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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World Now] "도망치면 사살해라" 중국 위구르족 말살 새 증거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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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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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신장 지역의 이슬람 소수민족 위구르를 없애려고 강제수용소를 운영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새로운 증거가 오늘 공개됐습니다.

영국 BBC방송과 일본 마이니치 신문 등은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 경찰이 해킹을 당해 유출한 위구르족 집단수용소 관련 자료를 대거 입수했다며 이같이 보도했습니다.

중 위구르 말살 새 증거 공개

"국내외 '적대 세력'과 '테러 분자'를 경계하라"
"도망치면 먼저 사살하라" (2017년 5월 28일 연설)

"수용 시설에서의 도주 사태를 절대적으로 막아야 한다"
"중국을 분열하는 일은 용서할 수 없다"
"이상한 움직임을 보이면 발포하라"
"시진핑 당 총서기를 중심으로 당중앙을 안심시켜야 한다" (2018년 6월 18일 연설)


당시 중국 자오커즈(趙克志) 국무위원 겸 공안부장과 신장 자치구 당서기인 천취앙궈(陳全國)의 회의 발언입니다.

자료에서는 수감자 최소 2천884명의 신원이 사진으로 확인됐습니다. 수감자 명단에는 신분증 번호와 수감 이유, 시설명 등이 적혀 있었습니다. 수갑이나 족쇄, 복면을 차고 끌려간 수감자들이 '호랑이 의자'로 불리는 의자에서 총을 든 무장 경찰로부터 심문을 받거나 수감자가 주사와 같은 것을 맞고 있는 사진도 포함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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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연치 않은 이유로 감금

BBC는 수용소가 사상 교육원이나 직업훈련원이라는 중국 주장과 달리 중범죄자 감옥과 같은 구조라고 지적했습니다. 수용소 내 전 지역에 무장한 경찰이 배치됐고, 수감자를 다른 시설이나 병원으로 옮길 때 의무적으로 눈을 가리고 수갑과 족쇄를 채웠습니다. 감시탑에 기관총과 저격용 소총이 설치됐고 탈출을 시도하는 수감자는 사살한다는 원칙까지 있었습니다.

특히 이들의 수감 사유는 석연치 않은 경우도 많았습니다. BBC에 따르면 많은 이들이 무슬림 인구가 많은 국가를 방문했다는 이유로, 또는 이슬람 신앙을 표출했다는 이유로 감금됐습니다.

공안 자료 해킹 통해 입수

이번 자료는 2018년 1월부터 7월 사이에 작성됐으며, 과거부터 유출 자료를 검증하고 있는 재미 독일인 연구자 아드리안 젠츠 박사가 입수했습니다. 젠츠 씨에 따르면 신장 위구르 자치구 남부와 서부의 현 공안 당국의 컴퓨터에 저장된 자료를 제3자가 해킹을 통해 입수했으며, 이 자료를 젠츠 씨에게 제공했습니다.

전 세계 14개 언론사는 젠츠 씨로부터 신장 공안 파일 내용을 입수하고 수감자 명단에 오른 사람의 가족에게 취재 및 유출 사진 촬영 정보를 확인하고 비교 검증했습니다.

이번 보도에 참가한 14개 언론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BBC News(영국)▽ ICIJ(국제 탐사 언론인 연합)▽ USA TODAY(미국)▽ Finnish Broadcasting Company YLE(핀란드)▽ DER SPIEGEL(독일)▽ Le Monde(프랑스)▽ EL PAIS(스페인)▽ Politiken(덴마크)▽ Bayerischer Rundfunk/ARD(독일)▽ Dagens Nyheter(스웨덴)▽ Aftenposten(노르웨이)▽ L'Espresso(이탈리아)▽ NHK WORLD-JAPAN(일본) ▽ 마이치치 신문(일본)

이번 유출 문서를 검증한 전 세계 14개 언론사는 공동으로 중국 외교부에 코멘트를 요청했고, 오늘 오전까지 아직 답변이 없는 상태라고 마이니치 신문은 전했습니다. 다만 주미 중국 대사관 대변인은 기자들 문의에 대해 "신장 문제는 인권과 종교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복잡한 테러 대책 상황에 직면한 신장에 대해 단호한 강한 조치를 취한 결과, 신장에서는 몇 년 연속 폭력적인 테러 사건은 발생하지 않았고 현재 사회의 안정과 조화, 경제 발전과 번영을 누리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유엔인권대표 17년 만에 중국 방문

중국 정부가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 가혹한 인권탄압을 벌여 왔다는 의혹을 받는 가운데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이를 확인하기 위해 중국 방문에 나섰습니다.

AFP통신은 현지시간 23일,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신장위구르 자치구 방문을 포함한 6일간의 일정을 위해 중국에 도착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바첼레트 대표는 28일까지 중국에 머물면서 카슈가르·우루무치 등 신장 지역 도시들을 방문해 정부 관계자, 학계 인사, 기업 대표, 시민사회단체 등을 만날 예정입니다.

고위급 유엔 인권대표단의 중국 방문은 맨프레드 노왁 전 유엔 고문 특별조사관이 중국 정부가 자행한 고문이나 학대를 조사하기 위해 2005년 중국을 방문한 이후 17년 만입니다.

다만 미국과 국제 인권단체들은 바첼레트 대표의 이번 방문이 중국의 선전전에 악용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번 고위급 대표단의 미국 방문은 조사 형식이 아닌 우호 방문이어야 한다는 조건 하에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진주 기자(jinjoo@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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