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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한국타이어, 축구장 125개 크기 테스트트랙 열어… “차량 50대 동시에 주행실험, 亞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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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테크노링’ 태안 주행장 첫 공개

고속주행-회피기동-소음 등 실험

빅테이터 분석해 제품 개발 활용

“극한상황 데이터, 신성장 동력으로”

동아일보

한국타이어가 25일 공개한 아시아 최대 규모의 테스트 트랙 ‘한국테크노링’의 전경. 축구장 약 125개 크기의 부지에 총 13개 트랙을 갖췄다. 다양한 도로와 극한의 환경을 만들어 체계적으로 타이어를 테스트할 수 있다. 한국타이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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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충남 태안군에 위치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의 테스트 트랙 ‘한국테크노링’ 주행장. 한국타이어 제품을 장착한 차량들이 타이어의 성능과 품질 등을 시험하는 곳이다. 제품 상용화를 위해 마지막으로 넘어야 하는 관문이기도 하다. 한국테크노링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테스트 트랙으로 이날 처음 대중에게 모습이 공개됐다.

주요 완성차 및 타이어 업체들이 자체 테스트 트랙을 갖고는 있다지만 한국테크노링은 규모부터 압도적이었다. 축구장 약 125개 크기의 부지면적(약 38만 평·126만 m²)에 13개의 다양한 테스트 트랙이 자리하고 있다. 동시에 50대까지 주행 실험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최고 속도 시속 250km 이상의 고속 주행 테스트는 물론이고 슬라럼(회피 기동), 차선 변경, 원선회, 다양한 노면 상태에서의 핸들링, 승차감 및 소음 실험 등이 가능하다.

타이어는 자동차의 퍼포먼스뿐만 아니라 안전과 연비, 승차감 등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기에 운전 도중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구현해둬야 한다는 게 한국타이어의 설명이다. 그래야만 완성차 업체들의 엄격한 자체 타이어 심사를 통과해 공급 자격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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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회장이 25일 충남 태안군 ‘한국테크노링’ 준공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조 회장은 “한국테크노링에서 확보한 기술을 바탕으로 미래 모빌리티를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한국타이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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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재규어 ‘i-페이스’ 전기차를 타고 직접 테스트 트랙을 돌아봤다. 4.6km의 4차선 직선 고속 주회로에서는 200km가 넘는 속도의 실험이 가능했다. 약 40도 가까이 옆으로 기울어진 경사 도로를 달릴 땐 몸이 기울어졌지만 ‘무섭다’기보단 ‘안정적이다’란 느낌이 더 컸다. 젖은 노면 핸들링 및 수막 곡선로도 인상적이었다. 비가 오는 상태에서 타이어를 실험하는 코스다. 128km 속도까지 주행할 수 있는데, 수막곡선의 경우 1∼10mm까지 수막 두께를 조절할 수 있다. 일반 아스팔트보다 마찰 계수를 낮춰서 도로를 더 미끄럽게 한 것도 특징이다. 타이어를 극한의 상황으로 내몰기 위한 설계다. 비포장 도로와 아스팔트, 벽돌 도로 등 특수 노면으로 꾸며진 곳도 있다. 도로 중 오래된 타이어가 절단되거나 찢기는 ‘칩컷’ 상황에서의 테스트도 가능하다고 한다.

세계 6위 타이어 회사인 한국타이어는 기술 혁신 없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한다는 판단에 따라 테스트 주행 시설에 적극적으로 투자했다. 타이어 업체는 타이어 기술의 ‘끝판왕’이라고 불리는 슈퍼카 및 레이싱용 타이어는 물론이고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 모빌리티에 맞는 타이어까지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갖춰야 한다. 이 제품들의 경쟁력을 입증하려면 세계 최고 수준의 테스트 시설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한국테크노링에는 타이어 실험뿐만 아니라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는 시설도 갖췄다. 트럭과 버스 등 차종에 따른 평가도 가능하다. 특히 이곳에서 얻어지는 데이터는 빅테이터 분석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 높이 37.1m의 컨트롤타워에서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다양한 노면과 기후에서의 주요 테스트 정보를 축적한다.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회장은 “혁신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걸 누구보다 절실히 느끼고 있다”며 “급변하는 모빌리티 사회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한국테크노링을 완공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타이어는 실제 지면과 맞닿는 유일한 제품이기에 체계적인 테스트는 필수적인 요소”라며 “극한의 상황에서 얻어지는 데이터를 제품 개발뿐만 아니라 신성장 동력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태안=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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