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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검수완박 인권침해 의견 표명" 요청에…인권위 한달간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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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5월 17일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이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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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밀어붙이기에 피해자 등의 인권침해 우려 목소리가 큰 가운데 국가 인권 보호의 컨트롤 타워인 국가인권위원회는 아무런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검찰의 의견 표명 요청에도 한 달 넘게 침묵을 지키고 있다. 친(親)민주당 인사로 분류되는 송두환(사법연수원 12기) 인권위원장이 야당 눈치를 보는 게 아니냐는 일각의 견해도 나온다.

이달 초 검수완박 관련 법안이 공포되면서 오는 9월엔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가 대폭 축소되고 ▶경찰 수사에 대한 검찰의 보완 수사 여지가 좁아지는 데다 ▶경찰의 불송치 사건에 대해 고발인의 이의신청권이 박탈돼, 결과적으로 범죄 피해자의 인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이 거세다. 민주당은 앞으로 중대범죄수사청(가칭) 설립을 통해 검찰 직접 수사권의 완전한 박탈을 계획하고 있다.



검찰 “의견표명 간곡히 건의”에 묵묵부답



26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검찰청은 지난달 15일 민주당이 검수완박 법안(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을 발의하자 인권위에 “검수완박 추진으로 발생될 수 있는 인권 침해 소지 등에 대한 의견 표명을 간곡히 건의한다”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인권위는 인권 보호·증진을 통해 민주 질서 확립에 기여하는 인권 전담 기구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마찬가지로 행정·입법·사법부 중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독립기관이다.

그러나 인권위는 검수완박 법안(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이 수정 과정을 거쳐 순차적으로 국회를 통과하고 이달 3일 공포되기까지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그 후 20여 일이 지난 현재까지도 마찬가지다. 과거 국민 인권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형사소송법 등 개정 국면마다 목소리를 낸 점과 대조된다.

인권위와 다르게 대한변호사협회와 법제처 등은 모두 민주당 발의 이후 수일 안으로 반대 의견을 국회에 전달했다.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이 이끄는 대검찰청 검찰인권위원회는 지난달 27일 “국민 의견 수렴이 부족한 상태에서 성급한 절차와 방식, 속도로 제도의 변화가 이뤄질 경우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렵다”라며 “국민이 공감·신뢰할 수 있고 인권을 더욱 보호할 수 있도록 형사법 개정이 신중한 논의를 거쳐 추진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강 전 재판관은 “현재의 형사법 등 개정안은 피의자 보호에는 유리할 수 있지만, 피해자 보호에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 이달 2일 이종배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 대표가 국가인권위에 검수완박 관련 법안에 대한 긴급구제 조치를 신청했지만,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 이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위는 철저한 조사를 통해 법안을 폐기하도록 국회에 권고해주길 바란다”라고 말했지만, 인권위는 제동을 걸지 않았고 법안은 공포됐다.

법조계에선 “인권위를 이해하기 어렵다”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판사 출신 법조인인 데다 2017년 9월 대검찰청 검찰개혁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송 위원장이 누구보다도 검수완박의 부작용을 예측할 수 있을 텐데 왜 아무런 말이나 행동이 없느냐는 의문이다.

이달 2일 박영진 당시 의정부지검 부장검사(현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는 검찰 내부망인 e프로스에 인권위 등을 두고 “국회 통과, 국무회의 상정을 목전에 두고 있는 지금까지 아무런 입장, 의견조차 피력하지 않은 채 눈감고 있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선 “송 위원장이 민주당 쪽과 가깝다는 점 때문에 검수완박의 부작용을 우려하면서도 민주당 눈치를 보느라 해야 할 일을 미루고 있는 게 아니냐”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이며 노무현 정부 때 대북송금의혹사건 특별검사와 헌법재판소 재판관에 오르는 등 신임을 받은 전력이 있다. 2000년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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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5일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 소속 변호사들이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수완박 관련 법안에 대한 헌법소원 제기 계획을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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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제도 작동과정서 인권침해 있는지 의견표명 검토할 것”



인권위는 이에 대해 “향후 (검수완박) 제도가 작동하는 과정에서 인권침해 여부가 있는지 보고 문제가 있을 시 의견표명을 할지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 현재 헌법재판소에서 진행중인 헌법소원 등의 추이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검수완박 관련 법안 공포 전에는 왜 의견 표명을 하지 않았는지 물음에 인권위는 “의견 표명을 할지 논의할 기회를 충분히 갖지 못한 측면이 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매우 빠른 속도로 법안 통과와 공포가 추진됐다는 점을 지목했다. 이에 더해 검찰의 의견표명 건의 공문이 법안 공포 전날인 5월 2일 접수돼 검찰 건의를 받고서 뒤늦게 서두르기에도 시간이 촉박했다는 설명이다.

송 위원장이 민주당 눈치를 보는 게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선 “전혀 그렇지 않다”라고 인권위 관계자는 말했다.

검찰 내에선 인권위 외에도 법제처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대검은 지난달 29일 법제처에 “검수완박 법안에 대한 통일적인 정부 의견 제시 등을 위해 정부입법정책협의회 소집을 해달라”라고 요청했지만, 한 달 가까이 감감무소식이기 때문이다. 그러는 사이 이강섭 법제처장은 사퇴했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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