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내 승리가 尹정부의 승리" 이준석과 충남 훑은 김태흠의 각오 [밀착마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김태흠 국민의힘 충남도지사 후보가 25일 오후 충남 서산시 로데오거리에서 열린 집중 유세에 참석해 이준석 당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김성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5일 오전 9시 충남 천안 불당동에 위치한 김태흠 국민의힘 충남지사 후보의 캠프 사무실이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이준석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사무실로 총출동해 최고위를 열고 김 후보를 지원 사격했다. 김 후보는 이 대표가 도착하자 “여기까지 와준 우리 이 대표에게 고맙다”고 인사했고, 이 대표는 “우리 김태흠 후보는 추진력 하면 으뜸가는 분”이라고 손을 꼭 잡았다.

김 후보와 이 대표는 지난 대선 때만 해도 조금 어색한 사이였다. 이 대표가 지난해 말 윤 대통령 측과 갈등을 빚자 김 후보가 “철딱서니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가 김 후보를 적극 지원하면서 관계가 완전히 회복됐다고 한다. 캠프 관계자는 “요즘 이 대표와 김 후보는 서로 죽고 못 사는 사이”라고 귀띔했다.

두 사람이 의기투합한 것은 충남지사 선거가 경기지사 선거와 함께 지방선거의 양대 격전지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김 후보는 이날 이 대표와 딱 붙어 다니며 충남 예산(오전 11시)과 당진(오후 12시 30분), 서산(오후 2시 30분)에서 합동 유세를 했다.

중앙일보

김태흠 국민의힘 충남지사 후보가 25일 오후 충남 서산시 로데오거리를 방문, 유권자들과 반갑게 기념촬영고 있다.김성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

김태흠 국민의힘 충남지사 후보가 25일 오후 충남 서산시 로데오거리를 방문, 유권자들과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김성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유세장으로 이동하는 차량에서 김 후보는 “내가 알고 보면 따뜻하고 친화력 넘치는 남자인데, 아직 많이 안 알려져서 아쉽다”고 말했다. 아쉬움을 달래기라도 하듯 김 후보는 이날 충남 장터와 거리를 구석구석 돌며 친화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첫 유세 장소인 예산읍 시장에서 김 후보가 “눈 좀 마주쳐주세요”, “2번 김태흠입니다”를 연신 외치자 생닭을 파는 최창선(67)씨가 “인사 좀 해달라”고 말을 건넸다. 김 후보는 “그냥 인사가 아니라 미국 스타일로 인사하겠다”며 반갑게 포옹했다. 최씨는 “김태흠이가 시원시원해 보여서 좋다. 이번에는 2번을 찍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잘 생겼다”는 한 중년 여성의 칭찬에는 “제가 사진보다는 실물이 조금 더 낫다고들 한다”고 능청스럽게 받아쳤다. ‘인증샷’을 찍어달라는 지지자들도 많았다.

다음 유세 장소인 당진 시장에서도 김 후보는 쉬지 않고 상점을 돌았다. 점심 식사중이던 청과물 가게 상인들에게는 “일어서지 말고 식사 맛있게 하세요. 2번만 기억해주세요”라며 90도로 인사했다. 쌀쌀한 반응도 없진 않았다. 한 상인이 시선을 피하며 “명함이나 놓고 가봐유”라고 하자, 김 후보는 바구니 옆에 명함을 가지런히 올려두고 허리 숙여 인사했다. 호의적인 시민들도 있었다. 시장을 찾은 임순민(56)씨는 “양승조 지사는 이제 그만 할 때가 됐다. 이번에는 추진력 있어 보이고 확실해 보이는 김 후보를 밀어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국민의힘 김태흠 충남지사 후보가 25일 오후 충남 당진시장에서 유세하고 있다. 김 후보는 식사 중인 청과점 상인들을 향해 ″식사 중에 일어서지 말고 맛있게 하시라″며 ″2번 찍는 것만 기억해달라″고 허리를 숙였다. 손국희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

