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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헤어질 결심' 박해일 "박찬욱 놀이공원에서 희로애락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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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헤어질 결심' 박해일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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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헤어질 결심'의 배우 박해일이 칸 현지에서 국내 매체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 칸(프랑스)=박세완 기자 park.sewan@jtbc.co.kr 〈사진=JTBC엔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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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헤어질 결심' 팀이 칸 현지에서 국내 매체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 칸(프랑스)=박세완 기자 park.sewan@jtbc.co.kr 〈사진=JTBC엔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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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칸 입성, 집 가서 대자로 누워 꺼내보고 싶네요"

'진짜 처음 맞아?'라는 의구심부터 나오게 만드는 배우다. 박찬욱 감독과의 첫 협업도, 데뷔 20여 년 만 첫 형사 캐릭터도, 생애 첫 칸 입성도 왠지 이미 몇 번은 경험 해 봤을 것 같은 배우. 익숙하지만 늘 독특한 신선함을 동반하는 배우 박해일이 영화 '헤어질 결심(박찬욱 감독)'을 만나 인생의 새로움을 마음껏 쌓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이 아니었다면 2년 전 칸 레드카펫을 밟았을 박해일이다. '칸2020 오피셜 셀렉션(Official Selection)'이라는 명칭을 달고 제73회 칸국제영화제(Cannes Film Festival·이하 칸영화제) 공식 초청작 56편에 이름을 올렸던 영화 '헤븐: 행복의 나라로(임상수 감독)'는 그 해 영화제 개최 자체가 무산되면서 감독과 배우들은 영화를 공개하지도, 칸에 발을 들이지도 못했다. '헤븐: 행복의 나라로'는 2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아쉬움을 달랬지만, 개봉은 여전히 미정이다.

그로부터 2년 후, 당시의 아쉬움을 달래 듯 박해일은 새 작품으로 칸을 방문할 수 있게 됐고, 곧 오매불망 기다렸던 관객들도 만나게 된다. '헤어질 결심'의 월드 프리미어 첫 상영 후 국내 취재진들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박해일은 "잊지 못할 좋은 추억을 최대한 즐기려고 하고 있다. 현실감 있게 좋은 것도 사실이지만, 뭔가 호주머니에 잘 담아 놨다가 집에 가서 대자로 누워 아주 편안한 자세로 '뭐가 있었지?' 하나 하나 꺼내 보고 싶은 마음도 크다"고 고백했다.

사극부터 액션, 드라마까지 스펙트럼 넓은 장르를 섭렵해 온 박해일도 해보지 못한 역할이 있었다. 바로 형사. '헤어질 결심'에서 시경 사상 최연소로 경감의 직위에 오를 만큼 유능한 형사 해준은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를 만난 후 수사 과정에서 의심과 인간적인 관심을 동시에 품게 된다. 늘 단정한 옷차림과 청결함을 유지하는 깔끔한 성격, 예의 바르고 친절하게 상대를 대하는 모습으로 기존 장르물 속 형사 캐릭터들과는 차별화를 꾀하는 해준. 특유의 담백한 표현력과 단단한 연기 내공이 박해일표 해준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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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헤어질 결심'의 배우 박해일이 칸 현지에서 국내 매체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 칸(프랑스)=박세완 기자 park.sewan@jtbc.co.kr 〈사진=JTBC엔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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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헤어질 결심'의 배우 박해일이 칸 현지에서 국내 매체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 칸(프랑스)=박세완 기자 park.sewan@jtbc.co.kr 〈사진=JTBC엔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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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극이지만 사건 중심이 아닌 감정의 흐름에 따라 이야기가 전개된다. 박해일의 새로운 모습들도 확인할 수 있는데.

