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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윤석열 정부, 아포피스 탐사 결단 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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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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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기원전 46년. 로마의 장군 카이사르는 루비콘강을 앞에 두고 고민에 빠졌다. 라이벌 폼페이우스의 편이 된 로마 원로원은 그에게 군대 해산 후 홀로 로마로 돌아 올 것을 명령했다. 따르면 목숨을 잃을 것이 뻔하고, 어기자니 사랑하는 로마의 ‘역적’이 된다. 카이사르는 결국 결단을 내렸다. 군대를 이끌고 루비콘강을 건너 로마로 입성했다. 새로운 로마의 주인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결단력’의 중요함을 강조하는 유명한 역사적 일화다.

이렇듯 국가든 개인이든 과거와 현실, 미래를 잘 헤아려 중대한 결단을 내려야 하는 시기가 있다. 바로 지금, 한국의 우주개발 분야가 그런 시기다. 2027년 발사 예정된 소행성 아포피스 탐사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가 바로 ‘결단’의 대상이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 실험용 초소형 위성 ‘우리별 1호’를 시작으로 우주개발의 역사를 열었고 지난해 누리호 1차 발사까지 지난 30여년간 장족의 발전을 거듭했다. 문제는 현재의 누리호를 비롯한 한국의 우주개발·탐사 기술 수준이 경쟁력 측면에서 따져 보면 애매하다는 점이다. 주요 강국들은 물론 스페이스X를 비롯한 민간 업체들에도 한참 뒤처진다. 누리호가 겨우 1.5t의 소규모 위성을 최대 600~700㎞의 저궤도에 올릴 수 있는 수준으로 국제 우주발사체시장에서의 상업적 경쟁력은 제로라는 점이 대표적 사례다. 위성 제작을 빼면 발사체는 시작 단계이고 행성 착륙, 탐사, 귀환 등 다른 분야는 아예 불모지대다.

한국의 우주개발 무용론이 나오는 이유들이다. 굳이 한참 뒤처져 있는 분야에 성공 가능성도 희박한데 뛰어들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실용적인 위성 발사는 외주를 주면 되고 기후 변화·소득 양극화·인구 고령화 등 닥쳐 있는 과제도 많은데 굳이 우주 개발에 돈을 써야 하느냐는 이도 많다. 우리나라 우주 개발의 과거와 현재만 고려하면 일견 타당해 보인다. 그러나 미래를 보자. 인공지능(AI), 자율주행·비행, 메타버스(확장가상세계) 등 신기술이 현실화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다. 우주를 빼놓고 미래를 얘기할 수 없다. 당장 위성 통신망 구축 없이 4차 산업혁명의 기본이 되는 6G 초고속 통신망 구축이 불가능하다.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도 마찬가지다. ㎝ 단위의 실시간 위치 파악은 자율주행차·드론 택배·도심항공모빌리티(UAM)의 필수 장치다. 달·소행성 자원 개발, 우주태양광발전 등 자원 확보·에너지 공급도 우주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봤든 위성의 활용을 포함한 우주 기술은 국가 안보에도 필수다.

결단은 윤석열 정부에 달려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4월 아포피스 탐사 계획을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아포피스 탐사가 중요한 이유는 우주 개발의 A부터 Z까지 모든 기술을 개발·시험·실용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발사체 업그레이드·경쟁력 확보, 행성 탐사·귀환 기술 등을 독자적으로 이룰 수 있다. 성공하면 한국이 말뿐인 ‘7대 우주 강국’이 아니라 명실상부한 강국이 될 수 있다. 이왕 우주개발에 뛰어들기로 했으니 아포피스 탐사는 필요하다. 결단을 내렸으면 카이사르처럼 뒤도 돌아보지 말고 강을 건너자.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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