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돈바스 교전 격화‥"우크라 운명이 동부에서 지금 결정되는 중"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MBC

동부전선에서 교전 중인 우크라이나 병사들 [자료사진: 연합뉴스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현재 동부 전투가 전쟁의 마지막이 될 격전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 됐습니다.

현지시간 24일 미국 뉴욕타임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현재 전투는 슬라뱐스크, 크라마토르스크, 세베로도네츠크 등 동부 3개 소도시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들 도시는 러시아가 수도 키이우 공략에 실패한 뒤 설정한 새 목표인 돈바스 지역 전체 점령을 위해 장악해야 할 요충지입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현재 전투는 이들 도시를 둘러싼 너비 120㎞ 정도의 좁은 지역에서 점점 거세지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무차별 폭격으로 소도시 초토화 뒤 병력 진입'이라는 전통적으로 악명높은 전술을 이번에도 꺼내 들었습니다.

일단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이 통제하는 슬라뱐스크를 포위하려고 동서남북 전방위로 공세를 퍼붓는 중입니다.

슬라뱐스크 북부에 있는 근처 점령지 이지움에서는 고속도로로 병력을 내려보내고 탱크 포격과 헬기 공격도 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수주째 우크라이나의 저항에 부닥쳐 중대한 진전을 보지 못하는 형국입니다.

동쪽에 있는 친러시아 반군 점령지에서 슬라뱐스크를 공격해보려고 했으나 지형 때문에 패퇴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슬라뱐스크 북동쪽을 흐르는 시베르스키도네츠강을 건너던 러시아군을 급습해 대대급 병력을 전멸시킨 바 있습니다.

러시아는 이달 8일 슬라뱐스크에 있는 우크라이나군의 보급로를 차단하려고 주요 도로, 철로도 공격했으나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슬라뱐스크의 동쪽에 위치해 러시아 점령지에 더 가까운 세베로도네츠크 일대에서는 공방이 더 치열합니다.

러시아군은 여러 방향에서 포격을 가해 광범위한 지역을 파괴하고 도시 기능을 마비시켰으나 점령까지는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세베로도네츠크가 결국 초토화된 뒤 점령당한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처럼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러시아는 루한스크주 전체를 손에 넣게 됩니다.

돈바스 전체 점령이라는 새 목표의 절반을 형식적으로 달성하는 셈입니다.

우크라이나군은 가능한 한 오래 버텨 러시아군에 더 큰 손실을 가한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 같은 동부 소도시 전투에서 우크라이나군의 손실이 크지만 그만큼 러시아군이 치르는 비용도 큰 것은 사실입니다.

서방 매체들은 러시아의 자원이 계속 줄어드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가 계속 서방의 지원을 받는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러시아군이 진격에 계속 차질을 빚는다면 상황이 우크라이나에 유리하게 전개돼 어느 시점에 반전이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물론 러시아의 의견은 완전히 다릅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은 러시아군이 민간인 희생을 피하려고 일부러 작전 속도를 늦추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한심한 거짓말"이라며 쇼이구 장관의 주장을 조롱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소도시 전투가 전쟁 전체의 성격을 규정할 정도로 중요하다는 데에는 우크라이나의 생각도 같습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동부에서 전황이 극도로 힘겹다"면서 "이 나라 운명이 아마도 지금 결정되는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운명을 가를 주요 변수로는 서방 지원에 힘입어 끈질기게 버티는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러시아가 언제까지 보급선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거론됩니다.

뉴욕타임스는 "러시아는 병력이 더 멀리 진격할수록 보급선이 길어져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에 더 많이 노출된다"며 "러시아로서는 점령지를 지키려고 병력을 계속 재배치해가는 수밖에 없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군이 다시 기세를 높여 중대 진전을 이룰 기회의 창은 제한적"이라며 "러시아군이 수세로 전환해 전쟁이 교착상태에 빠지고 병력과 장비가 줄어들면 이번 돈바스 전투가 이번 전쟁의 마지막 공세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시간은 우크라이나 편"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박소희 기자(so2@mbc.co.kr)

[저작권자(c) MBC (https://imnews.imbc.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