"작정을 하고 '변화해야겠다' 그런 마음은 아니었다. 결국엔 박찬욱 감독님 세계 안에서, 감독님이 제대로 된 놀이공원을 만들어 주셔서 바이킹도 타보고, 팡팡도 타보고, 롤러코스터도 제대로 타보자는 마음이 컸다. 탕웨이 씨도 만나 인생에 대해, 인생이라고 하면 너무 거창한가?(웃음) '재미있게 살아가는 삶에 대한 희로애락을 느껴보자' 호기심과 즐거움이 공존했다. 물론 그것에 따른 고민과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정이 있었지만, 하나 하나의 물음들을 감독님은 또 인자하게 열쇠를 건네주듯 해결 하셨다. 이 물음엔 '이런 열쇠로 열면 돼', '저게 궁금해? 번호 키 몇 번 해서 눌러 봐' 정답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힌트는 존재했고, 그러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었다."

-기존에 한국에서 볼 수 없었던 형사 캐릭터라는 평도 상당하다.

"내가 영화를 많이 보는 스타일의 배우는 아니라. 하하. 겉으로 보이는 태도만 가진다고 해서 그렇게 보여질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았다. 배우 자신이 갖고 있는, 어렸을 때부터 살아 온 기질의 일부가 무얼까 돌아봤다. 사람이 갖고 있는 기질은 여러가지다. 이 작품, 이 캐릭터를 위해 내가 꺼내서 할 수 있는 나만의 기질을 잘 매치 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 중에서 비슷한 점이 있다면 장해준스럽게 접목 시켰고, 감독님을 포함해 감독님과 오래 작업해왔던 아티스트들이 수작업 하듯, 바느질 하듯 한 땀 한 땀 만들어 주신 부분도 있다. 클래식 하다 가도 어쩔 땐 현대인의 유머도 필요해야 할 것 같고. 사실 내가 형사라는 캐릭터를 20년 넘게 해본 적이 없다. 늘 억울한 용의자, 무능한 왕 같은 캐릭터를 했는데(웃음) 친절하고 매너 있는 공무원 역할은 처음이라 관객들에게 담백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

-감독도, 배우도 '클래식'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고 있다. 태도라 하면 어떤 태도일까.

"송서래라는 인물을 연기한 탕웨이도 굉장히 기품 있는 연기를 했다고 생각한다. 영화 대사 중에 '기품이 있나?'라는 말도 하지 않나. 탐문하는 과정 안에서 앞에서 그렇게 연기를 하면 '맞받아 쳐줄 수 있는 태도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또한 송서래와 관계에서 시작되는 태도겠지만, 해준은 예전부터 그런 태도가 있어야 할 것이라 생각했다. 와이프로 이정현 씨가 출연하지 않나.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배우였고 드디어 만나게 됐다. 번외로 최근 2세를 낳게 됐는데 진심으로 축하 드린다. '꽃잎' 때부터 팬이었다.(웃음) 해준은 그녀를 대할 때도 성실함이 있다. 요리하고 같이 먹으면서 그 나이에 어울리는 재미있는 농담도 한다. 안팎으로 정말 열심히 사는 사람이다. '근데 사람 사는 게 어떻게 그렇게만 흘러 가냐' 하는 것이 흥미로웠다."

-단단하고 바위 같은 사람처럼 보인 해준이 모래처럼 붕괴되는 과정도 인상 깊었다. 실제로도 몸이 두툼해진 것 같은데.

"단백질 몸은 애써 만들려고 노력하지는 않았다. 형사라고 해서 몸이 좋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다르게 가고 싶었다. 다만 많이 걷오 뛰어 다니기는 했다. 영화에서 보면 범인을 추적하는 장면이 있는데, 무시무시한 계단을 오르지 않나. 예전에 관절 수술한 것도 있고, 너무 잘해내고 싶기도 했고, 또 너무 걱정되는 나머지 촬영 이틀 전에 로케이션 현장을 미리 찾아 갔다. 계단을 보자마자 '안 되겠다' 싶어 체육복으로 갈아입고 매니저와 함께 올라갔다. 초도 재보고 혼자 여러 번 뛰어 보기도 했다."

