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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어성초 토너 히트 비결요? 피부에 대한 진심 담아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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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이선형 더파운더즈 대표가 올리브영 스킨케어 1위 브랜드 `아누아`의 어성초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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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의 핵심은 고객이 원하는 것을 잘 만드는 것이고 여기에 집중해야 해요. 그러려면 외부의 압력 없이 오롯이 제품 개발·테스트에 집중하는 게 필요합니다. 저희가 지금까지 외부 투자를 안 받은 이유예요."

최근 강남구 한 공유오피스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한 이선형 더파운더즈 대표는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평균연령 20대 후반의 'MZ세대'가 주축인 더파운더즈는 독특한 기업이다. 2017년 이선형·이창주 두 대표가 공동창업한 더파운더즈는 올리브영 스킨케어 1위 브랜드 '아누아'를 선보인 스타트업으로 2017년 1억2000만원에 불과하던 매출은 5년 만에 400억원대로 급성장했다.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중남미 등 12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글로벌 매출은 전체 매출의 20% 정도다. 더파운더즈의 독특한 점은 스타트업이라면 자주 언급되는 '투자'라는 단어가 빠져 있다는 점이다.

"투자를 받으면 빠르게 외연을 확장할 수 있겠죠. 다만 투자금을 받은 만큼 의사결정이 왜곡되고, (고객을 향한) 저희의 진심이 왜곡될 수도 있습니다. 아무리 자본력이 좋아도 뛰어난 인재가 없다면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하기 어렵다고 보거든요."

이 대표는 "투자가 기업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물론 알고 있다"며 "투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얼마나 매력적인 브랜드를 꾸려나가는가 하는 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선형·이창주 두 공동대표가 창업한 더파운더즈는 반려동물 브랜드인 프로젝트21을 시작으로 아누아, 유즈, 라베나 등 다양한 뷰티 브랜드를 론칭해 5년째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대학 동기인 두 대표는 바이오 기업에서 함께 일하며 의기투합해 창업에 나서게 됐다. 이 대표는 "모바일 환경이 보편화되면서 큰 자본이 없어도 소비자들에게 쉽게 제품을 알리고 판매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며 "나는 경제학, 공동창업자는 인류학 전공인데 개발자보다는 기획을 잘하면 고객가치를 더 크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창업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더파운더즈의 대표 제품은 스킨케어 브랜드 아누아의 어성초 토너다. 이 대표는 "피부과를 찾아가자니 부담스럽고, 그냥 내버려두자니 고민되는 피부 트러블을 케어해 줄 제품을 고민하다가 개발하게 됐다"며 "제품을 기획·개발하는 과정에서 소비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토너 형태로 피부를 진정시켜주는 어성초를 주성분으로 해 만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파운더즈가 처음부터 뷰티 브랜드에 뛰어들었던 것은 아니다. 이 대표는 "프로젝트21이라는 반려묘를 타깃으로 한 브랜드 사업을 먼저 시작했다"며 "마케팅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타깃 소비자 범위가 제한되는 반려동물 용품 외에 스킨케어로 외연을 확장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파운더즈는 창업 5년 만에 매출 기준 330배 이상 성장했다. 이 대표는 고객의 마음속에 저장될 제품을 만든다면 매출로 대변되는 정량적인 목표는 따라온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인터뷰 내내 그는 숫자에 집착하기보단 고객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우선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우리는 뭘 잘하는 회사일까 스스로에게 질문했을 때 나오는 답, 거기에 저희만의 사업역량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기업은 특정 숫자(매출)를 목표로 내걸잖아요. 저희는 숫자보다는 '브랜드를 이렇게 확장해보자'는 식으로 목표를 잡습니다. 올해 전사적인 목표는 '해외시장에서 고객들과 직접 커뮤니케이션하며 우리를 알리자'예요. 다소 독특하죠(웃음). 브랜드 외연을 확장하는 것에 집중할 겁니다."

창업자의 이런 철학은 더파운더즈 조직문화에도 담겼다. 이 대표는 "마케터, 기획자에게만이 아니라 더파운더즈 구성원 모두에게 고객 관점을 강조하고 있다"며 "'고객 관점'이 업무의 중심이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내가 가진 인사이트를 구성원들과 모두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가한다"며 "'선한 팀플레이'를 기반으로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것이 더파운더즈만의 문화"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기업 매각 제안도 많이 받았다는 이 대표는 더파운더즈의 향후 목표를 설명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해외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인재를 영입하고 이들과 시너지를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기업공개(IPO) 시점을 물어보는 분이 많은데, IPO보다는 우선 아모레퍼시픽, 에스티로더, 로레알 등 글로벌 기업들과 협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얼마나 돈을 많이 벌었느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지금 이 업을 통해 어떤 인사이트를 얻었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아직 하고 싶은 일이 많거든요(웃음)."

[이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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