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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우크라 영부인 젤렌스카 "전쟁도 내게서 남편을 뺏을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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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대통령과 공동 인터뷰…"우크라 여성 영웅적 활약상 기억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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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나 젤렌스카 여사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2022년 2월 24일 새벽, 이상한 소음에 잠에서 깬 그녀는 남편이 곁에 없는 것을 알아챘다. 남편은 벌써 옆방에서 옷을 입고 있었다.

"(전쟁이) 시작됐어" 떠나기 전 남편이 남긴 말은 그녀를 충격과 불안에 빠뜨렸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인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는 러시아의 침공 소식이 전해진 직후 상황을 이같이 회상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22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젤렌스카 여사의 공동 TV 인터뷰를 보도했다.

젤렌스카 여사는 "TV에서 데이트할 기회를 줘서 고맙다"고 농담했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옆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의 다른 수백만 가정들과 마찬가지로 젤렌스키 대통령의 가족들도 찢어지는 아픔을 겪었다.

극작가로서 남편과 자식 두 명을 둔 그녀는 전쟁 후로는 주로 전화 통화로만 남편과 연락한다고 설명했다.

젤렌스카 여사는 "남편은 직장에 산다"며 "가족들은 그를 두 달 반 동안 만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전쟁이 남편을 뺏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아무도, 전쟁조차도 남편을 내게서 뺏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이 시작된 후 거의 매일 밤 우크라이나 국민과 전 세계 의회를 상대로 연설하면서 대중적 인지도가 크게 높아졌다. 최근에는 그래미 시상식과 칸 영화제에 온라인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남편이 수도의 거리로 나서 소셜미디어에 결연한 영상을 남기며 세계적 찬사를 받을 때 젤렌스카 여사와 가족들은 안전을 위해 은신처에 숨어야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개전 초 자신이 러시아의 '1번 목표'라고 했고, 그의 가족은 '2번 목표'라고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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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바이든 여사(왼쪽)와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젤렌스카 여사가 다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달 초 미국 대통령 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때였다.

바이든 여사는 미국의 '어머니의 날'인 이달 8일 예고 없이 우크라이나 서부 국경 마을 우즈호로드를 찾아 젤렌스카 여사를 만났다.

당시 젤렌스카 여사는 "미국 영부인이 전시에 매일 군사작전이 벌어지고 공습경보가 울리는 이곳을 방문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 것을 이해한다"고 말했고, 바이든 여사는 "미국 국민이 우크라이나 국민과 함께한다"고 답했다.

최근 러시아는 개전 초기 쉽게 승리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심각한 타격을 입은 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러시아의 승전 가능성도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가 세계에서 가장 큰 군대 중 하나의 중추를 무너뜨렸다"고 말했다.

젤렌스카 여사는 전쟁이 끝나면 임금 차별 등 우크라이나 여성에 대한 문제에 다시 집중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녀는 "승리 후에 우리는 우크라이나 여성들의 영웅적 활약상을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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