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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12년 만에 한국 온 '지메시' 지소연 "경기력으로 보여드리겠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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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지소연 / 사진=팽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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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투데이 이서은 기자] 8년 간의 영국 슈퍼리그(WSL) 생활을 마치고 국내로 돌아온 '여자 축구의 간판' 지소연이 소감을 전했다.

지소연은 26일 경기 수원시 수원시청 본관에서 수원FC 위민 입단 기자회견을 가졌다.

오주중학교-동산정보산업고등학교-한양대 출신 지소연은 2010년 일본 고베 아이낙에 입단하며 프로에 데뷔했다. 2014년 1월에는 잉글랜드 여자슈퍼리그(WSL) 첼시 위민으로 이적, 영국 무대에 진출한 첫 번째 한국 여자 선수가 됐다.

이후 지소연은 첼시의 레전드이자 전세계에서 손꼽히는 여자축구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첼시에서 8년을 뛰며 공식전 210경기에 출전해 68골을 터뜨린 지소연은 출전 수와 득점에서 첼시 구단 역대 3위에 올랐다.

이후 정규리그 우승 6회, 잉글랜드축구협회컵 우승 4회, 리그컵 우승 2회, 유럽축구연맹(UEFA) 여자챔피언스리그 준우승 1회 등 눈부신 기록을 남겼다. 2014-2015시즌에는 잉글랜드프로축구협회(PFA)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에 첼시는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종료된 지소연에게 재계약 제안을 했다. 여자축구 강국 미국에서도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지소연은 한국리그(WK리그)를 택했다.

이날 지소연은 입단 기자회견에서 유니폼 착복식을 가진 뒤 남자 프로팀 수원FC 소속 박주호, 이승우의 깜짝 환영인사를 받았다. 함께 수원FC 유니폼을 착용한 뒤 포즈를 취해보이기도 했다.

박주호는 "이메시(이승우+메시)에 이어 지메시(지소연+메시)까지 수원FC에 왔다"며 "승우가 입단 기자회견에 왔을 때도 이 정도로 많은 취재진이 있었는데, (지)소연이가 한 단계 위인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어렸을 때 이벤트 경기를 하면서 남자 선수랑 뛰어도 손색이 없는 선수라는 걸 알았다. 앞으로 한국에서 더 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며 "승우가 부상으로 힘들 때는 소연이가 우리 팀으로 와서 뛰면 좋을 것 같다"고 농담을 건넸다.

이승우 또한 "대한민국 최고의 선수가 와서 수원FC 위민에서 뛰게 돼 정말 기쁘다. 좋은 기회를 만들어 주신 단장님,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지)소연이 누나한테 가서 많이 배우고, 직접 가서 보고 싶다"고 환영했다.

기자회견장에서 지소연은 "12년 해외 생활 후에 국내에 정착하게 됐는데, 오랜만에 한국 팬 분들을 만나게 돼 반갑다. 또한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시는 점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입국 후 일주일 간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자 "이제 한국에 왔다는 걸 실감하고 있다. 먹고 싶었던 어머니 집밥도 먹었다. 영국에 있을 때 매운 김치찌개를 먹고 싶었는데 맛있게 잘 먹었다"며 "예능 프로그램도 찍고, 인터뷰도 했다"는 근황을 전했다.

한국으로 복귀하며 지소연은 첼시 시절 달았던 번호인 10번이 아닌 91번을 택했다. 그 이유를 묻자 "제가 1991년생이라 91번을 달았다. 팀에 전은아 선수가 10번을 달고 있는데, 후배 선수의 등번호를 뺏고 싶지 않았고 뺏을 수도 없었다. 9에서 1을 더하면 10이 된다는 의미도 있다"고 답했다.

수원과의 연고가 없음에도 수원FC를 택한 이유에 대해 지소연은 "수원FC는 남자와 여자팀을 함께 운영하는 국내 1호 팀이다. 첼시와 운영 방식이 똑같아서 마음이 이끌렸다"고 설명했다.

지소연이 복귀한 WK리그는 현재 인천현대제철이 9년 연속 통합우승을 달성하며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다. 지소연은 "이제는 판도가 바뀌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 제가 왔고, 최선을 다해서 인천에게 수원FC가 힘든 팀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 4위에 있지만 후반기부터 치고 올라가서 플레이오프로 올라가 인천이랑 좋은 경기 하고싶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현대제철에 동료들이 많다. 이젠 적으로 만나 싸워야 하는데, 정말 재밌을 것 같다"고 기대감도 감추지 않았다.

최근 아마추어 레벨에서 여자축구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에 대해 "대학 동아리 친구들과 한국에 휴가를 들어올 때 함께 경기를 뛴 적도 있다. 많은 여성 분들이 축구를 즐기고 있다는 걸 피부로 느꼈다. 나잇대가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하더라. 시간이 되면 그 분들과 함께 공 차는 시간을 갖고 싶다"고도 밝혔다.

영국과 다른 WK리그의 환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지소연은 "한국은 아직 경험하지 못해 잘 모르지만, 영국은 팬분들과 소통을 많이 하는 편이다. 경기 후에도 팬 분들과 어떤 점을 보완하면 좋을지 얘기한다"며 "한국은 시간대가 아쉬운 것 같다. 목요일 오후 4시 경기가 있는데, 팬 분들이 보러 오시기에 시간대가 아쉽지 않나 싶다. 요일도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야 많이 보러 오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유럽은 남자 팀과 여자 팀이 같은 소속이다 보니 함께 소통하고 팬 분들과도 같이 만난다. 여자축구 팬층도 그러면서 두터워진 것 같다"며 "영국은 토요일, 일요일 저녁 경기를 한다.

마지막으로 목표에 대해 "인천현대제철이 9년 연속 통합 우승을 했고, 경주한수원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수원FC가 그 좋은 경쟁상대가 되면 리그가 더 재밌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개인 타이틀보다는 빠르게 한국리그에 적응하는 게 목표다. 팀 선수들과도 빨리 친해져서 어떤 스타일인지 파악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에 있을 여자월드컵에 대한 각오도 잊지 않았다. 지소연은 "첼시에 있을 때는 이동거리도 길고 힘에 부치는 느낌을 받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에 돌아왔기 때문에 월드컵에서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오고 싶다. 2019년보다는 좋은 결과를 보여드리겠다"고 힘줘 말했다.

마지막으로 지소연은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게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경기력으로 보여드리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스포츠투데이 이서은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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