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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이슈 국회의장과 한국정치

국회의장 중립성 절실한데…김진표 "내 몸엔 민주당 피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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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21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 의원총회에서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됐다. 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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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선 김진표(75·경기 수원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대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24일 선출됐다. 원내 1당의 ‘다선·연장자’가 의장 후보로 추대되곤 했던 관례를 깨고 조정식·이상민(이상 5선)·우상호(4선) 의원이 경선에 뛰어들었지만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날 민주당의 온라인 의원총회에서 진행된 차기 국회의장·부의장 후보 선출 투표에서 김 의원은 166표(민주당 의원 167명 중 1명 불참) 중 과반인 89표를 얻었다. 김 의원은 여·야가 일정에 합의하는대로 잡힐 본회의에서의 찬반 투표를 거쳐 국회의장으로 확정된다.

김 의원을 도운 재선 의원은 “친문재인계 30여 명, 정세균계 20여명 등 50여 명이 김 의원을 밀었고 나머지 30여 표는 이재명계와 경기권 의원 등 개별적 판단에 따른 득표였다”며 “목표치였던 70표를 훌쩍 넘긴 것은 야당출신 의장인 만큼 당내에서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공감대가 작동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947년생인 김 의원은 행시 13회로 1974년 공직을 시작했다. 김대중 정부 국무조정실장, 노무현 정부 경제부총리·교육부총리 등 고위직을 두루 지냈다. 2004년 17대 총선을 통해 정계에 입문한 뒤 내리 5선을 했고 당 정책위의장, 원내대표도 역임했다.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에는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을 지냈다.



“민주당 피 흐른다”…중립성 논란



김 의원은 선출 직후 밝힌 소감에서 “삼권분립이라는 민주주의 원칙이 확실하게 작동하고 국회의원 한분 한분이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국회를 만들겠다”며 “입법부 수장으로서 할 말은 하는 역할도 맡겠다”고 말했다. 이어 “제 몸에는 민주당의 피가 흐른다. 당적을 졸업하는 날까지 당인(黨人)으로서 선당후사의 자세로 민주당 동지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의장은 당적을 가질 수 없다’(국회법 20조2)는 규정에 따라 국회의장에겐 중립성이 요구됨에도 그가 ‘민주당 편’을 자임한 모양새여서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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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송영길 대표(왼쪽) 체제에서 만들어진 민주당 부동산특위에서 위원장을 맡은 김진표 의원(오른쪽)은 당내 반발에도 세제완화 등을 끌어냈다.민주당 관계자는 "현안이 막히면 보고에만 의존하지 않고 직접 고위관료에게 김 의원이 전화를 걸어 설명을 듣더라"고 전했다. 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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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지난 16일 국회의장 출마선언에도 당파성이 강한 메시지를 담아 비판을 받았다. 그는 당시 “불통과 독선의 ‘검찰 공화국’으로 폭주하는 윤석열 정부의 ‘불도저’식 국정운영을 막아내는 국회를 만들고 싶다”는 등 윤석열 정부를 향한 날 선 발언을 쏟아냈다. 민주당에서조차 “민주당 당적을 강조한 발언이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여당의 반발을 부를까 걱정”(당직자)이란 말이 나왔다.

다만 그가 막상 국회의장에 취임하면 중립적 입장에서 여·야 중재 역할에 집중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민주당 원내 핵심 인사는 “김 의원은 지난해에도 당 부동산특별위원장을 맡아 당내 강경파의 반발을 무릅쓰고 재산세 완화를 끌어냈다”며 “당내 대표적인 중도 성향의 인사인 만큼 종합적 시각에서 국회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민주당 온라인 당원 게시판 등에는 “중재란 명목으로 검찰개혁법을 한 차례 막아섰던 박병석 의장을 겪고도 김 의원을 뽑았느냐”는 등 압박성 메시지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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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후반기 국회의 민주당 몫 부의장 후보로 선출된 김영주 의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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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몫 국회부의장 경선에선 4선 김영주(67) 의원이 5선 변재일 의원을 꺾고 후보로 낙점됐다. 김 의원은 “국민에게 힘이 되는 국회를 만들어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17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이 된 뒤 19·20·21대 등 모두 4선을 했다. 당 사무총장, 문재인 정부 고용노동부 장관도 지냈다. 김 의원이 최종 선출되면 21대 전반기 김상희 국회부의장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여성 부의장이 된다.

임기 2년의 국회의장과 부의장은 본회의 표결에서 국회 재적의원 과반 득표로 선출된다. 민주당은 29일로 박병석 의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만큼 26일 본회의를 열어 추가경정예산안 처리와 함께 국회의장단 선출을 매듭지어야 한다고 주장 중이지만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직 등을 고집하는 한 의장단 선출에 협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지도부에 속한 의원은 “의장단 선출은 6·1지방선거 이후로 밀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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