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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푸틴, 전 세계인 굶기려해…수천만명 식량난에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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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2억 7600만명 식량불안 시달려…2019년의 두배

러軍 흑해 봉쇄로 수출길 막혀…세계 식량價 급등

항구에만 2000만톤 묶여…러, 곡물 훔쳐 밀수까지

전쟁 장기화시 개도국 수천만명 기아·기근 위험

국제사회 "식량 수입 의존국들 위해 항구 열어줘야"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을 시작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 세계 수천만명의 굶주림에 책임이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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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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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WP) 편집위원회는 22일(현지시간) 논평을 통해 “푸틴 대통령은 정당하지 않은 전쟁을 일으켜 손에 우크라이나인의 피를 묻혔을 뿐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의 기아 증가에도 책임이 있다”면서 “그의 잔학행위가 나날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는 주요 곡물 생산·수출국으로 주로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에 식량을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군이 흑해를 봉쇄하면서 현재는 수출길이 막힌 상태다.

러시아의 침공 이전까지만 해도 우크라이나는 매달 450만톤의 곡물 등을 수출했다. 이는 전 세계 밀의 12%, 옥수수의 15%, 해바라기유의 절반 가량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하지만 지금은 오데사항을 비롯한 우크라이나 항구들에 2000만톤의 곡물과 옥수수 등이 수출되지 못하고 쌓여 있다.

이 때문에 세계 식량 가격은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3월 식품물가지수는 159.3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2월보다 12.5% 상승한 것으로 1990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다.

특히 곡물가격지수는 전월대비 17.1% 급등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밀과 잡곡 가격이 급등한 탓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 3년 동안 전 세계 밀과 옥수수 수출에서 각각 약 30%와 20%를 차지했다.

러시아는 항구만 봉쇄한 것이 아니라 수출하지 못하고 창고에 쌓여 있는 우크라이나 곡물을 훔쳐 러시아산으로 속인 뒤 중동으로 밀수하고 있다. 이달 초까지 최소 50만톤 이상의 곡물이 도난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훔친 곡물들은 대부분이 시세보다 약 20% 저렴한 가격에 러시아의 동맹국인 시리아로 넘어간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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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밀 농장.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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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을 포함해 개발도상국의 기아 인구가 수천만명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전 세계 지도자들은 푸틴 대통령에게 스리랑카, 부르키나파소, 예멘, 수단, 레바논, 탄자니아, 우간다, 이집트, 튀니지, 카메룬 등과 같이 식량을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국가에는 최소한의 우크라이나 곡물 선적을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데이비드 비즐리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국장은 “우크라이나 항구들이 막혀 있어 전 세계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죽게 될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이) 다른 나라에 대한 마음이 있다면 우크라이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든 항구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WP는 “현재 식량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인구는 2억 7600만명으로 2019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면서 “푸틴 대통령의 다음 행보가 올해와 내년 개발도상국들의 대규모 기아와 기근 여부를 가름하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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