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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마켓뷰] 2600선까지 밀린 코스피…‘스냅 쇼크’에 국내외 기관 매물 쏟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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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코스피·코스닥지수가 나란히 급락 마감했다. 지난 2거래일 간 상승세를 이어갔던 코스피지수는 2600대 초반까지 밀렸으며, 코스닥지수는 2% 넘게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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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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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증시의 동반 하락을 이끈 것은 국내외 기관의 매도세였다. 이날 새벽 미 뉴욕 증시가 마감한 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 스냅 주가가 30%나 폭락하자 대형 기술주들이 덩달아 내렸고, 이는 아시아 주요국의 투자 심리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5월 정례회의 의사록 공개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등 굵직한 이벤트가 대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발 ‘스냅 쇼크’가 투자 심리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 외국인·국내기관, 유가·코스닥시장서 모두 ‘팔자’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1.51포인트(1.57%) 내린 2605.87로 마감했다. 장 초반에는 2646.99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낙폭이 점차 확대됐다.

유가증권시장 현물 시장에서 외국인은 3262억원을, 국내 기관은 2813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도 1405억원어치 팔며 주가지수의 하방 압력을 높였다.

이날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이 판 종목은 시가총액 1위 업체 삼성전자(005930)였다. 하루 만에 총 1600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 17~19일 사흘 간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삼성전자 주식을 대거 사들였던 외국인은 20일부터 다시 ‘팔자’로 돌아선 상태다. 삼성전자 주가는 6만6500원으로 내렸고, ‘7만전자’ 회복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

반면 개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 현물 시장에서 5826억원을, 선물 시장에서 3115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 19일 이후 3거래일 만에 ‘사자’로 전환했다. 외국인이 많이 판 삼성전자 주식을 가장 많이 사들였고, 그 외에도 SK하이닉스(000660)삼성SDI(006400), NAVER(035420) 등 시총 상위주들을 대량 매수했다.

개인 투자자와 국내외 기관의 상반된 매매 패턴은 코스닥시장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8.52포인트(2.1%) 내린 865.07로 마감했는데,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52억원, 1311억원어치를 팔며 하락장을 이끌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닥시장에서 게임, 콘텐츠 등 성장주를 많이 팔았다. 위메이드(112040), 위메이드맥스(101730), 빗썸 대주주 비덴트(121800), 메타버스(가상세계) 관련 기업 자이언트스텝(289220), 아프리카TV(067160) 등이 외국인 순매도액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 경계 심리 커진 가운데 ‘스냅 쇼크’까지…美 선물도 일제히 하락

이날 우리 증시의 하락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우선 25일(현지 시각) 미 FOMC 5월 정례회의 의사록이 공개되는데, 이를 앞두고 투자자들 사이에서 경계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회 의장은 지난 4일(현지 시각) 회의 종료 후 이른바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하는 것)을 단행할 가능성이 낮다며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을 잠재우고자 했지만, 이에 대해 위원들 사이에서 어떤 논의가 오갔는지 의사록을 통해 재차 확인할 필요가 있다.

26일에는 한국은행 금통위가 열린다. 금융권에서는 한은이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지만, 지난 16일 이창용 총재가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것)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한 만큼 한은의 움직임을 면밀히 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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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냅챗 애플리케이션(앱).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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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내외 불확실성에 투자 심리가 관망세로 돌아선 가운데, 새벽 미 뉴욕 증시에서는 ‘빅테크’ 스냅의 주가 폭락 소식이 전해졌다. 스냅챗을 운영하는 스냅은 이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지난 달 21일 실적 가이던스 제시 때와 비교해 매크로(거시) 환경이 크게 악화됐다”며 “2분기 실적이 앞서 제시했던 숫자의 하한선을 밑돌 것”이라고 밝혔다. 장 종료 후 스냅 주가는 30%나 급락했다.

스냅의 실적 악화 우려 및 주가 폭락은 다른 빅테크 및 기술 성장 기업들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테슬라는 장 종료 후 675달러에서 657달러까지 내리며 2.65%의 하락률을 기록했으며, 메타 역시 장외시장에서 7% 넘게 떨어졌다. 알파벳은 3.4%, 아마존은 2.2% 하락했다.

미 기술 성장주의 동반 하락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아시아 주요국에 대한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0.94%,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41% 내렸다. 홍콩 증시에 상장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는 오후 4시 19분(한국 시간) 기준으로 2.23% 하락하고 있다.

미 선물지수도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이 시각 다우존스선물지수는 0.89%,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선물지수는 1.38% 내리고 있다. 나스닥100 선물지수는 2.17% 하락하고 있다.

노자운 기자(j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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