-해준을 주인공으로 한 시리즈 형사물이 보고 싶기도 하다.

"나도 '장해준을 한 작품으로 떠나 보내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은 들었다. 하지만 그건 감독님께 답이 있지 않을까.(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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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헤어질 결심'의 배우 탕웨이와 박해일이 칸 현지에서 국내 매체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 칸(프랑스)=박세완 기자 park.sewan@jtbc.co.kr 〈사진=JTBC엔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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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웨이와 호흡은 어땠나.

"좀 길게 이야기 해도 될까요?(웃음) '섹, 계' '만추'를 봤고, '그녀는 단단한 배우일 것이다'는 혼자만의 예상을 했다. 그러다 그녀를 상대 배우로서 만나야 하는 상황이 됐다. 감독님이 '탕웨이를 만날 때가 됐으니 보러 갑시다!' 하시더라. '어디를요?' 했더니 탕웨이 씨가 집으로 초대를 했더라. 그렇게 전원 풍경의 공간으로 갔는데, 첫 인상은 밀짚 모자에 체육복을 입고 텃밭을 가꾸고 있는 모습이었다. 항상 일관되게 입었던 느낌의 패션이었다. 작물들이 막 자라고 있고, 삽과 곡괭이, 호미 같은 것들이 널부러져 있고. 탕웨이 씨는 그 사이에서 물을 주고 있더라. 사람이 왔는데 아는 척을 안 하고 계속 그걸 하고 있길래 감독님과 '허허허' 하면서 좀 지켜봤다.

그러한 기질이 첫 인상이었다. 그러다 '아~ 이게 서래야? 송서래로 갈 수 있는 거야?' 싶을 때 딱 하나 얻었던 것은 '저게 송서래라면 재미있겠다'였다. 내가 기억하는 모습은 엄청 현대적이고, 세련된 이미지였는데 그녀는 그러한 A부터 Z까지 다 갖춘 사람이었다. '와, 저 사람은 저런 모습도 다 갖고 있는 거야?' 싶더라. 직접 수확한 작물로 비빔국수를 대접해 주기도 했다. 엄청 흥미로운 사람으로 비쳐졌고, 만나면 만날 수록 예상했던 것 보다 가지고 있는 것이 더 많아 보였다.

첫 리딩 날에는 내가 한국어 대본을 탁 위에 올려 놓고 준비하고 있으면 탕웨이 씨가 세 권을 탁탁탁 올려 놨다. 영어, 중국어, 한국어 버전으로 된 시나리오였다. 그녀는 이미 오래 전부터 세 대본을 갖고 준비를 해왔던 것이다. 옆에서 그걸 보는 순간 '배우가 여기까지 해야 한다면 난 어쩌냐' 싶더라. 제가 또 언어 감각은 제로다.(웃음) 근데 탕웨이 씨는 남다르다. 북경말에서 홍콩말로 순식간에 바꿔 말할 수 있는 사람이다. 어쩔 땐 옆에서 입 벌리고 보기만 했다. 겪어보지 못했던 상대 배우를 만나 새롭게 겪게 된 경험이다.

현장에서는 집중하는 모습이 또 빛났다. 한때 대학교 대학원에서 연극 연출을 전공했다고 하더라. 카메라 앞에서 배우로서 감정을 이입하는 과정을 보고 싶기는 했는데, 감독님과 이성적으로 연출가들과 연출가들끼리 말하는 것처럼 한참 이야기를 하더니 촬영을 할 때는 완전히 감성을 쏟아냈다. 모든 면이 흥미로웠고 난 파트너로서 대단히 좋았다. 정말 좋았다."

-박찬욱 감독에게 '거장'이라는 칭호가 붙지 않나. 함께 작업하면서 실질적으로 느낀 부분이 있을까.