김태흠 국민의힘 충남도지사 후보가 25일 오후 충남 서산시 로데오거리에서 열린 집중 유세에 참석,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 후보 오른쪽은 이준석 당대표. 김성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달 김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을 때만 해도 당내에서는 “쉽지 않은 선거”라는 반응이 많았다. 지난 세 차례의 충남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모두 승리했기 때문이다. 인구 65만7000명(2022년 4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현황 기준)인 천안 출신의 양승조 민주당 후보보다 인구 9만 8000명인 보령 출신의 김 후보가 불리하지 않겠느냐는 예상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가 양 후보와 엎치락뒤치락하자 보이자 캠프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중앙일보·한국갤럽의 21~22일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 43.0%, 양 후보 45.1%로 김 후보가 오차범위 내인 2.1%포인트 차이로 따라붙었다. 1차(6.4%포인트), 2차(4.4%포인트) 조사보다 격차가 계속 줄었다. 리얼미터 20~21일 조사에서는 김 후보가 12.9%포인트 앞섰다. (※기사에 인용된 자세한 여론조사 수치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하지만 김 후보는 이날 인터뷰에서 “양 후보보다 한걸음 뒤에 있다는 사즉생의 각오로 선거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산에서 당진으로 이동하는 김 후보의 차량에 동승했다. 김 후보는 하얀 점퍼 차림이었고, 하얀 운동화는 때가 까맣게 탔다.

중앙일보

국민의힘 김태흠 충남지사 후보가 25일 오후 충남 예산에서 당진으로 이동하는 차량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 후보는 ″충남이 넓다보니, 대선 치르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손국희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Q : 운동화가 많이 낡았다.

A : “충남이 생각보다 넓다. 사람 많은 곳을 골라서 열심히 돌아다니다 보니 발도 많이 밟히고 신발도 많이 닳는다. 당 지도부한테 ‘대선 치르는 것 같다’고 농담했더니 다들 웃더라.”

Q : 현장 분위기를 솔직하게 평가해달라.

A : “진짜 민심은 여론조사가 아니라 내 피부로 느낀다. 최근 우호적인 반응이 정말 많이 늘었다. 요즘 충남 민심이 서울이나 수도권처럼 즉각 즉각 반응한다고 하는데, 당 지지율과 윤 대통령 지지율이 올라가니까 덩달아 분위기가 좋아진 면도 있다. 끝까지 자만하지 않고 선거에 임하겠다.”

Q : 양승조 후보의 고향인 천안이 승부처인데.

A : “요즘 천안은 옛날과 분위기가 다르다. 젊은 층도 늘고 도시가 젊어졌다. 고향이나 출신보다는 절박함과 진정성으로 승부하니까 통한다.”

Q : ‘충남의 아들’이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영향력은.

A : “‘윤 대통령 좀 잘 도와달라’고 당부하는 분들이 많다. 내가 이겨야 윤석열 정부도 이긴다. 요즘 유세 현장에서 ‘충남지사를 되찾아야 윤 대통령이 진짜 정권 교체를 한다’고 강조하는데, 반응이 좋다.”

중앙일보

19일 충남 천안 유세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김태흠 충남지사 후보의 팔을 장난스럽게 잡아 당기는 모습. [국민의힘 유튜브 캡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Q : 오늘(25일) 지원 사격한 이 대표와는 호흡이 잘 맞나.

A : “(이 대표가 김 후보 팔을 장난스럽게 잡아당기는 영상을 보여주며) 요즘 이 영상이 인터넷에서 유명하더라(웃음). 이 대표가 옆에 있으면 청년들 반응이 다르다. 큰 힘이 된다.”

민주당은 충남에서 잇따른 성 추문에 휩싸였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 추문에 이어, 성비위 의혹이 제기된 3선의 박완주 의원(천안을)이 16일 당에서 제명됐다. 김 후보는 박 의원의 성비위 의혹에 대해 “잘못된 일은 맞지만, 이것을 소재로 양 후보에게 네거티브하진 않겠다”며 “상대편 성비위 의혹이 터졌으니 나를 뽑아달라고 하기보다는, 내 비전으로 정정당당하게 대결하겠다”고 말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