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8 (목)

‘대장동 개발 뇌물’ 혐의 공판서 남욱 “김만배가 ‘곽상도, 컨소시엄 무산 막아줬다’고 해”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남욱 “김만배가 ‘상도형이 연락했다’ 말 해”

“곽상도가 50억 지급 요구한다고 들었다”

세계일보

곽상도 전 의원.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대장동 개발 뇌물’ 혐의 공판에서 남욱 변호사가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곽상도 전 의원이 하나은행 컨소시엄 무산을 무마해줬다’고 말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곽 전 의원 등 3명의 6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남 변호사는 변론에서 분리돼 증인석에 섰다.

남 변호사는 “김 회장(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이 하나은행에 찾아가서 컨소시엄을 구성하자고 했는데, 곽상도(전 의원이)가 막아줬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검찰의 공소사실과 정영학 회계사의 증언 등을 종합하면 대장동 개발 사업 공모에는 총 3개의 컨소시엄이 참여했다. 그 가운데 호반건설은 다수 은행사들이 참여하는 그랜드 컨소시엄을 구상했다고 한다.

호반건설이 그랜드 컨소시엄을 구상하던 시기에 김상열 회장이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에게 직접 연락해 참여를 요청했다는 것이 하나은행 부장급 직원에게서 정 회계사가 전해 들은 정보이다.

검찰은 김정태 회장과 성균관대 동문인 곽 전 의원이 하나은행에게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잔류하도록 청탁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그 대가로 김씨가 대리급 직원이었던 곽 전 의원 아들에게 성과급 등으로 50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이날 남 변호사는 김씨에게서 “컨소시엄이 깨질 뻔했는데, 상도 형(곽 전 의원)이 하나은행 회장한테 전화해서 그걸 막아주셔서 당선이 될 수 있었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김씨가 2019년에 ‘곽 전 의원에게 50억원을 줘야 하는데,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의 검찰 수사를 막아줬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자신에게 말했다고 남 변호사는 주장했다.

남 변호사는 수원지검에서 로비 혐의로 구속기소된 적이 있다. 그는 1심과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이 판결이 확정됐다. 남 변호사는 “이미 변호사비를 다 냈는데, 저희 때문에 돈을 준다고 말하니 (믿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와 만났을 때 ‘곽 전 의원이 나(김씨)에게 50억원을 지급하라고 요구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남 변호사는 곽 전 의원 아들에게 6~7년 일한 대가로 50억원을 지급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정 회계사는 2018년 가을 한 식당에서 곽 전 의원이 김씨에게 돈을 나눠달라고 요구했다는 취지로 지난 공판기일에 증언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남 변호사는 이날 당시가 2017년일 것이며 정 회계사 말이 맞을 수 있지만 만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남 변호사는 “(50억원을) 실제 줄 것이라고는 생각을 안했다”고 밝혔다. 그 외에도 권순일 전 대법관, 박영수 전 특별검사 등에 대해서도 김씨가 50억원씩을 줘야 한다고 하는 말도 들었다고 했다.

곽 전 의원은 지난해 4월 아들의 성과급 등 명목으로 화천대유 대주주 김씨로부터 약 25억원(50억원에서 세금 공제)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곽 전 의원에게 뇌물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