"느낀대로만 말하자면 감독님은 아는 것이 너무 많다. 정치·경제·사회·문화·미술·음악 등 전 분야에 조예가 깊다. 정식 프로 사진 작가이기도 하지 않나. 감독님의 전문적인 카테고리 안에서 작품도 하나씩 나왔다고 생각하는데, 배우 입장에서는 어떤 배우가 감독님과 작업 하더라도 그 배우의 기질과 특징, 장점과 매력들을 활용하고 꺼내준다. '박찬욱 감독 월드 안에서 취하고 싶은 것을 창작자로서 가져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과정을 모두가 즐긴다. 그래서 스태프들도 항상 같이 가고 싶어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그게 '거장'과 매칭이 되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고작 한 작품을 같이 한 사람으로서 말씀 드리기에 조심스럽기는 하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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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헤어질 결심'의 배우 박해일이 칸 현지에서 국내 매체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 칸(프랑스)=박세완 기자 park.sewan@jtbc.co.kr 〈사진=JTBC엔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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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 이전에는 역시 봉준호, 임상수 감독 등 거장들의 선택을 받았다. 왜 박해일과 일하고 싶어하는 것 같나.

"일단 나로서는 엄청난 행운이다. 그 분들과 작업을 하면 '많지 않은 나라는 소재를 가지고 어떻게 그 분들이 해오신 방식대로 내 것을 취하실까'가 가장 두렵기도 하면서 궁금하기도 하다. 어쨌든 밑천을 다 보이게 되니까. '에이 생각했던 것보다 뭐 없네' 하실 수도 있을 것 같고.(웃음) 그 분들이 정말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부분들이 있다고 하면 또 고마운 것이다. 물론 나도 밭 갈듯이 일궈 왔다고 생각은 한다. 그 농작물이 얼마만큼 건강한지는 모르겠지만. 하하."



-'헤어질 결심'에 이어 '한산: 용의 출현'으로 여름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게 됐다. 진정한 엔데믹의 시대가 오고 있는데.

"팬데믹, 엔데믹 그런 건 누가 일찍 정해 놓은 것도 아니고, 예상 안 되는 상황이다 보니까 지난해 3월 '헤어질 결심'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촬영은 안 하고 있다. 이미 찍어 놓은 영화가 세 작품이 되다 보니까 이걸 제대로 개봉 시키기 못하면 개인적으로 '더 이상 새 작품을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펜데믹이 끝나기만 해봐라' 하고 있었는데, 올해부터 기다렸던 영화들을 하나 하나씩 개봉할 수 있을 것 같아 다행이다. '집 나간 관객들 잡으러 간다'는 말을 어디서 봤는데 '이거다!' 했다. 관객 분들 극장으로 돌아 오시라고, 큰 스크린에서 다시 한 번 즐겨 주십사 말씀 드리고 싶다."

-칸영화제에 참석한 소감을 못 들었다. 첫 입성이다.

"꽤 오래 된 기간 동안 좋은 감독님들이 좋은 작품 만들어 주기적으로 칸영화제의 초청을 받고, 찾아오고, 인정받고 했던 역사들이 이제는 어느 정도 된다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시기인 것 같다. 그것을 나 또한 꾸준히 지켜 보면서 '그게 그렇게 좋은 거야?' 생각해 본 적은 있다.(웃음) '배우로서 기회 된다면 한번 쯤은, 언젠 가는 가보고 싶다' 그런 마음도 당연히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올 수 있게 됐다. …좋구요!(웃음) 오면서 그런 생각도 했다. 현실감 있게 좋기도 하지만 잠깐 호주머니에 잘 담아 놨다가 집에 가서 대자로 누워서, 가장 편안한 자세로 '뭐가 있었지?' 꺼내 보고 싶은 순간이다. 하하. 어쨌든 좋은 추억을 쌓게 되는 것 아닌가. 이 작업들도 '즐기자'는 마음으로 있다."

-박찬욱 감독의 작품이 칸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는 것은 실감하나.

"200% 실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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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프랑스)=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조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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