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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엔비디아, 25일 운명의 날…목표주가 잇따라 하향 조정[오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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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가 있었거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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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가 실적 발표를 2일 앞둔 23일(현지시간) 증권사 2곳으로부터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 당했다.

데이터센터와 함께 엔비디아의 양대 주력 사업인 게이밍 부문의 GPU(그래픽 칩) 수요가 둔화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UBS는 엔비디아에 대한 목표주가를 350달러에서 280달러로 낮췄다. 번스타인은 목표주가를 225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이 때문에 엔비디아는 이날 오전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2% 이상 하락하며 161달러대까지 내려갔으나 증시 전체가 반등한 가운데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1.22% 오른 165.98달러로 마감했다.

UBS의 목표주가는 이날 종가 대비 68.7% 높은 것이고 번스타인의 목표주가는 35.6% 높은 것이다.

앞서 오펜하이머도 엔비디아의 목표주가를 350달러에서 300달러로 낮췄다. 다만 오펜하이머는 그래픽 칩 수요는 낙관했지만 최근 증시 하락으로 반도체 업종의 PER(주가수익비율)이 낮아져 이에 맞춰 엔비디아의 목표주가도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엔비디아가 직원 채용 규모를 줄일 계획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투자 전문 매체인 배런스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홍보 담당자는 "올해 직원 채용은 매우 성공적이었다"며 "우리는 이제 채용 속도를 늦추고 신입 직원들을 회사에 적응시키는 한편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가운데 예산을 기존 직원들에게 집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장에서는 엔비디아가 주력 제품인 GPU 수요 둔화에 대비해 비용을 줄이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들어 43% 가량 하락했다. 이는 같은 기간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하락률 27%와 비교해 상당히 큰 것이다.

올들어 S&P500지수가 16.6% 떨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 평균 대비 2배가 훨씬 넘는 낙폭이다.

GPU 수요가 줄어 재고가 쌓이고 있고 이에 따라 평균판매가격(ASP)이 하락 압박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주요 원인이었다.

오는 25일 장 마감 후에 공개될 회계연도 2023년 1분기(2~4월) 실적은 이 같은 시장의 우려로 인한 주가 급락이 정당한 것이었는지 판가름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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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재 시장에서 엔비디아 실적에 대한 기대치는 높지 않다. 서스퀘한나의 애널리스트인 크리스토퍼 롤랜드는 엔비디아가 최근 2년간 매 분기마다 시장의 기대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발표해 왔으나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최근 분기와 달리 시장 컨센서스 대비 어떤 초과 실적이나 실적 전망치 상향도 게이밍 사업의 역풍에 의해 좌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게이밍 사업이 만난 역풍 중 하나는 엔비디아가 소매업체에 권장하는 그래픽 카드의 소비자 가격 대비 실제 판매 가격 사이의 프리미엄이 "급격하게 하락했다"는 점이다.

소매업체에서 판매되는 그래픽 카드 가격은 지난해 중반에 엔비디아 권장가+130%로 고점을 친 뒤 올 1월에는 +78% 떨어졌고 현재는 +23%로 추가 하락했다.

롤랜드는 이와 동시에 소매업체 선반마다 엔비디아의 그래픽 카드 재고가 "상당 수준으로 쌓여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 팬데믹 때 재택근무에 따라 PC 구매가 대폭 늘어난 결과 각 가정마다 PC가 과잉인 상태라며 올 하반기부터 "PC 과다 소비에 따른 리스크"가 부각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엔비디아의 그래픽 칩 수요는 당분간 계속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사업은 성장을 계속하며 실적이 탄탄할 것이라며 "데이터센터 사업의 매출액이 게이밍 사업을 앞지를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그는 "엔비디아 제품에 대한 근간의 견조한 수요는 대규모 클라우드 컴퓨팅과 AI(인공지능), 자연어 프로세싱, 심층 추천 모델, 수직적 엔터라이즈 제품 등이 주도하고 있다"며 이런 분야에서의 실적이 게이밍 사업 둔화를 얼마나 상쇄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롤랜드는 엔비디아가 과거처럼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웃도는 실적이나 실적 전망치 상향을 발표할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지만 엔비디아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대비 주가 수익률이 크게 저조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시장의 기대치는 크게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엔비디아의 실적이 상당한 수준의 '서프라이즈'가 아니더라도 시장은 긍정적으로 반응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롤랜드는 엔비디아에 '긍정적'(매수) 의견과 목표주가 280달러를 유지했다.

한편, 팩트셋이 애널리스트 3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엔비디아는 올 2~4월에 1.30달러의 조정 주당순이익(EPS)을 올렸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1년전 92센트보다 늘어난 것이고 지난 2월 초에 예상됐던 1.19달러보다 상향된 것이다.

또 36명의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4월 매출액은 81억2000만달러로 전망된다. 이는 1년 전 56억6000만달러에 비해 43.5% 늘어난 것이다. 또 지난 2월 초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전망치 72억8000만달러에 비해 상향 조정된 것이다.

하지만 엔비디아가 지난 2월 실적을 발표할 때 제시했던 79억4000만~82억6000만달러의 전망치 상단을 넘어서지는 못하는 수준이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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