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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사우디 에너지장관 "OPEC+ 통해 러시아와 산유량 협의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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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장관 [사진 제공=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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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아지즈 빈 살만 에너지장관이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라는 틀 안에서 러시아와 산유량 협의를 지속하며 협력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2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압둘아지즈 에너지장관은 "사우디는 러시아를 포함한 OPEC+와 계속 산유량을 협의하기를 원하다"고 말했다.

압둘아지즈 장관의 발언은 최근 OPEC+ 내에서 러시아의 입지와 관련된 의문을 일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러시아의 산유량은 줄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방의 제재 조치로 러시아가 원유 생산에 필요한 장비와 기술을 확보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원유시장 정보업체 오일엑스는 러시아의 하루 평균 산유량이 3월 1100만배럴에서 4월에 1000만배럴로 줄었다고 추산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서방의 제재 조치로 러시아의 산유량이 최대 300만배럴 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산유량이 줄고 러시아가 서방에 원유를 팔기도 어려워지면서 OPEC+ 내에서도 입지가 애매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일각에서 제기됐다. 하지만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으로 OPEC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우디가 계속 러시아와 함께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당장 OPEC+가 2020년 합의한 산유량 쿼터의 시한이 3개월 후에 만료됨에 따라 새로운 산유량 합의가 필요한 상황에서 러시아의 입장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압둘아지즈 장관은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다는 이유로 새로운 산유량 합의에 대해 언급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수요가 있다면 OPEC+가 산유량을 늘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OPEC은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발생한 뒤 하루 산유량을 580만배럴 대폭 줄였다. 이후 매달 43만배럴씩 점진적으로 산유량을 늘리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국제유가가 치솟자 유가를 끌어내리기 위해 미국 등 서방이 사우디에 증산을 요구했지만 사우디는 이를 묵살했다.

압둘아지즈 장관은 유가 상승은 정제 능력 소실과 세금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을 결정하는 것은 원유 정제 능력"이라며 "적어도 지난 3년 동안 세계는 400만배럴의 정제 능량을 상실했으며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만 270만배럴을 상실했다"고 말했다. 압둘아지즈 장관은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 세계 경제성장률 둔화, 공급망 혼란 등 불확실성 높은 상황에서 향후 질서있는 조정을 위해서는 OPEC+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우디는 2016년 이후 OPEC+를 통해 러시아와 산유량을 협의해왔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뒤 사우디는 서방과 러시아 사이에서 중립적 입장을 유지했다.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은 이달 초 러시아의 전승기념일을 축하하기도 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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