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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토트넘에 2370억 투자 몰려…"생큐 손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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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지난 23일 2021~2022시즌 EPL 최종전에서 골을 넣은 뒤 기뻐하는 손흥민과 토트넘 동료들. [로이터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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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뛰고 있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 돈줄이 끊기지 않고 있다. 토트넘 구단 역시 대대적인 투자를 예고하며 다음 시즌을 내다보고 있다. 세계적인 축구선수들이 모여 극적인 승부를 연일 이끌어내고 있는 만큼 투자 없이는 성적도 없다.

토트넘 구단은 25일(한국시간) "구단 최대주주인 ENIC 스포츠 주식회사와 1억5000만파운드(약 2370억원) 증자에 합의했다"면서 "자본 투입으로 구단은 재정적 유연성을 얻었고 그라운드 안팎에서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게 됐다"고 발표했다.

구단주 조 루이스와 대니얼 레비 토트넘 회장은 그동안 투자에 인색해 '구두쇠'로 알려져 있었지만 구단이 4위를 차지하며 3년 만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복귀하자 대대적인 투자를 알렸다. 챔피언스리그 진출만으로도 토트넘은 최대 1억1000만파운드(약 1750억원)의 추가 수익이 예상되는데 여기에 구단 주머니까지 열면 특급선수 영입이 가능할 전망이다. 그동안 "선수단 강화가 필요하다"며 투자가 없다면 언제든 팀을 떠날 수 있다고 강조해온 안토니오 콘테 감독에게도 청신호다.

특급선수를 영입하려면 이적료도 장난이 아니다.

독일 축구 통계매체 트란스페르마르크트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몸값이 1000억원을 넘는 선수는 모두 49명이다. 이 중에서 다음 시즌부터 맨체스터 시티에서 뛰게 될 노르웨이 공격수 엘링 홀란까지 포함하면 22명이 EPL에서 활약하고 있다. 손흥민을 비롯해 팀 동료 해리 케인, 무함마드 살라흐(리버풀), 케빈 더브라위너(맨체스터 시티)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 토트넘의 챔피언스리그 진출 일등 공신인 손흥민의 경우 현재 선수 가치가 8000만파운드(약 1266억원)로 세계 19위인데 연봉은 1000만파운드(약 160억원)로 EPL 득점왕치고는 낮은 편이다. 영국 언론들이 앞다투어 "득점왕이면서도 겸손해서 손해를 본다"는 평가를 내리는 배경이다.

손흥민보다 이번 시즌 리그에서 5골을 적게 넣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연봉 2650만파운드(약 420억원)를 받는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일반적으로 선수단의 가치 순위와 리그 순위는 거의 맞아떨어지지만 손흥민 등의 '가성비' 활약 덕에 선수단 가치 5위인 토트넘이 4위에 오를 수 있었다.

토트넘 외에 다른 구단 역시 올여름 이적 시장을 앞두고 벌써부터 구단주가 바뀌는 등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EPL 사무국은 25일 성명서를 내며 "프리미어리그 이사회는 토드 볼리·클리어레이크 캐피털 컨소시엄의 첼시 인수를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강팀 첼시를 사기 위해 컨소시엄이 제출한 가격은 무려 42억5000만파운드(약 6조7200억원)에 달한다.

원래 구단주였던 러시아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는 구단을 팔 의사가 없었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측근이라는 이유로 영국 등지에서 제재 명단에 올랐고 결국 지난 3월 매각을 발표한 바 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 공동 구단주인 토드 볼리와 클리어레이크 캐피털 등이 예정대로 구단주가 되면 한동안 선수를 영입할 수 없었던 첼시도 이번 여름 이적 시장부터 선수단 재구성에 나설 수 있다.

반대로 성적으로 실력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그 가치는 급락한다. 1992년 EPL이 재출범한 이후 무려 20번이나 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대표적이다. 맨유는 2012년 뉴욕 증시에 상장했는데 지난 시즌 6위에 그치며 올해에만 주가가 23%가량 떨어졌다.

영국 매체 데일리스타는 "지난 시즌 6억파운드(약 9500억원)에 가까운 가치를 잃었다"면서 "이 추세가 이어지면 구단주인 글레이저 가문이 맨유를 매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맨유가 시장에 나온다면 첼시 못지않은 거액에 팔릴 것으로 보인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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