획득했다. 토트넘은 지난 8일 4위 싸움의 최대 고비인 리버풀 원정에서 1-1로 비기면서 4위 아스널과 승점 4점 차를 좁히지 못 했으나 13일 아스널을 3-0으로 이기고 15일 번리전을 1-0으로 이기면서 드디어 자력 4위의 대반전을 이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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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모든 일정을 마친 2021~2022시즌 EPL 최종 팀 순위. 맨체스터 시티가 우승을 차지했다./네이버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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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과 4위 싸움에서 상대적으로 앞서있던 아스널은 13일 토트넘과 사실상 '승점 6점' 매치에서 0-3으로 대패하고, 그 후유증으로 17일 뉴캐슬전마저 0-2로 패함으로써 5위를 탈출하지 못 하고 자력 4위의 길마저 잃었다. 아스널은 에버턴과 최종전에서 5-1 대승을 거뒀지만 토트넘이 손흥민과 쿨루셉스키의 '멀티골' 활약에 힘입어 노리치 시티를 5-0으로 대파함으로써 순위 역전에 실패했다. 피말리는 '톱4' 순위경쟁에서 토트넘이 앞서갈 수 있도록 절대적 역할을 한 선수는 바로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4월 만만하게 봤던 브라이튼과 브렌트포드전에서 1패1무로 위기를 맞은 다음 치른 5월 1일 레스터 시티전에 2골1도움으로 3-0 승리를 이끈 데 이어 8일 리버풀전 선제골, 13일 아스널전 추가골을 기록함으로써 토트넘의 '톱4' 확정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손흥민의 활약에 힘입은 토트넘은 마침내 시즌 최종전에서 '톱4'를 확정하고 2019-2020시즌 이후 3년 만에 다시 '별들의 전쟁'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서게 됐다.

손흥민의 득점왕 등극은 시즌 도중 감독 교체의 혼란 속에서 꾸준한 활약으로 일궈냈다는 점에서 더 주목을 받는다. 득점과 공격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누누 산투 감독 체제에서도 팀을 이끄는 득점으로 홈팬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2주마다 한 번꼴로 팀을 떠나겠다고 엄포를 놓는 안토니오 콘테 감독 체제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위기마다 득점포를 가동, 꿈 같은 '톱4'와 '골든 부트'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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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왕에 대한 강한 열망을 보이고 있는 손흥민. 리그 22호골이 터지기 전까지 동료들의 적극적인 도움에도 불구하고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아쉬움을 자아내기도 했다./노리치=AP.뉴시스


'환상의 찰떡궁합'을 보여온 해리 케인과 지난 1월 이적한 오른쪽 윙포워드 데얀 쿨루셉스키와 함게 구성한 토트넘의 'S(손흥민)-K(케인)-K(쿨루셉스키) 라인'의 공격력도 노리치 시티와 최종전에서 보여줬듯이 손흥민의 득점포 화력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 2022년 들어 손흥민과 해리케인은 공격 포인트 1,2위를 기록했다. 해리 케인은 올들어 14골 7도움, 손흥민은 15골 5도움을 기록했다. 쿨루셉스키는 6골 8도움의 활약을 보여 토트넘의 4위 등극을 이끌었다. 손흥민과 해리 케인은 또한 '텔레파시 듀오'로 불릴 만한 콤비 플레이로 EPL 통산 최다 합작골인 41골을 넣어 서로의 공격력을 배가시키는 역할을 했다.

토트넘 구단과 팬들은 올 시즌 '올해의 선수' 3관왕을 손흥민에게 안기며 그의 헌신과 노력, 그리고 빛나는 결과를 평가했다. 토트넘 구단은 지난 15일 손흥민이 '토트넘의 올해의 선수(One Hotspur Player of the Season)', '토트넘 주니어 팬이 뽑은 올해의 선수(One Hotspur Junior Members' Player of the Season)', '공식 서포터스가 뽑은 올해의 선수(Official Supporters' Clubs Player of the Season)'를 수상했다고 밝혔다. 손흥민의 구단 선정 올해의 선수 3관왕은 2018~2019시즌, 2019~2020시즌에 이어 개인 통산 세 번째로 '미스터 토트넘'으로 불리는 이유를 입증했다.

한편 최종전까지 우승 경쟁을 펼친 2021~2022시즌 EPL 챔피언은 맨체스터 시티로 결정됐다. 맨시티와 리버풀은 최종전에서 모두 이겨 종전의 승점 1점 차가 그대로 유지됐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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