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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스 vs 키신저, 러-우크라 전쟁 출구전략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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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스, “우크라 침공, 3차 세계대전 시작...
서방, 자원 총동원해 푸틴 무찔러야”
키신저, “현재 영토 현실 인정해야…
중·러 영구 동맹으로 몰아붙이지 말아야”
FT, “전쟁 출구전략 서방 의견 엇갈려"
한국일보

미국의 억만장자 투자자 조지 소로스가 24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다보스=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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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하면서 전쟁 출구전략을 둘러싸고 국제정치ㆍ경제 거목의 시각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핵심은 우크라이나가 영토를 포기하느냐인데, 특히 동부 돈바스 지역, 남부 크림반도를 러시아에 내줄지가 쟁점이다.

우선 미국의 억만장자 투자자인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 매니지먼트 회장은 강경한 입장을 내놓았다. 그는 24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포럼) 연설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3차 세계대전의 시작"이라며 “우리 문명은 살아남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려 속에 그가 제시한 출구전략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끌어내리기 위한 강력한 군사 대응이었다. 소로스 회장은 자유문명을 지키기 위해 서방이 힘을 합쳐 러시아군을 무찔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문명을 지키는 최선의, 그리고 아마도 유일한 방법은 가능한 한 빨리 푸틴을 끌어내리는 것”이라며 러시아의 휴전 협상을 믿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전쟁을 조기에 끝내기 위해 모든 자원을 동원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소로스 회장은 이번 전쟁을 러시아와 중국 등 ‘닫힌 사회’와 ‘열린 사회’의 투쟁이 격화한 결과로 규정했다. 그는 “오늘날 중국과 러시아 등 억압적인 정권이 상승세에 있고 ‘열린 사회’는 그들에 포위된 채 위협에 처해 있다"고 진단하고 “닫힌 사회의 위협을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국제정치 현실론자인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부 장관은 우크라이나가 현재의 영토 상태를 인정하고 러시아와 협상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그는 전날 다보스포럼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참패를 안기려는 시도는 유럽의 장기적 안정에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며 크림반도를 포함한 침공 이전으로의 영토 회복 등 완전한 승리를 얻으려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럽의 군사 대국이자 핵 보유국인 러시아를 더 이상 자극하지 말아야 한다는 취지다. 키신저 전 장관은 “극복할 수 없는 격변과 긴장을 촉발하지 않으려면 협상을 두 달 안에 시작해야 한다”고 권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유럽 국가들을 향해 러시아와의 관계를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400년 동안 러시아는 유럽의 필수적인 부분이었고, 중요한 시기에 유럽 권력 구조의 균형을 보증했다”며 “유럽 지도자들은 러시아와 더 장기적인 관계를 간과해서는 안 되며 러시아를 중국과 영구적인 동맹으로 몰아넣는 위험을 무릅써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를 향해서는 “지금까지 보여준 영웅적 면모를 지혜와 연결시키길 바란다”며 “유럽(서방)의 국경 끝이 되기보다 중립적 완충국으로서 적절한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이번 전쟁의 출구전략을 놓고 서방의 의견이 두 갈래로 나뉘어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의 그루지야 침공(2008년), 크림반도 점령에도 서방이 단호한 대응을 하지 않았던 데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는 주장, “러시아가 굴욕을 당해서는 안 된다”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의 의견이 맞서고 있다는 것이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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