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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급여 올릴게요"…노조 결성 막다 소송 당한 애플, 당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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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시간제 근로자 최저임금 22달러로 10% 인상…

급여 인상 적용 시점도 3개월 앞당긴 7월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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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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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보기술(IT) 기업 애플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등장한 구인난과 노동조합(노조) 결성 움직임에 임금 인상으로 대응한다.

25일(현지시간) CNBC·블룸버그통신·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미국 매장 시간제 근로자의 최저임금을 시간당 22달러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의 20달러에서 10% 올린 것이다. 2018년에 비하면 45% 인상한 규모다. 정규직의 초봉도 인상될 예정이나 구체적인 인상률은 알려지지 않았다.

애플 대변인은 성명에서 "세계 최고의 팀원들을 유지하는 것은 고객들에게 가장 혁신적이고 최고인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해준다"며 성과금(인센티브) 지급 등을 위한 전체 임금 예산 규모도 확대 편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이메일에서 현재 매장과 정규직 근로자들의 연간 성과 평가를 기반으로 한 급여 인상을 3개월 앞당긴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이번 인상은 빠르면 오는 7월 초부터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WSJ에 따르면 애플의 연간 성과 검토 과정은 통상 애플의 회계연도가 종료되는 가을 쯤에 마무리된다.

주요 외신은 애플의 이번 인상 조치가 최근 치솟고 있는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과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근무 환경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과 구인난 그리고 노조 결성 움직임에 따른 대응 조치라고 해석했다.

CNBC는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주요 기업이 인재 이탈을 막고, 구인난을 해결하고자 최근 임금구조를 더 많은 급여와 복지 혜택으로 바꾸고 있다"며 애플도 이런 행보에 합류하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MS는 앞서 성과 보상 지급을 위한 예산을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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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노조) 결성을 추진 중인 미국 뉴욕 맨해튼의 그랜드센트럴 터미널몰 애플 매장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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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를 시작으로 아마존, 애플 등으로 퍼진 근로자들의 노조 결성 행보도 이번 인상 조치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최근 애플의 미국 매장 일부에서는 노조 결성 움직임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미 노동관계위원회(NLRB) 등에 따르면 현재 노조 설립을 추진 중인 애플의 미국 매장은 애틀랜타 컴버랜드몰, 뉴욕 맨해튼의 그랜드센트럴 터미널몰,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인근의 타우슨몰 등 3곳이다. 이 가운데 지난달 20일 애플의 미국 매장 중 처음으로 NLRB에 공식으로 노조설립 찬반투표를 요청한 컴버랜드몰 매장 직원들은 근무 수준에 상응하는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시간당 최저임금을 28달러로 올릴 것을 요구했었다.

애플 측은 반(反)노조 동영상을 배포하는 등 근로자들의 노조 결성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디어드리 오브라이언 애플 소매 및 인사 담당 수석 부사장은 이번주 사내에 배포된 동영상을 통해 노조 가입 반대를 독려했다.

오브라이언 부사장은 동영상에서 "노조에 가입하는 것도 권리이나 가입하지 않는 것도 권리"라며, 복지혜택 관련 "애플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노조는 애플의 (이런) 움직임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어 걱정된다"고 말했다. 애플은 지난 2월 매장 정규직과 시간제 근로자의 유급휴가는 기존 6일에서 12일로 늘렸다.

한편 애플은 최근 미 통신노동자협회(CWA)로부터 노조 결성 방해 혐의로 고발당했다. 협회는 뉴욕의 한 애플 매장에서 부당노동행위가 발생했다며 애플을 NLRB에 고발했다. 협회는 애플이 직원들의 노조 활동에 대해 심문하고 노조 홍보물 게시를 금지했으며, 반노조 연설에 참여할 것을 강요하는 등 연방 노동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애플은 "정규직과 시간제 근무자에게 건강관리, 등록금 상환, 육아휴직, 유급 가족 휴가, 연간 주식 보조금 등 강력한 보상과 혜택을 기꺼이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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