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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디스플레이 가공장비 1위 기업 미래컴퍼니, 반도체·2차전지 올라타 ‘퀀텀점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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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 ‘에지 그라인더’ 장비 글로벌 시장 점유율 70% 1위 기업

국내 주요 반도체 제조업체 신공정 라인 ‘웨이퍼 가공장비’ 납품해

2년 전부터 ‘꿈의 2차전지’ 전고체 배터리 장비 국책과제도 참여

복강경 수술로봇 상용화 “글로벌 종합 장비기업으로 거듭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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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컴퍼니 에지 그라인더 장비. [사진제공 = 미래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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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곽민재 기자] "30년 가까이 축적한 디스플레이 가공 기술을 활용한 제품으로 신(新)산업인 반도체와 2차전지 시대에 올라탈 준비를 끝냈습니다."

세계 1위 디스플레이 공정장비 ‘에지 그라인더’ 생산기업 미래컴퍼니의 김준구 대표는 회사의 신성장 동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미래컴퍼니는 디스플레이 패널 가공장비인 에지 그라인더를 최초로 국산화한 기업이다. 패널의 내구성을 50% 높여주기 때문에 디스플레이 생산 공정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장비다. 미래컴퍼니 에지 그라인더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70%로 전 세계 1위다. 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중국의 BOE, CSOT 등이 주요 고객사다.

◆반도체 웨이퍼 가공장비 납품…전고체 배터리 장비 공략도= 미래컴퍼니는 지난해 3월 국내 주요 고객사의 품질인증 테스트를 통과하고 반도체 신공정 라인에 웨이퍼 가공장비 초도 납품을 완료했다. 통상 반도체 웨이퍼 제조 공정은 높은 수준의 정밀도와 보안을 요구하는 메인공정으로 신규업체가 진입하는 것이 매우 까다롭다. 3년 전 일본의 수출 규제가 계기가 됐다. 마침 국내 반도체 제조사가 반도체 집적도를 높이기 위해 일본회사에 신공정에 필요한 장비를 요청했지만, 선뜻 새로운 장비를 개발하겠다는 업체가 없었다고 한다. 미래컴퍼니는 기회를 살려 신공정에 필요한 웨이퍼 가공장비 개발에 성공했다. 김 대표는 "디스플레이 패널 절단면을 다이아몬드휠을 통해 ㎛(마이크로미터) 단위로 정밀 제어·가공하는 에지 그라인더 기술을 기반으로 단 3년 만에 웨이퍼 신공정에 장비를 납품하는 쾌거를 이뤘다"고 했다.

2차전지 가공 장비도 공략하고 있다. 2019년에 2차전지 배터리 셀을 감싸는 쿨링 플레이트를 가공하는 장비 개발에 성공했다. 해당 부품은 잘못 가공하면 열전도율 차이가 생겨 배터리 수명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기술력이 필요하다. 2년 전부터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고 삼성SDI가 수요기업인 전고체 전지 배터리셀 가압·검사장비 국책과제에도 참여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지 양극과 음극 사이에 있는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하고, 분리막을 없앤 차세대 전지다. 기존의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안전성과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어 ‘꿈의 2차전지’로 불린다. 김 대표는 "미래컴퍼니 화성 본사 연구소에 드라이룸을 완공해 현재 전공정과 적측공정 사이에 고체 전해질을 쌓고, 프레싱하고, 비파괴검사를 하는 데 사용되는 장비의 생산라인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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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컴퍼니 공장 전경. [사진제공 = 미래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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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컴퍼니는 지난해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코로나19로 디스플레이 업계의 시설투자가 대폭 줄어든 바람에 미래컴퍼니는 2020년 매출이 589억원까지 떨어졌지만, 지난해 매출액이 100% 증가하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미래컴퍼니의 지난해 매출은 1164억원, 영업이익은 46억원이다. 김 대표는 "코로나19 상황이 점차 나아지면서 디스플레이 업계의 장비 수요도 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업황 변동성이 큰 디스플레이 장비사업 대신 변동성이 적은 반도체, 전고체 배터리 장비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경영 위기 속 구원투수로 등판…복강경 수술로봇도 개발= 미래컴퍼니는 1984년 설립됐다. 김 대표는 창업주인 고(故) 김종인 대표의 아들이다. 미국 코넬대학교에서 공학학사와 석사학위를 받았고 미국 시카고대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수료했다.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통신연구소에서 선임연구원을 거쳐 글로벌 컨설팅사인 베인앤드컴퍼니에서 근무했다. 김 대표는 2013년 6월 선친이 갑작스레 작고하자 2014년 미래컴퍼니에 입사하게 됐다. 김 대표가 입사하던 시기 회사의 상황은 좋지 않았다. 2014년 매출은 448억원으로 반 토막이 났고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김 대표가 사활을 걸고 기술개발을 통해 신사업을 육성하게 된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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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컴퍼니 복강경 수술로봇 레보아이(Revo-i). [사진제공 = 미래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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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컴퍼니는 차세대 먹거리로 수술로봇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세계에서 2번째로 복강경 수술로봇을 상용화했다. 2007년부터 11년간 400억원의 연구개발(R&D) 비용을 들여 2018년 복강경 수술로봇 레보아이(Revo-i)를 출시했다. 복강경 수술로봇은 외과적 수술을 지원·담당하는 로봇이다. 세브란스병원에서 다양한 적응증에 관한 임상 데이터를 쌓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를 받았다. 개발 후 전문병원 등에 레보아이를 납품, 지난해 11월 종합병원급 공공의료기관 원자력병원에 레보아이를 도입했다. 아울러 국내 의료시장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중동, 러시아 등 해외 의료시장에서도 대리점 계약 인증 작업을 진행 중이다. 김 대표는 "미래컴퍼니의 원동력은 한 번 시장에 대한 확신이 서면 성과가 날 때까지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이라며 "50%가 넘는 연구 인력을 기반으로 매출의 10%가량을 꾸준히 기술개발에 투자해 ‘글로벌 종합 장비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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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용인=곽민재 기자

곽민재 기자 mjkw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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